구조적 변화를 이룰 베트남의 새로운 지도부
- 베트남 국회, “또 럼(To Lam), 공산당 총서기 겸 대통령직 겸직” 승인
이재명 대통령이 인도 국빈 방문을 마치고 21일부터 24일까지 인도 뉴델리에서 베트남 하노이로 국빈 방문하게 된다.
이번 방문하게 될 베트남은 새로운 베트남 공산당 지도부가 맞이하게 된다. 새로운 지도부는 공산당 총서기에게 권력이 집중시키는 구조적 변화를 도입하며, 사회적 억압과 중국과의 관계 가능성을 주시해야 한다는 일본 언론의 시각도 있어, 베트남 새 지도부의 행보가 예의주시 된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20일 사설에서 새로운 베트남 지도부가 친(親)중국 성향을 보일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사설은 “베트남 국회는 공산당 총서기 또 럼(To Lam)을 국가 최고 지도자 및 대통령직을 겸임하도록 승인했다”면서 “이는 두 직책을 영구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했다. 과거에는 전임자의 사망으로 인해 한 지도자가 두 직책을 일시적으로 겸임한 사례가 있었지만, 이번 조치는 다르다.
1976년 북(北)베트남과 남(南)베트남의 통일 이후, 베트남은 서기장, 대통령, 총리 등 주요 지도자들에게 권력이 분산된 집단 지도 체제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총서기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경향은 이전 총서기 재임 기간 동안부터 시작되었다. 이전 총서기는 당 헌장에 규정된 2연임을 넘어 3선에 돌입했고, 3선 임기 도중에 사망했다.
전임 총서기의 뒤를 이어 취임한 “또 럼”은 오랫동안 ‘공안 분야’에서 근무해 온 인물로, 전임 총서기 시절 공안부 장관으로서 ‘또 럼’은 부패 척결에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수많은 고위 당 간부들을 숙청하고 자신의 권력 기반을 공고히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통적으로 베트남에서는 당 서열 2위인 지도자가 대통령직을 겸임하며 외교를 담당해 왔으나 또 럼이 총서기와 대통령직을 겸직한다는 것은 민주주의 가치 측면에서 자칫 독단으로 흐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특히 비즈니스 차원에서는 빠른 의사 결정이 이뤄질 수 있는 측면도 있다.
베트남은 경제 성장률 10% 이상을 목표로 하며, 2045년까지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는 국가적 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위해 최고 지도자에게 권력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과의 관계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으며, 경제 협력과 외교적 연대를 강조하고 있다. 베트남은 ‘세계 최대 희토류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일본과 국방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은 베트남을 중요한 파트너로 간주하며 협력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이재명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 역시 일본-베트남 관계 강화 이상의 관계 설정이 기대되며, 특히 희토류 공급망 확보는 더욱 중요하다.
한편, 베트남은 역사적으로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동시에 중국 및 러시아와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전방향 외교”(omnidirectional diplomacy) 정책을 추구해 왔다. 베트남은 또 ‘대나무 외교’(Bamboo diplomacy)를 지향해왔다. 베트남 “전방향 외교”와 “대나무 외교”는 모두 “강대국 간 갈등에 휘말리지 않고, 국익을 극대화하려는 유연한 외교 성격”을 공유하고 있다.
다만, ’전방향 외교‘는 ‘다방면으로 관계를 넓히는 포괄적 확장’에 초점을 두는 반면, ‘대나무 외교’는 ‘독립·자립·다변화’ 같은 원칙을 바탕으로 균형과 회복력을 강조하는 표현으로 쓰이고 있어 이 둘을 적절히 융합시켜야 하는 ‘하이브리드 외교(Hybrid Diplomacy)’가 필요한 시대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주도의 기존 세계질서와는 확연히 다른 새로운 질서가 태동되면서, 이는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구조적인 전환‘을 의미한다는 경고성 전망 등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또 럼 지도자와 베트남 외교 방향성은 지금과 같은 ’각자도생‘의 국제 질서 속에서 함께 대응해 나갈 수 있는 대상으로서 외교적 수완이 필요하다.
또 럼은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으로 중국을 선택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회담에서 “중국과의 관계 발전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하며 경제 협력에 대한 희망을 표명했다. 이러한 표현을 두고 보수 진영 세력은 공산당을 부각시키며, 새로운 구조적 변화를 애써 도외시하고 이념적 갈등을 부추기는 퇴행적 진단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베트남은 남중국해를 두고 중국과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높은 관세와 이란 공격 이후 치솟는 휘발유 가격 등 여러 문제에 직면한 베트남의 새 지도부는 중국과의 관계 강화에 더욱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단지 베트남 그런 게 아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역시 미국 없는 ’유럽만의 NATO‘를 시도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 정부는 특히 경제적 투자 등에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의 핵심 회원국인 베트남을 오랫동안 중요하게 여겨왔다. 이재명 대통령의 이번 베트남 방문은 한국-베트남 간 긴밀한 협력을 심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