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는 멈추면 끝”…용인특례시, 전력 해법 찾기 나섰다
공직자 대상 반도체 교육 실시…“산업 경쟁력은 안정적인 전력망 확보에서 시작” 조홍종 교수 강연…“AI·반도체 시대, 국가 경쟁은 전력 확보 경쟁”
[뉴스타운/송은경 기자] 용인특례시가 반도체 산업도시로의 전환 속도를 높이기 위해 공직자들의 행정 대응 역량 강화에 나섰다. 공장 유치와 산업단지 조성만으로는 첨단산업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 아래, 핵심 기반인 전력 인프라에 대한 이해를 행정의 중심 과제로 끌어올린 것이다.
용인특례시는 20일 시청 에이스홀에서 공직자를 대상으로 ‘반도체 역량 강화 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은 원삼면의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SK하이닉스), 이동·남사읍의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삼성전자), 삼성전자 미래연구단지(기흥캠퍼스) 등 초대형 반도체 생태계가 본격적으로 조성되는 상황에서 정책 이해도를 높이고 핵심 현안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강연은 에너지·전력 분야 전문가인 조홍종 단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가 맡았다. 조 교수는 기후에너지환경부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위원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책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는 전문가로, 반도체 산업과 전력 인프라의 상관관계를 집중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세계적인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현실을 짚으며 “AI 시대 산업 경쟁력은 결국 전력 확보 능력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이 데이터센터 확대와 송전망 확충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사례를 소개하며, 이제 반도체 경쟁은 생산기술을 넘어 에너지 인프라 경쟁으로 확장됐다고 진단했다.
조 교수는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단 한 번의 정전도 치명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력 공급이 부족해도 문제지만, 과잉 공급 역시 계통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어 안정적인 수급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확대되는 재생에너지는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전통 전원과 저장 설비가 함께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석탄·원자력 등 기존 전원과 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장치를 결합한 ‘유연한 전력 운영 체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신규 LNG 복합발전소 확충과 함께 송전선로 건설, 변전소 신설 및 증설 등 전력망 인프라 조성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더불어 평택·당진 등 서해안 권역과 연계한 공급 전략, 장기적으로는 소형모듈원전(SMR) 도입 검토까지 포함한 중장기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날 교육에는 이상일 시장도 처음부터 끝까지 참석해 강연을 듣고 직접 질의에 나섰다. 단순한 행사 참석이 아닌 실질적인 정책 점검의 자리였다는 평가다.
이 시장은 “매우 몰입도 높고 전문성 있는 강의를 통해 반도체 산업과 전력 문제를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며 “산업 경쟁 환경에 대한 책임감과 고민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우리 반도체 산업이 뒤처지지 않도록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을 다해야 한다”며 “용인에서 추진 중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 조성 등 주요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정부가 송전 반대 단체 설득 등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산업은 단순히 기업 몇 곳이 들어서는 문제가 아니다. 도시의 미래 산업 구조를 바꾸고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전략 산업이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결국 안정적인 전력망이다.
용인특례시는 지금 공장을 짓는 것이 아니라 미래 산업의 기반을 설계하고 있다. 반도체 도시의 성공 여부는 얼마나 많은 기업을 유치했는가가 아니라, 그 산업을 끝까지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행정과 인프라를 얼마나 준비했는가에 달려 있다. 이번 교육은 그 출발점이 어디인지 분명히 보여준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