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철 시선] 군포시 복지 부담, 이제는 중앙정부의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기자 한마다 "공공임대 밀집으로 커진 복지 수요, 지방 혼자 감당할 문제가 아니다"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군포시의 사회복지예산 비중이 53%에 이른다는 사실만 놓고 보면 쉽게 오해가 생길 수 있다. “복지에 너무 많은 돈을 쓰는 것 아니냐”는 단순한 시선이 따라붙기 쉽다. 그러나 이 숫자를 그렇게만 해석하는 것은 군포시가 처한 현실을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일이다. 군포시의 높은 사회복지예산 비중은 복지 확대의 결과가 아니라, 공공임대주택과 영구임대주택이 상대적으로 밀집된 지역 구조 속에서 복지 수요가 자연스럽게 집중된 결과라는 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실제로 군포시는 복지 수요 불균형에 따른 행정·재정적 부담이 매우 큰 도시다. 전체 예산 가운데 사회복지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53%에 이른다. 이는 예산의 절반 이상이 복지 분야에 투입된다는 의미다. 같은 생활권의 인근 지자체들도 복지예산 부담이 크지만, 군포시는 상대적으로 더 높은 비중을 감당하고 있다. 이는 군포시가 복지에 과도하게 예산을 쏟아붓고 있어서가 아니라, 구조적으로 더 많은 복지 수요를 떠안고 있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복지는 선택이 아니라 지방정부의 기본 책무다. 특히 고령화와 저출산, 취약계층 증가, 청년 주거 불안이 심화되는 지금, 복지예산 증가는 어느 도시에서나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문제는 그 부담이 모든 도시에 똑같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군포시는 인근 지자체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공공임대와 영구임대 비중을 안고 있고, 그만큼 복지행정의 무게도 더 크게 짊어지고 있다.
군포시 전체 공동주택은 7만2946세대다. 이 가운데 공공임대주택은 6885세대로 약 9%를 차지하고, 특히 영구임대 세대수는 3641세대로 전체 공동주택의 약 5% 수준이다. 이는 같은 생활권의 다른 지자체들과 비교해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일부 지자체는 영구임대 비율이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일부는 2% 안팎 수준에 머문다. 군포시는 그보다 훨씬 높은 비중을 오랫동안 감당해왔다. 이 차이는 단순한 주택 숫자의 차이가 아니라 행정 책임의 차이로 이어진다.
공공임대주택이 많다는 것은 단순히 주택 공급이 많다는 뜻이 아니다. 그 안에는 기초생활보장, 노인복지, 장애인 지원, 돌봄 서비스, 아동복지, 주거복지 상담, 생활민원 대응, 지역사회 통합돌봄까지 복합적인 행정 수요가 함께 따라온다. 특히 영구임대주택은 고령층과 취약계층 비율이 높아 행정 부담이 더욱 크다. 같은 규모의 도시라도 군포시가 더 자주, 더 세밀하게, 더 많은 비용을 들여 복지행정을 수행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따라서 군포시의 사회복지예산 53%라는 숫자는 복지에 지나치게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공공임대와 영구임대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구조 속에서 더 큰 복지 수요를 감당하고 있다는 의미에 가깝다. 다시 말해 문제의 핵심은 복지지출 자체가 아니라, 복지 수요가 특정 도시에 더 무겁게 집중되는 구조와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재정지원 체계에 있다.
군포시가 지금 감당하는 복지의 무게는 선택의 결과가 아니라 구조의 결과에 가깝다. 공공임대주택은 국가가 공급했지만, 그 안에서 이어지는 삶의 문제와 행정의 책임은 결국 군포시가 감당하고 있다. 사회복지예산 53%라는 숫자는 단순한 재정 통계가 아니라, 한 도시가 얼마나 오래 복지의 최전선에 서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신호다. 그렇다면 이제 물어야 한다. 왜 군포시만 이 무게를 더 오래, 더 무겁게 버텨야 하는가.
복지정책의 공공성을 말해왔다면, 그 비용의 책임 역시 지방정부 한 곳에만 맡겨둘 수는 없다. 군포시의 어려움은 군포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정책과 지방재정 사이의 균형이 어디에서 무너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현실이다.
여기에는 군포시가 원해서만 공공임대주택이 많아진 것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 공공임대와 영구임대 공급은 대부분 국가 주도의 주거복지 정책과 수도권 택지개발 구조 속에서 이뤄진다.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 경기주택도시공사 등 공공기관이 공급의 큰 틀을 결정하고, 지방정부는 그 안에서 행정적 역할을 수행한다. 물론 군포시가 모든 과정과 무관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공급 결정의 중심은 중앙정부와 공공기관에 있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그 이후다. 주택이 공급된 뒤 실제 생활 현장에서 발생하는 돌봄, 취약계층 지원, 공동체 갈등, 안전 문제, 각종 생활민원과 복지행정의 부담은 대부분 군포시가 감당한다. 국가는 공급하고, 지방은 책임진다. 이 구조는 오래전부터 반복돼 왔다. 결국 군포시는 국가 정책의 최전선에서 가장 무거운 행정 부담을 떠안는 도시가 됐다.
비슷한 생활권의 다른 지방정부들도 복지예산 부담은 크다. 그러나 군포시처럼 사회복지예산 비중이 절반을 넘어서는 수준은 분명 체감이 다르다. 예산의 절반 이상이 복지로 묶이기 시작하면 지방정부의 재정 기동력은 급격히 떨어진다. 도로를 정비하고, 청년정책을 설계하고, 기업 유치 기반을 만들고, 생활 SOC를 확충하고, 도시재생을 추진해야 해도 늘 복지가 먼저다. 복지는 시민의 생계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미래를 위한 투자보다 당장의 지출을 먼저 감당해야 하는 구조, 군포시가 겪는 가장 큰 행정적 답답함은 바로 여기에 있다.
특히 군포시 입장에서 가장 답답한 지점은 국가 정책과 지방 책임의 간극이다. 공공임대주택 정책은 국가가 추진하고 장려한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 발생하는 생활 민원, 취약계층 지원, 공동체 갈등, 안전 문제, 복지 연계 비용은 대부분 군포시가 책임진다. 공급의 성과는 국가 정책으로 평가되지만, 그 이후의 부담은 지방정부의 몫으로 남는다.
문제는 공급 기준에는 지역 재정 여건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복지 수요는 지역마다 다르게 나타나는데, 재정지원은 획일적으로 설계되면 결국 더 많은 부담을 떠안는 도시는 더 큰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군포시가 요구하는 것은 특혜가 아니다. 현실 반영이다. 공공임대와 영구임대가 밀집된 도시라면 그에 상응하는 재정 보전 장치도 함께 따라와야 한다는 상식적인 요구다.
예를 들어 공공임대주택 비율과 영구임대 세대 비중을 지방교부세 산정 기준에 반영하거나, 특별교부세 배분에 사회복지 수요 가중치를 적용하는 방식은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 주거복지 특화지역에 대한 별도 재정지원 장치 역시 필요하다. 지금처럼 “지방이 알아서 버텨라”는 방식으로는 군포시 같은 도시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이제 중앙정부가 답해야 한다. 공공임대주택 비율과 영구임대 세대 비중, 그에 따라 파생되는 사회복지 수요를 지방교부세와 특별교부세 산정에 보다 현실적으로 반영할 것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 복지 수요가 집중된 기초지자체에 대한 별도의 재정적 지원과 제도적 보완 역시 필요하다.
군포시의 복지 부담은 스스로 선택한 과잉이 아니라 국가 정책이 남긴 구조적 과제다. 군포시가 말하는 것은 복지를 줄이자는 것이 아니다. 복지를 지속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그 책임을 함께 나누자는 것이다. 예산의 53%가 말해주는 것은 과잉이 아니라 책임이다. 그리고 그 책임에 대한 답은 결국 중앙정부가 내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