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축제의 불꽃에서 도시의 미래까지…안산이 그리는 시민 중심 변화의 청사진

기자 한마디 "5월의 불꽃으로 시작되는 변화가 시민의 일상 속 오래 남는 도시의 빛으로 이어지길 기대"

2026-04-14     송은경 기자
송은경

[뉴스타운/송은경 기자] 도시는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 시민이 걷는 광장과 골목, 아이들이 뛰노는 수영장과 체육관, 가족이 함께 찾는 관광지, 홀로 사는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돌봄망, 그리고 도시의 동선을 다시 잇는 철도 지하화까지, 도시의 변화는 언제나 시민의 일상에서 시작된다. 그런 점에서 안산시가 14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내놓은 다섯 개의 정책 축은 단순한 부서별 사업 발표를 넘어, 안산이 앞으로 어떤 도시로 나아가고자 하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큰 청사진으로 읽힌다.

이번 브리핑의 핵심은 문화와 체육, 관광, 복지, 도시개발이라는 서로 다른 분야가 결국 하나의 방향으로 수렴된다는 점이다. 바로 시민의 삶을 보다 풍요롭고 안전하게 만들고, 동시에 도시의 미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각각의 정책은 독립적으로 보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모두 시민의 일상과 직결되는 변화의 흐름을 담고 있다.

가장 먼저 시민의 기대를 모으는 것은 오는 5월 1일부터 3일까지 안산문화광장 일원에서 열리는 제22회 안산국제거리극축제다. 올해로 22회를 맞는 이 축제는 이미 안산을 대표하는 문화 브랜드로 자리매김해 왔다. 올해 축제는 총 95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공연과 체험, 시민 참여 프로그램이 유기적으로 어우러진다. 문화광장 8곳, 상권 3곳, 거점 3곳 등 총 14개 공연 사이트에서 다양한 장르의 거리예술이 펼쳐질 예정이며, 개막은 동춘서커스의 ‘버라이어티 서커스쇼’, 폐막은 캐나다 칼라반떼의 공중 퍼포먼스와 불꽃쇼가 장식한다.

이번 축제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볼거리가 많아서가 아니다. 도시의 중심 공간인 광장이 예술의 무대로 변하고, 시민이 단순한 관람객을 넘어 직접 참여하는 주체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전용 공간, 인디 버스킹 중심의 뮤직스트리트, 시민이 직접 만들고 꾸미는 박스미로와 드림벌룬, 가족 단위 체험형 공간으로 조성되는 물의광장은 안산이 문화예술을 일상 속으로 끌어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공간 구성은 생활 속 문화 향유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대형 애드벌룬과 조형물, 어린이 체험 요소를 통해 축제가 특정 연령층에 국한되지 않고 남녀노소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도시 축제로 확장되고 있다. 이는 문화행사를 통해 도시 브랜드를 강화하고 지역 상권과의 연계를 확대하는 효과도 기대하게 한다.

문화의 변화가 도시의 분위기를 바꾼다면, 체육 인프라는 시민의 생활 품질을 직접적으로 끌어올린다. 안산시가 이번에 발표한 공공체육시설 운영 패러다임 전환은 단순한 시설 확충을 넘어 시민 체감 중심의 서비스 개선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그동안 안산은 생활체육 기반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시설을 늘려왔다. 이번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시의 공공체육시설은 총 121개소로 경기도 31개 시·군 가운데 시설 수 기준 상위권에 해당한다. 이는 시민 건강과 여가 활동에 대한 수요에 적극 대응해온 결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시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시설의 질적 균형과 접근성을 함께 고민하기 시작했다.

전체 시설의 93.1%가 실외 중심이라는 구조를 분석하고, 실내·복합·다목적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을 선언한 것은 시민 수요에 더욱 밀착된 접근으로 평가된다. 특히 단원구와 상록구 간 시설 분포 차이를 면밀히 검토해 생활권 단위의 균형 있는 체육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은 시민 입장에서 매우 반가운 대목이다.

지난달 개관한 생존누리수영장은 이러한 변화의 상징적 사례다. 기존 야외수영장을 활용해 에어돔 구조를 도입함으로써 사계절 이용 가능한 복합 수영시설로 탈바꿈했다. 성인풀과 유아풀, 경영풀, 파도풀을 갖춘 이 시설은 단순한 체육시설을 넘어 가족형 여가 공간으로서의 기능도 수행하게 된다. 특히 초등학생 생존수영 교육을 학교와 연계해 운영하는 점은 교육과 안전, 생활체육이 결합된 모범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또 안산반다비체육문화센터의 본격 운영은 통합형 공공체육시설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된 이 시설은 체육과 복지, 재활 기능을 함께 담아내며 포용적 도시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이는 단순히 시설 하나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시민 모두를 위한 도시 서비스가 한 단계 진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관광 분야에서도 안산은 도시의 매력을 보다 입체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오는 11월까지 운영되는 2026 안산 시티투어는 ‘자연과 사람을 잇는 안산’을 주제로 계절별 특색을 살린 체험형 코스로 구성된다. 봄에는 생태 탐방, 여름에는 해양 자원과 실내 문화시설, 가을에는 노을과 역사 자원을 연계한 코스가 운영될 예정이다.

특히 시화호 뱃길과 대부도를 연계한 코스는 안산의 해양 생태 자원을 적극 활용한 대표적인 관광 콘텐츠다. 여기에 문화관광해설사가 동행하는 스토리텔링 투어가 더해지면서 단순한 이동형 관광을 넘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함께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발전하고 있다.

안산은 수도권 서남부의 산업도시 이미지가 강했지만, 이제는 생태와 해양, 문화와 체험을 결합한 관광도시로서의 가능성도 함께 키워가고 있다. 시민과 방문객 모두가 도시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이번 브리핑에서 가장 따뜻하게 다가오는 부분은 돌봄 정책이다. 사회적 고립과 초고령사회라는 전국적인 과제 속에서 안산시는 보다 촘촘한 지역 돌봄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고립과 소통을 잇는 Re:Bone 사업’은 이름 그대로 단절된 관계를 다시 잇는 도시 안전망의 역할을 한다.

기존 10개 동에서 운영하던 고독사 예방 사업을 25개 전 동으로 확대하고, 복지관과 동 행정복지센터,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의 협력을 강화한 것은 지역사회 중심 복지의 좋은 사례다. 사회적 고립 고위험 가구를 조기에 발굴하고, 안부 확인과 생활 개선,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통해 관계망을 회복하도록 돕는 구조는 시민의 삶에 직접적인 안정감을 준다.

여기에 안산형 방문의료지원센터와 재택의료센터를 중심으로 의료·요양·복지가 결합된 통합돌봄 체계를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의사와 간호사, 사회복지사가 직접 가정을 방문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은 고령사회에서 반드시 필요한 생활밀착형 모델이다. 올해부터는 65세 이하 중증장애인까지 대상 범위를 넓히면서 안산형 통합돌봄 모델은 한층 더 촘촘해지고 있다.

도시의 미래를 가장 크게 바꿀 사업은 안산선 지하화 통합개발사업이다. 초지역부터 중앙역까지 약 5.12km 구간의 철도를 지하화하고 상부 공간을 시민을 위한 복합공간으로 재편하는 이번 사업은 단순한 철도 인프라 개선을 넘어 도시 구조를 새롭게 설계하는 장기 프로젝트다.

철도가 도시를 연결해왔던 만큼, 지상 철도가 생활권을 단절시켜온 측면도 있었다. 이를 지하화하고 상부를 광장과 복합시설, 녹지 공간으로 활용하는 계획은 도시 공간의 질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특히 관계기관 협의체 구성과 시민 의견 수렴, 전용 누리집 운영, 대학과의 협력 프로젝트를 통해 시민 참여형 개발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은 이번 사업의 강점이다. 시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도시 공간이라는 점에서 향후 안산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결국 이번 브리핑은 다섯 개의 정책을 각각 나열한 발표가 아니다. 문화는 도시의 활력을, 체육은 시민의 건강을, 관광은 도시의 매력을, 돌봄은 삶의 안전을, 철도 지하화는 미래 공간 구조를 책임지는 축으로 서로 긴밀히 연결돼 있다.

안산은 지금 도시의 외형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일상과 삶의 질을 함께 바꾸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행정의 계획이 시민의 체감으로 이어질 때 도시는 비로소 변화한다.

기자 한마디 "이번 안산의 청사진은 그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5월의 불꽃으로 시작되는 변화가 시민의 일상 속 오래 남는 도시의 빛으로 이어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