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세계 지도자들 “신의 전쟁 개입 주장” 일축
- 군사력이 평화나 자유를 가져다주지 않을 것 - 평화와 자유는 오로지 사람들 간의 공존과 대화를 인내심 있게 증진할 때만 얻을 수 있어
교황 레오 14세는 10일(현지시간) 전쟁을 강력히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트럼프 행정부와 다른 세계의 지도자들이 미국-이스라엘 합동 작전인 이란과의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종교를 이용하는’ 상황에서 “군사 행동이 평화나 자유를 가져올 수 있다는 생각”을 계속해서 거부했고 미국 정치전문 매체인 ‘폴리티코’가 11일 보도했다.
교황은 X(엑스. 옛 트위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다른 지도자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은 채 “하느님은 어떤 갈등도 축복하지 않으십니다. 평화의 왕자이신 그리스도의 제자라면 누구든지 과거에 칼을 휘두르고 오늘날 폭탄을 투하하는 자들의 편에 서지 않습니다.”(Anyone who is a disciple of Christ, the Prince of Peace, is never on the side of those who once wielded the sword and today drop bombs)라고 썼다.
레오 14세는 이어 “군사력이 평화나 자유를 가져다주지 않을 것이며, 평화와 자유는 오로지 사람들 간의 공존과 대화를 인내심 있게 증진할 때만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스로를 기독교인이라고 칭하지만 가톨릭 신자는 아니라고 밝힌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동안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여러 차례 신앙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하느님은 선하시기 때문에” 그리고 “사람들이 보살핌을 받는 것을 보고 싶어하시기 때문에” 하느님이 이란과의 전쟁을 지지한다고 믿는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앞서 교황은 이번 주 초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문명”을 파괴하겠다고 위협한 것을 비난한 적이 있다. 레오 14세는 이러한 위협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중동 분쟁이 “더 많은 증오만 조장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지난 5일 ‘주님 수난 성지주일’ 미사에서 “누구도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하느님을 이용할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자신 앞에 모인 수만 명의 사람들에게 하느님은 “전쟁을 일으키는 자들의 기도를 듣지 않으시고, 오히려 거부하신다”고 말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전쟁장관(국방장관)은 6주간의 전투 끝에 7일 임시 휴전에 들어간 이란 전쟁을 “신의 뜻에 따른 것”이라고 규정하며, 가끔 기도와 신이 미군 편이라는 믿음을 언급했다. 이란 전쟁이 시작된 지 몇 주 후, 펜타곤(국방부)에서 열린 교회 예배에서 가톨릭 신자는 아니지만 기독교인인 헤그세스 장관은 군사적 적에 대한 폭력을 촉구하는 기도를 낭독했다.
그는 생중계된 예배에서 “모든 총알이 정의와 위대한 조국의 적들에게 명중하게 하소서. 모든 결정에 지혜를 주시고, 앞으로 닥칠 시련을 견딜 수 있는 인내심과 흔들리지 않는 단결력, 그리고 자비를 받을 자격이 없는 자들에게 압도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소서.”라고 기도했다.
지난 3월 20일쯤 헤그세스 전쟁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이란의 시아파 성직자들을 언급하며 “물라들(mullahs : 이슬람 율법학자들)은 필사적으로 발버둥 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유대교와 기독교가 공통으로 사용하는 성경 구절인 시편 144편을 낭송했다. 시편 144장 1절에서 ”전쟁을 위한 손과 전투를 위한 손가락을 가르치신다“는 표현은 ”하느님이 어려움 속에서도 필요한 능력과 지혜를 주신다는 찬양의 뉘앙스를 담고 있다.“
전쟁장관 헤그세스는 이 구절 즉 ”내 반석이신 여호와를 찬양하라. 내 손을 전쟁에, 내 손가락을 전투에 단련시키시는 주님께 찬양을 드리나이다."(Blessed be the Lord, my rock, who trains my hands for war and my fingers for battle)라고 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