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아니다, ‘제거’다!
미 트럼프 대통령의 무력 행위에 대한 자국 내부와 세계 각국의 평가에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이 무력 행사는 기존 전쟁과 다르다는 점에 주목하자.
교전이 아니라 일방적인 타격이다. 재래식 무기나 병력보다 AI와 정보에 의존한다. 그 때문에 대규모 파괴가 아니라 상대를 무력화하는 선에서 멈출 수 있었다. 무엇보다 또 주적인 중국을 공격하지 않고, 중국의 일대일로 문어발을 잘라 나가고 있다는 점이 가장 특이하다.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 체포가 그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마두로 대통령 부부 체포를 위해 침실에 들어간 것은 텔타포스 부대원들과 미 법무부 집행 요원들이었다. 그 직전에 쿠바 출신 경호원들과 교전이 있었지만, 이는 전쟁이라기보다 공작 또는 작전에 가까운 형식이었다. 법을 집행하려는 것이었다.
이란 공습 역시 대규모 폭격이 아니라 최소한의 폭격으로 타깃 제거에 주력했다. 무엇보다 지상군 투입을 피하거나 최소화하려는 전략에 초점을 두고 봐야 한다. 마두로를 제거한 것처럼 이란 수뇌부를 제거하는 게 목표였다. 쿠바의 경우 제거할만한 의미 있는 거점이 없다고 판단해 작전을 유보한 셈이 된다.
무력 최소화에 의한 타깃 제거. 이 특징은 무력 사용에 대한 세계의 비난을 피하자는 의도 말고도 매우 중요한 예측 포인트를 시사한다. 가장 핵심적인 의도는 힘을 빼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는 점에 있다. 다가올 만일의 무력 충돌에 대비한다는 의미로 보인다. 물론 그 상대는 무력이 꼭 필요할 수도 있는 중국이나 북한이 될 것이다.
트럼프가 먼저 액션에 나설 이유는 없다. 왜냐하면 중국의 해외 원유 메인 파이프라인을 꽉 잠근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는 에너지 원가 폭등에 의한 중국경제의 파탄과 단둥-신의주 간 경유 공급라인 단절로 이어진다는 것을 트럼프는 확신하고 있다. 시간은 트럼프 편이다.
러-우 전쟁 장기화로 러시아의 발목이 묶인 상태에서 중국이 기댈 수 있는 언덕은 없다. 그렇다고 미국을 상대로 전쟁을 할 수 없다면 남은 선택지는 하나밖에 없다. 타협이다. 협상의 항목은 다양하겠지만, 내용은 매우 굴욕적일 것이다.
희망적인 비전을 상상해 볼 수 있는 하나의 가정이 있다. 만약 트럼프가 상정한 거악(巨惡)인 글로벌 부정선거, 마약, 북한 핵 등 타깃이 제거된다면 새로운 데탕트 세계가 열릴 것인가의 문제다. 나는 그럴 것으로 본다. 그가 역사에 깡패나 에고이스트로 기록되기를 원치 않는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쥔 보고서의 마지막 페이지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