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임금님표’가 증명한 이천의 힘…쌀·한우 동시 석권
기자수첩 한마디 "쌀에 이어 한우까지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로 인정...농가의 땀과 행정의 품질관리 시스템 만든 결과"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대한민국 농축산 브랜드의 경쟁력은 결국 ‘이름값’이 아니라 현장에서 쌓아온 품질과 신뢰에서 증명된다. 경기 이천시가 다시 한번 그 사실을 입증했다. 쌀로 시작해 한우까지, 이천의 대표 공동브랜드 ‘임금님표이천’이 2026 뉴욕페스티벌 대한민국 국가브랜드대상에서 연이어 최고 평가를 받으며 대한민국 대표 농축산 브랜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했다. 단순한 수상 실적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는 지역 농업의 체계적인 품질관리, 지속적인 브랜드 전략, 해외 시장 개척, 그리고 농가와 행정이 함께 만든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번 성과의 중심에는 ‘임금님표이천쌀’이 있다. 올해로 17회를 맞은 2026 뉴욕페스티벌-대한민국 국가브랜드대상에서 쌀 부문 1위에 오르며 대한민국 최고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천시는 2012년 공동브랜드 부문 수상을 시작으로 12년 연속 수상의 명예를 이어가고 있다. 브랜드의 대표성, 소비자 만족도, 충성도, 글로벌 경쟁력을 종합 평가하는 국가브랜드경쟁력지수(NCI)에서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는 점은 단순한 지역 특산물 수준을 넘어 전국적 상징성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기자수첩의 시선으로 보면, 이번 수상은 우연이 아니다. 브랜드는 구호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천쌀의 경쟁력은 철저한 현장 관리에서 비롯됐다. 매월 463개 항목에 달하는 잔류농약 검사, 유전자(DNA) 검사, 단백질 함량 검사 등은 사실상 산업 수준의 품질관리 시스템에 가깝다. 소비자는 ‘맛있다’는 감각으로 브랜드를 기억하지만, 그 이면에는 수치와 데이터로 증명된 안정성이 존재한다. 이천시는 계약재배를 통해 재배 초기부터 출하까지 전 과정을 통제하고, 참여 농가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과 관리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균일한 품질을 유지해 왔다.
쌀 브랜드의 생명은 결국 균일성이다. 어느 매장에서, 어느 시기에 구매하더라도 소비자가 동일한 품질을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 이천시는 바로 이 부분을 놓치지 않았다. 농업이 단순히 생산량 중심에서 브랜드 가치 중심으로 재편되는 시대에, 품질 편차를 최소화한 관리 체계는 곧 브랜드 신뢰의 핵심 자산이 된다. ‘임금님표이천쌀’이 오랜 시간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온 배경도 여기에 있다.
더 주목할 부분은 해외 시장 확대 전략이다. 이천쌀은 미국 수출을 5년 연속 달성하며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한국 쌀의 경쟁력을 증명하고 있다. 쌀 소비가 정체된 국내 시장 구조를 고려하면, 해외 수출은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다. 이천시는 단순히 수출 물량 확대에 머무르지 않고, 대한민국 대표 쌀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세계 시장에 심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히 2025년 국기원과의 업무협약은 상징성이 크다. 태권도를 통해 한국 문화를 대표하는 기관과 협력해 쌀 브랜드를 알리는 전략은 단순한 농산물 홍보를 넘어 K-컬처와 K-푸드를 결합한 고부가가치 마케팅으로 평가된다. 한국의 전통문화와 식문화를 동시에 세계에 알리는 방식은 브랜드 인지도 확장에 있어 상당한 파급력을 갖는다.
그리고 이번에는 쌀에 그치지 않았다. ‘임금님표이천한우’가 2026 뉴욕페스티벌 대한민국 국가브랜드대상 한우 부문 1위를 차지하며 첫 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는 이천시 농축산 브랜드 전략이 단일 품목 중심이 아니라 종합 브랜드 체계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성과다.
한우 브랜드의 성공 역시 철저한 품질관리에서 출발한다. 참여 계약을 체결한 우수 농가만을 대상으로 생산 시스템을 운영하고, 사육 이력과 품질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방식은 프리미엄 축산 브랜드가 갖춰야 할 핵심 요건이다. 여기에 HACCP 인증과 무항생제 인증을 기반으로 한 위생적 사육 환경은 소비자 신뢰를 한층 끌어올렸다.
특히 최근 소비 트렌드에서 식품 안전성과 친환경성은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다. 소비자는 단순히 고기의 등급만 보는 것이 아니라, 어떤 환경에서 길러졌고 얼마나 안전하게 관리됐는지를 함께 평가한다. 이천한우는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이번 심사에서 높은 등급 출현율과 균일한 마블링, 깊은 풍미가 전문가 심사단과 소비자 조사에서 압도적인 평가를 받았다는 점은 브랜드 전략이 실질적인 품질 경쟁력으로 이어졌음을 보여준다. 이름만 프리미엄이 아니라 실제 품질에서도 프리미엄을 증명했다는 의미다.
기자수첩에서 더 깊이 봐야 할 지점은 ‘임금님표이천’이라는 브랜드가 이제 쌀과 한우를 아우르는 통합 농축산 브랜드로 진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이천은 대한민국 대표 쌀의 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이번 한우 부문 수상은 지역 브랜드의 외연을 대폭 확장하는 계기가 됐다. 이는 향후 복숭아, 채소류, 가공식품 등 연관 농식품 산업 전반으로 브랜드를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지역경제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브랜드 가치 상승은 곧 농가 소득과 직결된다. 프리미엄 브랜드는 가격 경쟁이 아닌 가치 경쟁으로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 이는 농가가 단순한 원물 공급자가 아니라 브랜드 가치의 공동 생산자로 인정받는 구조를 만든다.
김경희 이천시장이 강조한 “농업인과 축산농가의 땀방울이 만들어낸 값진 결실”이라는 표현은 단순한 수사로 들리지 않는다. 실제로 브랜드는 현장 농가 없이는 유지될 수 없다. 행정은 시스템을 만들고 마케팅을 지원하지만, 최종 품질은 결국 생산 현장에서 결정된다.
다만 여기서 이천시가 멈춰서는 안 된다. 기자수첩의 관점에서 보면 수상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브랜드가 커질수록 더 엄격한 품질 기준과 투명한 관리 시스템이 요구된다. 특히 글로벌 시장 진출이 본격화될수록 국제 식품 안전 기준, 수출 검역 체계, 물류 경쟁력 확보가 핵심 과제로 떠오른다.
또한 브랜드 가치가 특정 수상 실적에 과도하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소비자의 신뢰는 상패가 아니라 실제 구매 경험에서 축적된다. 따라서 이천시는 지속적인 품질 데이터 공개, 농가 지원 확대, 수출 판로 다변화, 디지털 마케팅 강화 등을 통해 브랜드의 실질 경쟁력을 더욱 높여야 한다.
이번 성과는 분명 이천시 농정 정책의 성공 사례다. 그러나 진정한 평가는 앞으로 5년, 10년 뒤에도 ‘임금님표이천’이 여전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농축산 브랜드로 남아 있는가에 달려 있다.
기자수첩 한마디 "브랜드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논과 축사, 검사실과 유통망, 그리고 현장을 지키는 농가의 땀 위에 쌓인다. 이천이 이번 수상으로 대한민국 대표 농축산 도시의 위상을 재확인한 것은 분명한 성과다. 이제 필요한 것은 상의 무게에 걸맞은 지속 가능한 품질과 세계 시장에서 통하는 진짜 경쟁력이다. ‘임금님표이천’이 이름에 걸맞은 국가 대표 브랜드로 더 크게 도약할지, 지금부터가 진짜 시험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