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존중에서 시작되는 변화, 평택도시공사 인권경영 선언

기자수첩 한마디 "평택도시공사의 인권경영 선언이 존중과 책임의 조직문화를 이어가는 출발점이 되길"

2026-04-01     김병철 기자
김병철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공공기관의 변화는 거창한 구호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조직 안에서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 시민을 향한 책임 의식, 그리고 현장에서 지켜지는 기본 원칙이 쌓일 때 비로소 변화는 힘을 갖는다. 그런 점에서 평택도시공사가 지난 3월 31일 본사 대강당에서 개최한 ‘PUC 인권경영 선언식’은 단순한 내부 행사로만 보기 어렵다. 이번 선언은 공사가 어떤 가치를 중심에 두고 나아가야 하는지를 다시 확인하고, 이를 조직 구성원 모두의 약속으로 다졌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평택도시공사는 도시의 기반을 책임지는 지방공기업이다. 공공시설 운영과 생활 인프라 관리, 도시 발전과 연결되는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만큼 조직이 추구하는 가치와 운영 방식은 시민의 일상과도 맞닿아 있다. 결국 공기업의 경쟁력은 단순히 사업 실적이나 수치로만 평가되지 않는다. 조직 내부에서 사람을 어떻게 대하고, 시민에게 어떤 태도로 다가가며, 공공성을 어떤 방식으로 실천하느냐도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이번 선언식은 그런 점에서 조직의 방향성을 다시 세우는 자리였다. 행사는 노사 공동 인권경영 선언문 개정 및 선서, 임직원 인권 교육 등으로 진행됐고, 공사 내 인권 존중 문화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단순히 선언문을 낭독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노사가 함께 인권경영의 필요성을 공유하고 이를 실천의 문제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이번 선언문은 기존 내용을 반복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았다. 2019년 첫 선언 이후 2024년에 이어 다시 개정된 선언문에는 새롭게 수립된 경영방침 ‘NICE’의 도덕성을 실현하기 위한 내용이 반영됐다. 고객과 직원의 안전 및 사생활 보호, 인권침해 사전 예방, 신속하고 공정한 구제 절차, 구성원 간 상호 존중의 조직문화 정착 등이 포함되면서 선언의 방향은 한층 더 구체화됐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부분은 고객과 직원의 안전, 그리고 사생활 보호를 함께 강조했다는 점이다. 공공기관에 대한 시민의 기대는 예전보다 훨씬 높아졌다. 단순히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그 과정이 안전한지, 정보가 적절히 보호되는지, 응대가 존중을 바탕으로 이뤄지는지까지 모두 기관의 신뢰와 연결된다. 그런 면에서 이번 선언문 개정은 시민과 조직 구성원을 동시에 고려한 메시지로 읽힌다.

함께 진행된 인권 교육도 주목할 만하다. 국가인권위원회 전문강사를 통해 이뤄진 이번 교육은 개정된 선언문의 핵심 가치를 공유하고, 임직원들의 인권 감수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직장 내 괴롭힘과 갑질 문제를 짚었다는 점은 형식적인 교육을 넘어 실질적인 예방 효과를 기대하게 한다. 공공기관의 인권경영은 선언문 몇 줄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 각자가 현장에서 무엇을 조심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이해할 때 비로소 힘을 갖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직문화다. 아무리 제도가 잘 마련돼 있어도 일상 속에서 존중이 작동하지 않으면 인권경영은 문서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반대로 회의 문화 하나, 보고 체계 하나, 동료를 대하는 말 한마디가 달라지기 시작하면 조직은 서서히 바뀐다. 인권은 멀리 있는 거창한 가치가 아니라, 조직이 사람을 대하는 가장 기본적인 태도에서 시작된다.

평택도시공사가 이번 선언식을 통해 보여준 메시지도 결국 여기에 있다. 인권은 특정 부서만 담당하는 과제가 아니라 조직 전체가 함께 실천해야 할 가치라는 점이다. 특히 노사 공동 선언이라는 형식은 그 상징성이 크다. 일방적인 방침이 아니라 조직 구성원 모두가 함께 약속했다는 점에서 인권경영의 실천 가능성을 높였다고 볼 수 있다.

평택도시공사는 올해 1월 한병수 사장이 새롭게 취임한 이후 공공성과 지속가능성을 강조해 왔다. 한 사장은 취임 당시 “단순한 개발 수행기관이 아니라 시민의 삶과 도시의 미래를 설계하는 공공기관”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발언은 이번 인권경영 선언과도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다. 도시공사가 지향해야 할 공공성은 사업 추진 자체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 과정에서 사람을 존중하고,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며, 조직 내부의 건강한 문화를 함께 세워가는 것까지 포함할 때 비로소 공공기관다운 역할이 완성된다. 그런 점에서 이번 선언은 단순한 행사라기보다 공사의 운영 철학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로 볼 수 있다.

이 대목에서 평택도시공사가 지닌 역할의 무게도 함께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평택은 산업과 물류, 주거와 교통 등 여러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도시다. 도시의 외형이 커질수록 도시공사의 책임도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시설과 사업을 관리하는 역량뿐 아니라, 조직 내부의 윤리 기준과 인권 감수성 역시 함께 높아져야 한다. 도시가 성장할수록 공기업은 더 큰 사업을 맡게 되지만, 동시에 더 높은 수준의 책임도 요구받는다.

이번 선언식이 긍정적으로 읽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조직이 외형적 성장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성장의 바탕이 되어야 할 내부 가치까지 함께 점검하고 있다는 점이다. 공공기관이 시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먼저 조직 내부의 신뢰가 단단해야 한다. 직원이 존중받는 조직은 시민에게도 더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내부 문화의 건강성은 외부 서비스의 품질과도 이어진다.

물론 선언만으로 모든 것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선언 이후의 시간이다. 조직 안에서 실제로 어떤 변화가 만들어지는지, 교육 내용이 현장에서 어떻게 실천으로 이어지는지, 구성원들이 이를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지속적인 기준으로 받아들이는지가 더 중요하다. 하지만 변화는 언제나 방향을 세우는 일에서 시작된다. 그런 점에서 이번 선언은 조직이 앞으로 어떤 기준을 중심에 두고 나아갈 것인지를 분명히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공공기관은 성과만으로 평가받는 시대를 지나고 있다. 사람을 존중하는 방식, 시민을 대하는 태도, 내부 구성원 간의 관계, 그리고 문제 발생 시 이를 어떻게 바로잡는지가 기관의 수준을 보여주는 중요한 척도가 되고 있다. 평택도시공사의 이번 인권경영 선언은 그런 시대적 요구에 맞춰 공기업이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평택도시공사가 이번 선언을 계기로 고객과 임직원 모두의 인권이 보장받는 조직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간다면, 그 변화는 단지 내부 문화 개선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공사의 공공성, 시민 신뢰, 조직의 지속가능성까지 함께 높이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선언의 의미는 행사 당일보다 이후의 실천에서 완성된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 약속을 일상 속에서 차근차근 현실로 만들어가는 일이다.

인권은 보여주기 위한 문장이 아니라 조직의 수준을 드러내는 기준이다. 평택도시공사의 이번 선언이 그 기준을 더욱 분명히 세우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해본다.

기자수첩 한마디 "좋은 공공기관은 큰 사업만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사람을 존중하는 문화와 시민을 향한 책임 의식이 함께 자리 잡을 때 신뢰는 더 단단해진다. 평택도시공사의 이번 인권경영 선언이 그런 변화를 이어가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