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선언에서 실행으로…화성특례시, AI 도시 전환 본격화
MARS 얼라이언스 기반 협력체계, 선언 넘어 실증 단계 진입 데이터 융합 공공서비스·생활밀착형 AI로 도시 운영 혁신 시도 자율주행·모빌리티 실증 모델 제시…도심 인프라 적용 본격화 제조 인공지능 전환(AX) 확산…로봇 기반 산업 생태계 구축 추진 도시·기술·산업 연결 구조 완성…AI 도시 경쟁력 확보 시동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도시는 더 이상 도로와 건물, 산업단지만으로 경쟁력을 설명하는 시대를 지나고 있다. 앞으로의 도시 경쟁력은 얼마나 빠르게 기술을 도입하느냐가 아니라, 그 기술을 실제 행정과 산업, 시민의 삶 속에 얼마나 정교하게 연결해 내느냐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인공지능 역시 마찬가지다. 기술 자체의 화려함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도시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산업의 체질을 어떻게 바꾸며,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그런 점에서 화성특례시가 이번 'MARS 2026 AI 투자유치 & 컨퍼런스' 2일차 행사에서 보여준 흐름은 단순한 행사 운영을 넘어 정책 방향과 산업 전략을 함께 드러낸 장면으로 읽힌다.
이번 2일차 행사의 핵심은 전날 출범한 ‘MARS 얼라이언스’를 선언적 협력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실제 도시와 산업 현장에 어떤 방식으로 적용할 것인지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중심으로 논의를 확장했다는 데 있다. 기술과 협력, 산업과 행정이 각자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흐름 안에서 연결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흔히 대규모 기술 행사는 비전과 청사진을 제시하는 데 그치기 쉽지만, 이번 논의는 오히려 그 다음 단계, 즉 어떻게 작동하게 만들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점에서 결이 달랐다.
도시 세션인 URBAN AI에서는 인공지능이 도시 운영의 새로운 장식이 아니라 실제 행정의 효율과 시민 서비스의 질을 바꿀 수 있는 기반이라는 점이 강조됐다. MARS 얼라이언스 참여 기업과 글로벌 기업 임원진들은 데이터 융합 기반 공공서비스 고도화와 생활밀착형 서비스 적용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인공지능이 도시 전반에 스며드는 구체적 경로를 제시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술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는 점이다. 교통과 안전, 환경과 복지, 공공서비스의 연결 구조를 얼마나 유기적으로 만들 수 있느냐에 따라 AI 도시의 성패가 갈릴 수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었다.
특히 생활과 맞닿은 서비스에 대한 언급은 이번 논의의 현실성을 높였다. 시민이 체감하지 못하는 스마트 기술은 결국 보여주기 행정에 머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공공서비스 고도화가 생활 편의와 직결되고, 도시 운영 시스템이 데이터 기반으로 정교해진다면 AI는 더 이상 추상적인 기술이 아니라 행정의 실질적 도구가 된다. 화성특례시가 제시한 K-AI 시티 구현 방향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이해할 수 있다. 거창한 구호보다 중요한 것은 도시 안에서 작동 가능한 모델을 하나씩 현실화하는 일인데, 이번 세션은 그 출발점을 비교적 분명하게 보여줬다.
기술1세션에서는 자율주행과 모빌리티를 중심으로 한 AI 기술의 도시 적용 가능성이 구체적으로 논의됐다.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단, 현대자동차그룹,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등 주요 기관 관계자들이 참여해 자율주행 기반 통합 모빌리티 체계와 도심 적용 방안을 설명한 대목은, AI가 결국 도시의 이동 체계와 물류 구조, 인프라 정책과 맞물릴 수밖에 없다는 점을 다시 확인하게 했다. 자율주행은 이제 단순한 기술 시연의 영역이 아니라 실제 도시 운영 전략의 일부로 편입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특히 눈에 띈 부분은 실제 도심 환경을 전제로 한 실증형 모빌리티 서비스 모델과 자율주행 허브 구축 방안이 제시됐다는 점이다. 기술의 성능을 설명하는 단계를 넘어, 그 기술이 어느 공간에서 어떻게 운영되고 어떤 정책 지원을 통해 현장에 안착할 수 있는지를 짚었다는 점에서 실행 중심 행사의 성격이 분명해졌다. 도시 인프라는 단순히 건설과 확충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 기술이 안착할 수 있는 기반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의 문제로 바뀌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기술 세션은 화성특례시가 산업도시의 성격을 유지하면서도 미래형 도시 인프라를 준비하려는 방향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오후에 열린 기술2세션은 도시, 기술, 산업을 연결하는 협력 구조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자리였다. 화성특례시와 화성산업진흥원, 한국로봇산업진흥원, 한국AI·로봇산업협회 간 4자 업무협약은 단순한 명분 쌓기가 아니라 제조 인공지능 전환 확산과 경기남부권 AI·로봇 산업 협력체계 구축이라는 보다 분명한 실천 목표를 담고 있었다. 협약이란 형식은 흔하지만, 그 내용이 지역 산업 생태계와 연결될 때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이번 협약은 AI 도시 담론을 공공행정에만 묶어두지 않고, 제조업과 로봇산업으로까지 넓혀 실질적인 산업 구조 전환의 기반으로 삼으려는 의도를 담고 있었다.
함께 진행된 제조 인공지능 전환 중심의 로봇활용 제조혁신 지원 사업 설명회 역시 이런 흐름을 뒷받침했다. AI와 로봇은 이제 일부 대기업이나 첨단산업 분야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지역 제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도 피할 수 없는 요소가 되고 있다. 특히 화성특례시는 제조업 기반이 두터운 도시라는 점에서, AI 전환이 도시 이미지 제고 차원에 머물지 않고 지역 산업의 생산성과 혁신 역량을 좌우하는 핵심 과제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수요 기업과 공급 기업 간 연계를 통해 산업 생태계를 넓히겠다는 방향 역시 이런 점에서 현실적이다. 기술을 논의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도입과 매칭, 지원 구조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까지 고민했다는 점에서 이번 행사는 산업 정책의 색채도 분명히 드러냈다.
마지막 산업 세션에서는 AX, 즉 인공지능 전환이 기업 현장에서 실제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한 보다 현실적인 진단이 이어졌다. LG와 서강대, 화성시연구원 등 각계 전문가들은 화성시 제조 기업들의 AI 도입 방향과 도시 차원의 전략, 산업 생태계 진단 및 육성 방안을 함께 제시했다. 이는 AI가 단순한 유행어가 아니라 기업 운영 방식과 생산 구조, 나아가 도시 산업 생태계 자체를 바꾸는 변수라는 점을 보여준다.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기업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전환은 속도를 내기 어렵다. 반대로 도시가 제도와 네트워크, 지원 기반을 마련한다면 AI는 개별 기업의 선택을 넘어 지역 전체의 경쟁력으로 확장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행사의 의미는 더욱 또렷해진다. 전날 출범한 ‘MARS 얼라이언스’가 단순한 선언이나 상징적 협력에 머무르지 않고, 도시 적용과 산업 확산이라는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구체적인 논의의 장을 마련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도시 세션이 공공서비스와 생활밀착형 AI를 보여줬다면, 기술 세션은 자율주행과 모빌리티의 현실 적용 가능성을 점검했고, 산업 세션은 제조업의 AX 확산과 협력 생태계 구축 방향을 제시했다. 각 세션은 따로 떨어진 의제가 아니라 결국 하나의 축으로 이어졌다. 도시가 기술을 받아들이고, 기술이 산업과 결합하며, 산업이 다시 도시 경쟁력으로 환원되는 구조가 그려진 것이다.
화성특례시가 밝힌 “기술과 협력 구조가 실제 도시와 산업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실행력을 확보하겠다”는 방향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결국 AI 도시라는 말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행사장 안의 발표를 넘어 도시 현장과 산업 현장에서 변화가 확인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2일차 행사는 결과를 보여주는 자리가 아니라, 결과를 만들어 갈 구조를 정리하는 과정에 가까웠다고 볼 수 있다. 선언을 넘어 적용 단계로 전환했다는 표현 역시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이번 행사 전반을 관통한 실질적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지방정부들 사이에서는 첨단산업 유치와 미래도시 전환을 둘러싼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하지만 비슷한 구호를 외친다고 해서 모두 같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기술을 도시 전략으로 번역하는 능력, 그리고 그 전략을 기업과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현실로 연결하는 실행력이다. 화성특례시가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보여준 흐름은 적어도 그 출발선에서 분명한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이 논의들이 실제 사업과 정책, 산업 현장으로 얼마나 빠르게 이어지느냐에 달려 있다.
화성특례시의 강점은 제조업 기반과 성장 잠재력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AI, 모빌리티, 로보틱스, 제조혁신을 하나의 전략 축으로 엮어낼 수 있다면 단순한 산업도시를 넘어 미래형 도시 모델로의 전환도 충분히 가능하다.
이번 행사는 바로 그 가능성을 보여준 자리였다. 기술을 소개하는 행사가 아니라 도시의 다음 단계가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설명한 자리였다는 점에서, 이번 MARS 2026 AI 투자유치 & 컨퍼런스 2일차는 화성특례시가 AI 기반 도시 전환을 어떤 방식으로 구체화해 나갈 것인지를 가늠하게 한 의미 있는 장면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