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지도부 잇단 제거” 이스라엘 전략, 역효과 경고
- 지도자 살해 전략(Killing Strategy)은 제한적 - 이스라엘의 아주 오래된 생명 경시 전술 - 국가 상대로 사용된 사례는 드물고, 결과도 엇갈려 - 현대 사회, 한 국가가 다른 국가의 지도자를 암살하는 일은 이례적 - 문제는 후계자가 누구이냐에 달려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갈등, 특히 이스라엘이 이란의 고위 지도자들을 표적 살해하며 이란 정권을 약화시키려는 전략이 이 전쟁의 승리를 말해줄까? 반드시 그렇지 않다는 전문가들은 궁극적으로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경고성 발언도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이 갈등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표적 살해가 정치적 후속 조치가 없을 경우, 지속적인 불안정과 더 극단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이스라엘은 이란 고위 지도자들을 표적으로 삼아 공습을 지속하며 이란 정권 전복을 시도하고 있다. 과거의 사례에서 표적 살해는 종종 무장 단체를 약화시키지 못하고 오히려 더 강력한 후임자를 낳거나 갈등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해 왔다는 역사적 사실이 있다.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으며, 그의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후계자로 지명됐다. 모즈타바는 더 강경한 성향을 가진 인물로 평가되고 있어, 이스라엘의 전쟁 승리를 안겨다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일반적 평가이다.
나아가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주요 지도자들이 제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며,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 중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 정권 전복을 통해 친서방 정부를 수립하려는 목표를 언급했으나, 현재 이란 내에서 정권 전복을 위한 봉기 조짐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표적 살해 전략은 추종자들을 더 자극적이고 극단적으로 만들거나, 더 극단적인 후계자를 선출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과거에도 그랬다. 역사적으로 국가 지도자 암살은 드물게 이루어졌으며, 사례로 콩고와 리비아, 이라크의 사례가 그렇다. 종종 국가의 불안정과 혼란을 초래하며, 표적 살해는 갈등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며, 정치적 전략과 결합되지 않으면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 지도자 살해 전략(Killing Strategy)은 제한적
이스라엘은 이란 이슬람 공화국을 전복 시키기 위해 공습으로 이란 고위 지도자들을 잇달아 제거해 왔다. 그러나 고위급 무장세력을 표적으로 삼았던 과거 경험은 이러한 전략에 한계가 있으며 때로는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역사적 교훈이 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헤즈볼라의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를 제거했다. 하지만 헤즈볼라는 지금도 펄펄 살아 여전히 로켓을 발사하고 있다. 이 공격으로 가자지구의 하마스의 최고위 간부들이 제거되었다. 하지만 하마스는 여전히 가자지구의 절반을 장악하고 있으며 무기를 내려놓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의 목숨도 소중하고 질기겠지만, 헤즈볼라와 하마스의 목숨도 마찬가지이다.
표적 살해는 국가를 상대로 한 전략적 수단으로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지도자들이 승리라고 내세울 수 있는 가시적인 성과를 제공할 수는 있지만, 특히 명확한 목표가 없는 전쟁에서 그러한 성과는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한다. 이번 이란 전쟁의 표면적 목표는 명확하지 않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글로벌 안보 및 지정학 전략 부문 책임자인 존 알터만(Jon Alterman)은 “표적 살해(targeted killings)의 영향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약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19일(현지시간) 전했다.
알터만은 이란 정부와 군부가 여러 개의 중첩된 기관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러한 기관들이 지금까지 미국과 이스라엘의 강력한 공습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았다고 지적했다. “독재자조차도 자신을 뒷받침하는 전체 네트워크에 의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전쟁의 첫 포격에서 사망했다. 그의 아들인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후계자로 지명되었는데, 그는 아버지 보다 더 강경한 인물로 여겨진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최고 사령관들이 사망하거나 지하로 숨어든 이후에도 이스라엘과 인근 걸프 국가들을 향해 미사일 공격을 계속하고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고 있다.
* 이스라엘의 아주 오래된 생명 경시 전술
이스라엘은 역사 전반에 걸쳐 수십 건의 표적 살해를 자행했지만,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의 무장 단체들은 최고 지도자를 잃은 후에도 살아남아 더욱 강력해졌다.
헤즈볼라가 전형적인 사례이다. 1992년 이스라엘 공습으로 당시 지도자였던 아바스 무사위(Abbas Musawi)가 레바논 남부에서 사망했다. 그의 카리스마 넘치는 후임자인 나스랄라(Nasrallah)의 지휘 아래 헤즈볼라는 이 지역에서 가장 강력한 무장 단체로 성장했고, 2006년 이스라엘과 피비린내 나는 교착 상태에 빠질 때까지 전쟁을 벌였다.
나스랄라와 그의 부하들 대부분은 2024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전쟁에서 사망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는 그해 다른 주요 인사들의 손실도 컸지만, 현 전쟁 발발 후 며칠 만에 이스라엘에 대한 미사일 및 드론 공격을 재개했다.
또 하마스는 지도자를 잇달아 잃었다. 이스라엘은 2004년 공습으로 하마스의 창립자이자 정신적 지도자인 셰이크 아흐메드 야신(Sheikh Ahmed Yassin)을 사살했다. 이후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 공격을 주도했던 인물들 대부분이 사망했다.
양측 모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서 비롯된 수십 년 묵은 불만을 바탕으로 공세를 강화해 왔다.
미국은 알카에다(al-Qaida)와 무장세력 이른바 이슬람국가(IS)에 대한 표적 살해 작전도 감행해 왔으며, 2011년 파키스탄에서 오사마 빈 라덴(Osama bin Laden)을 사살하고, 2019년에는 IS 창시자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Abu Bakr al-Baghdadi)를 제거했다. 두 단체 모두 크게 약화되었지만, 이는 지상군을 동원한 수년간의 전쟁 끝에 이루어진 결과이다.
* 국가 상대로 사용된 사례는 드물고, 결과도 엇갈려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는 이란 지도자들의 암살은 이란 국민들이 봉기하여 정권을 전복하고, 이상적으로는 1979년에 전복된 친서방 왕정처럼 우호적인 정부를 수립할 수 있도록 이란 정부를 약화시키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란 당국이 1월에 대규모 시위를 진압한 이후 전쟁이 시작된 이래로 그러한 봉기의 조짐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의 오판일까? 아니면 네타냐후 1인의 장기 통치를 위한 꼼수일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때때로 이 전쟁이 이란 정부 내부에서 보다 온건한 지도자를 내세우기 위한 것이라고 시사했지만, 최종 결과는 오히려 더 급진적인 지도자의 등장이나, 국가가 붕괴될 경우 완전한 혼란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역사는 그러한 교훈을 이미 내놓았다. 교훈 무시는 지도자의 탐욕에 의한 것일까 아니면 무능에 의한 것일까? 무엇이든 과정에서 인명 경시 풍조는 만연돼 왔다.
* 현대 사회, 한 국가가 다른 국가의 지도자를 암살하는 일은 이례적
파트리스 루뭄바(Patrice Lumumba) 콩고 총리는 1961년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벨기에의 지원을 받은 음모로 축출되고 살해당했다. 이후 콩고는 수십 년간 권위주의 통치, 내전, 그리고 불안정한 시기를 겪었다.
2011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리비아 개입은 반군이 오랜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Moammar Gadhafi)를 체포하고 제거하는 길을 열었다. 10년이 넘는 내전과 불안정 끝에 리비아는 여전히 분열되어 있다. 이라크 역시 2003년 미국 주도의 침공으로 사담 후세인(Saddam Hussein) 정권이 무너지고 그가 체포되어 결국 처형되면서 비슷한 혼란에 빠졌다.
* 문제는 후계자가 누구냐에 달려
이스라엘 군사정보 연구부장을 역임했던 요시 쿠퍼바서(Yossi Kuperwasser)는 “표적 살해가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지만, 모든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작전 자체만으로는 해당 조직들이 피해를 입히고, 공격을 감행할 수 있는 능력을 극적으로 변화시키지는 못한다”면서 “이스라엘이 적들을 약화시키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자지구, 레바논, 그리고 지금은 이란에서 이스라엘이 수십 명의 주요 인물을 제거하여 지도부 구조를 영구적으로 재편했다고 지적했다. 이란의 경우, “아직 '정권 교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정권의 변화'는 분명히 있다. 국민들이 예전과 같은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고위 관계자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이란 핵심 지도자 제거 공습으로 이란 정치 지도자들이 군에 명령을 내리고 정책을 수립하며 의사 결정을 내리는 능력이 약화되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기밀 평가와 관련하여 익명으로 발언했다.
하지만 지도자를 제거하는 것은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는데, 추종자들을 더욱 극단적으로 만들거나, 더 극단적인 후계자를 내세우거나, 살해당한 지도자를 지속적인 영향력을 가진 ‘순교자’로 만들 수 있다.
노스이스턴 대학교 정치학자 맥스 아브람스(Max Abrahms)는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자치령의 자료를 보면, 표적 살해 이후 민간인에 대한 폭력이 급증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지적하고, “지도자 제거는 위험한 일이다. 어느 정도 자제력을 갖고 부하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던 지도자를 제거하면, 그 사람이 죽은 후에 훨씬 더 극단적인 전술이 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베이루트 카네기 중동 센터의 부소장인 모하나드 하게 알리(Mohanad Hage Ali)는 “표적 살해는 지도력 공백을 초래하고 변화의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지만, 이는 일관된 정치 전략과 결합될 때만 가능하다”면서 “조직의 지도부를 제거하거나 군사적으로 패배시킬 수는 있지만, 정치적인 후속 조치가 없으면 소용이 없다. 그리고 이 사태가 더 진전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