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봄철 미세먼지 주범 ‘한화’ 현장 단속 슬렁슬렁?

- 시 ‘합동단속’ 선언... 범위 넓혀야 실효성 거둘 수 있어 - 남동구, 공사현장 규정 있어도 관리 구멍... ‘계절관리제’ 확장 필요 지적

2026-03-08     이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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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미세먼지의 주범인 공사 현장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주택가 인근 주민들은 탁한 공기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지만, 지자체의 단속은 ‘슬렁슬렁’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 인천 시민들은 행정의 허점을 이용해 원칙을 무시하는 공사장 문제부터 바로잡으라며 강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인천시청 후문 인근 민간 건물 옥상에서 내려다본 한화 시공(기초토목) 2,500세대 아파트 건설 현장은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 현장은 토목 공사 과정에서 비산먼지 발생을 막기 위해 반드시 살수(물뿌리기) 작업을 병행해야 한다. 그러나 살수 조치 없이 작업을 강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고스란히 인근 주택가로 날아들고 있다.

건설 규정에 따르면 중장비 차량 운반이나 부지 조성 작업 시 살수는 필수 사항이다. 하지만 인천시와 관할 지자체의 관리 소홀과 느슨한 감시 속에 시공사는 이를 무시하고 있으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이 되고 있다. 주민들은 인근 주택가로 날아드는 미세먼지에 발만 동동 구르며 원성을 쏟아내고 있지만, 마땅한 대처 방법을 몰라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인천시가 이런 행정을 펼치는 원인으로 현장 중심이 아닌 ‘탁상행정’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천시는 최근 남동국가산업단지 미세먼지 단속을 대대적으로 벌였으나, 정작 시청 코앞에 있는 공사 현장은 방치하고 있어 시민들의 비웃음을 사고 있다.

시와 지자체가 상시 단속 체계를 갖추지 않고 민원이 제기되기만을 기다리는 수동적 태도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다.

주민들은 공기질은 갈수록 악화하는데 실효성 없는 행정 현실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시민들은 민원을 제기해도 단속 기관이 현장을 적발하기는 ‘불가항력’이라고 입을 모은다. 기관이 행정지도나 행정 명령(공사 중지) 등을 통해 세밀히 살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안일한 행정으로 시민들의 답답함만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일 인천시는 수도권대기환경청과 합동으로 첨단 분석 차량을 활용해 고농도 배출사업장을 점검하고, 대기 방지시설 훼손·방치 1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업체에는 경고 및 과태료 처분을 내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대대적인 합동단속의 결과가 고작 ‘1건’이라는 사실은 초라해 보일 수밖에 없다.

시민들은 봄철 미세먼지 단속 실적이 단 1건에 그친 것을 두고 “기관 운영의 가성비조차 나오지 않는다”라고 꼬집는다. 입맛에 맞는 특정 구역 단속에 그칠 것이 아니라, 단속 범위를 공사 현장 등으로 대폭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오히려 미세먼지의 실질적인 주범인 건설 현장을 직접 단속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주장이다.

인천시는 제7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기간(2025. 12. ~ 2026. 3.) 동안 남동산단 내 대기배출사업장을 대상으로 합동단속을 진행하며, 산업계 주요 배출원을 집중 점검했다고 밝혔다. 첨단 분석 차량으로 오염물질을 사전 측정해 의심 사업장 13곳을 선정했음에도 실제 법 위반이 확인된 곳은 단 1곳뿐이었다.

많은 시민은 이 같은 단속 결과 발표가 현실과 동떨어진 ‘엉터리’라고 비판한다. 이번 단속이 미세먼지를 잘 차단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주기 위한 관례적인 홍보 행사에 불과하다는 시각이다. 시는 단속 결과와 위반 사례를 홈페이지에 안내하며 관리·감독 강화를 약속하고 있지만, 현실과 결이 다른 홍보를 신뢰할 시민은 거의 없다.

우미향 시 대기보전과장은 “첨단 분석 장비를 활용해 선제적으로 점검했다”고 밝혔으나, 시민들은 “시청 인근 공사장 등 직접적인 피해 지역으로 단속 범위를 넓히라”고 일침을 가하고 있다. 이번 단속에 대해 시민들이 평가절하하는 이유는 행정의 안일함이 도를 넘었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이제 산업 현장보다 시민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건설 현장의 미세먼지가 더 심각하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구월동의 한 시민(김모 씨, 65세)은 “대기업 현장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약한 중소기업만 단속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한편, 미세먼지 저감 행정이 실효성을 잃고 변질되면서 주택가 주민들의 삶의 질은 추락하고 있다. 지자체가 성과 위주의 전시 행정에서 벗어나 단속 방법과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 한, 인천시의 미세먼지 대책은 ‘무늬만 단속’이라는 시민들의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