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반등에도 인구는 줄었다…합계출산율 0.80명 기록

30대 인구 증가·혼인 회복 영향…사망자 증가로 인구 감소 이어져 출생아 25만4500명으로 15년 만 최대 증가…OECD 최저 출산율은 여전

2026-02-25     이승희 기자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2년 연속 상승하며 4년 만에 0.8명 선을 회복했다. 출생아 수도 큰 폭으로 늘었지만 사망자가 출생아를 웃돌면서 인구 자연감소는 계속되는 등 저출산·고령화 구조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80명으로 전년(0.75명)보다 0.05명 증가했다. 2024년 반등 이후 2년 연속 상승이며, 2021년(0.81명) 이후 4년 만에 다시 0.8명대를 회복한 수치다.

합계출산율은 가임기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의미한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2023년 0.72명까지 하락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최근 두 해 연속 상승 흐름을 보였다.

출생아 수도 증가했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25만 4500명으로 전년보다 1만 6100명(6.8%) 늘며 2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출생아 증가 폭은 2010년 이후 15년 만에 최대 수준이며, 증가율 역시 1970년 통계 작성 이후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의미하는 조출생률도 5.0명으로 전년보다 0.3명 상승했다.

정부는 출산 반등의 배경으로 인구 구조 변화와 혼인 증가 흐름을 지목했다. 박현정 국가데이터처 인구동향과장은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30대 초반 인구가 2021년 이후 증가하고 혼인이 3년 연속 늘어난 가운데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사회조사에서도 결혼 이후 출산에 대해 긍정적으로 응답한 비율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 출산율은 20대 초반 이상 모든 연령층에서 상승했다. 30대 초반 출산율은 73.2명, 30대 후반은 52.0명으로 각각 전년 대비 2.9명, 6.0명 증가했다. 20대 후반은 21.3명, 40대 초반은 8.5명으로 각각 0.6명, 0.8명 늘었다.

출산 연령의 고령화 흐름도 이어졌다. 모의 평균 출산연령은 33.8세로 전년보다 0.2세 상승했다. 첫째아 평균 출산연령은 33.2세, 둘째아 34.7세, 셋째아 35.8세로 나타났다. 35세 이상 고령 산모 비중은 37.3%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출생성비는 여아 100명당 남아 105.8명으로 전년보다 0.8명 증가했다.

지역별 합계출산율은 전남이 1.10명으로 가장 높았고 세종 1.06명, 충북 0.96명 순이었다. 반면 서울은 0.63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출생아 수는 경기 7만 6300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서울 4만 5500명, 인천 1만 6600명, 부산 1만 4000명 순으로 집계됐다.

합계출산율과 출생아 수가 증가했지만 한국의 출산 수준은 여전히 국제적으로 낮은 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3년 기준 OECD 평균 합계출산율은 1.43명이며, 1명 미만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한편 사망자는 증가하며 인구 감소 흐름은 지속됐다. 지난해 사망자 수는 36만 3400명으로 전년보다 4800명(1.3%) 늘었다. 출생아에서 사망자를 뺀 인구 자연증가 규모는 마이너스(-) 11만 명으로 자연감소 상태가 이어졌다.

안형준

인구 1000명당 사망자를 의미하는 조사망률은 7.1명으로 전년보다 0.1명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90세 이상과 70대 사망자가 증가한 반면 60대 이하 연령층에서는 대체로 감소했다. 시도별로는 세종을 제외한 16개 시도에서 인구 자연감소가 발생했으며, 감소 규모는 경북이 가장 컸고 경남과 부산이 뒤를 이었다.

합계출산율이 상승했지만 국제 비교에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최근 기준 회원국 평균 합계출산율은 1.43명으로, 한국은 여전히 1명 미만을 기록한 유일한 국가다. 출생아 증가에도 불구하고 인구 감소 흐름이 지속되는 배경이다.

안형준 국가데이터처장은 이날 SNS에 합계출산율의 상승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안 처장은 "합계출산율은 여성의 가임기간(15~49세) 동안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의미한다"며 "이번 출산율 반등은 30대 초반 여성 인구 증가라는 인구구조 변화의 영향도 있지만, 인구가 감소한 30대 후반 연령층에서도 출산율이 상승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데이터처는 앞으로도 인구정책 수립과 시행에 필요한 인구 통계와 데이터를 충실히 제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