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국민을 형수 보듯 한다

선거철에는 시장을 존중한다고 했다가, 대통령이 되고 나니 정부 이기는 시장은 없다고 한다

2026-02-16     김동일 칼럼니스트
영국

2026년 1월 28일 이재명 대통령과 임광현 국세청장이 등장하는 국무회의 현장의 한 장면이다. 국세 체납 징수에 대한 문답이 오고 가던 중에 이재명은 국세청장을 다그쳤다.

국세청이 할 수가 있잖아요, 관련 규정만 만들어주시면 언제든지 가능합니다. 입법이나 시행령으로 가능한가요? 통합징수법, 국가채권관리법 등의 개정이 있으면 가능합니다. 입법이 늦기 때문에 각 부처 합동 관리나 업무 위임으로 할 수 있잖아요, 법 개정을 해주시면 가능합니다.

“아이 참, 말을,,, 고거 될 때까지, 고 사이에... 애기하잖아요. 지금부터 하시라구요, 업무위임, 가능할 수 있어요, 어쩌고 저쩌고 할 수 있을낀데...”

대통령의 막무가내에 국세청장의 얼굴에서 숨기려 해도 숨길 수 없는 갑갑함이 묻어났다. 국세청장은 규정이 없어서 할 수 없다는 대답인데, 대통령은 규정도 모른 채 밀어붙이라는 주문을 하고 있다. 대통령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대통령도 잘 모르고 있다. 공무원을 다그치려면 그 업무에 대한 기본적 지식은 익히고 나와야 한다. 알아야 통반장도 하는 법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낮에는 현장을 둘러보고 밤에는 전문적 용어가 난무하는 현안 관련 서적을 펴놓고 보고서와 대조하며 밤샘 공부를 밥 먹듯 했다. 그런 다음 담당 공무원의 보고에 의문을 제기하곤 했다. 전두환 대통령은 자기가 신임하는 김재익 경제수석에게 “여러 말 필요없어, 경제는 당신이 대통령이야.”라며 전권을 위임했다. 전문가가 추진하는 경제 정책 덕분에 전두환 시대는 단군 이래 최고의 호황을 구가했다.

2월 7일 X(트위터)에 대한상공회의소는 '한국 부자의 해외 탈출 세계 4위'라는 영국의 이민 컨설팅업체인 헨리앤파트너스 조사 결과를 인용하여 보도자료를 내놨다. 이에 대해 이재명이 "고의적 가짜뉴스"라고 공개 질타하자, 각 부처 장관이 들고 일어나 대한상의를 공격하는 ‘다구리’가 벌어졌다.

대통령이 한가한 모양이다. 시중에서 돌아다니는 온갖 풍문에 대하여, 특히 자기에게 불리한 것에 대해서는 거품 물고 나서는 모양새는 대통령의 품격에 맞지 않다. 성남시장이라면 모를까, 아직도 이재명은 자기 자신을 성남시장이나 ‘성남 총각’의 수준에서 대통령으로의 품격을 업그레이드하지 못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주택의 임대사업자들이 그동안 특혜를 누려 왔다. 불공정한 제도를 방치하고 부동산 불패 신화 결코 깰 수 없다”라며 “이제 실천할 때고 늦었지만 행동할 때”라고 강조하며, 등록 임대사업자에 대한 혜택이 과도하다며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 폐지를 시사했다. 그리고 이런 발언도 했다. "정부 이기는 시장 없다"

그러나 2021년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1년 한시적으로 늦추고, 처분 시기별로 차등을 두는 구체적인 방안까지 제시했던 사람은 이재명이었다. 당시 이재명은 민주당의 대권 후보자였다. 그리고 이런 말도 덧붙였다. “솔직히 서로 동의가 안 되면 몇 달 뒤 대통령 선거가 끝난 후에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도 든다” “핵심은 시장 존중이라고 본다”

선거철에는 시장을 존중한다고 했다가, 대통령이 되고 나니 정부 이기는 시장은 없다고 한다.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다. 정부가 권력을 휘두르면 정부를 이길 상대는 시장이 아니라 시장 할아버지가 와도 정부를 이길 수 없다. 그것도 국민을 상대로 반협박성 발언을 밥 먹듯 하는 정부라면 더욱 그렇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은 자주 격노하고 있으며, ‘대통령의 격노는 이처럼 단순한 감정 표출을 넘어 대통령이 가진 하나의 정치 행위처럼 활용돼 왔다. 격노는 정부 내부 ‘기강 잡기’를 통한 위기 돌파에 활용됐다‘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다른 대통령의 격노라면 모를까, 이재명 대통령이 격노할 때마다 국민은 이재명 대통령의 형수가 오버랩된다. 국민과 형수는 같지 않음을 알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