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특별법 17개월 표류에 3,000 도민 집결…김진태 지사 삭발 동참

통합법 편향 지원에 ‘역차별’ 성토, “공공기관 우선 배정은 최악의 불균형” 비판 김진태 지사 삭발 호소 “강원특별법 더는 미룰 수 없다”

2026-02-09     조상민 기자

강원특별자치도가 17개월째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강원특별법 3차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위해 대규모 상경 투쟁에 나섰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정부가 추진 중인 ‘광역 통합특별법’의 파격적인 인센티브와 공공기관 우선 배정 방침을 '최악의 불균형'으로 규정하고, 강원·전북·제주·세종 등 기존 특별자치 시도에 대한 동등한 대우와 법안 처리를 강력히 촉구했다.

도는 9일 오후 1시 30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관 계단에서 도민 3,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강원특별법 3차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강원특별자치도 범국민추진협의회(협의회장 최양희) 주관으로 열린 이번 대회는 오후 4시까지 이어졌으며 도민 결의문 낭독과 피켓 시위, 삭발식 등이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서 김진태 도지사와 김시성 도의장은 삭발에 참여하며 법안 통과 의지를 표명했다. 김 지사는 이후 국회 앞에서 천막 농성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도는 강원특별법 3차 개정안이 2024년 9월 한기호·송기헌 의원 공동대표 발의 이후 17개월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반면, 광역 통합 관련 특별법안은 2월 국회 심사 일정에 오른 점을 문제로 제기했다.

강원특별법 3차 개정안은 미래산업 글로벌도시 비전 구체화 19건, 주민 체감형 규제 개선 15건, 특별자치도 자치권 강화 6건 등 총 40개 입법 과제로 구성됐으며, 이 가운데 약 3분의 2가 정부 부처 협의를 마친 상태라고 도는 설명했다.

반면, 더 많은 특례와 권한, 정책 지원 방안을 담은 3개 통합특별법은 9일 입법공청회를 열어 법안 타당성 등을 검토하고, 10~11일 행안위 법안심사소위원회 심사를 거친 뒤 12일 행안위 전체회의 의결 등이 예정돼 있다. 

현장에 참석한 강원 지역 국회의원들도 법안 처리를 촉구했다. 

이철규 국회의원(동해·태백·삼척·정선)은 “공공기관을 5극에 우선 배정하겠다는 방침은 결국 도에 배정돼야 할 공공기관을 배정받지 못한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어 “도는 그동안 수도권 주민을 위해 각종 규제를 감내해 왔다”며, “여야나 정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어디서든 동등하게 살아갈 권리를 달라는 강원도민의 절절한 호소”라고 강조했다. 

한기호 국회의원(춘천·철원·화천·양구을)은 “2차 개정 이후 시급한 과제들을 모아 3차 개정안을 마련했지만, 법안 심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내일 행안위 법안심사소위원회가 예정된 만큼, 오늘이 도민의 뜻을 강력히 전달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고 밝혔다. 이어 “힘을 모아 강원특별법 3차 개정안이 반드시 관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고 강조했다. 

박정하 국회의원(원주갑)은 “남들처럼 20조 원 달라는 것도 더 큰 혜택을 달라는 것도 아니다”며, “그동안 강원도가 받지 못했던 몫을 돌려달라는 정당한 요구”라고 전하며, 강원특별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이양수 국회의원(속초·인제·고성·양양)은 “2차 개정을 통해 4대 규제를 풀어내고 있고 3차 개정안에는 도가 미래산업 글로벌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핵심 내용들이 담겨 있다”며, “이번 국회에서 강원특별법 3차 개정안이 반드시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강원도 전역에서 나서 주셨다”며, “이 같은 농성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렇게 도민이 한 자리에 모인 만큼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에 특별자치도가 강원특별자치도만 있는 것이 아니다”며, “어제 3개 특별자치도 도지사들과 만나 힘을 보태기로 뜻을 모았다”고 강조하며 3특과 행정수도특별법 통과를 촉구했다. 

한편, 국회 행안위는 오는 10일과 11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관련 법안들을 심사할 예정이어서, 이번 결의대회가 법안 처리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다음은 김진태 강원도지사의 호소문 전문이다. 

이 혹한에 강원도민 3,000명이 오늘 국회의사당 앞에서 궐기대회를 했습니다. 삭발까지 감행하시는데, 도지사인 제가 어떻게 지켜만 볼 수 있겠습니까? 제가 대신 삭발을 했습니다. 잘려 나간 제 머리카락은 다시 자라겠지만, 함께 나눈 마음은 잊지 않겠습니다. 

국회는 강원·전북·제주·세종특별법을 2년 동안 심사도 안해주면서 광역통합법만 처리하려고 합니다. 

통합시도에 年5조씩 20조 인센티브를 준다는데 그 재원은 어디서 납니까? 다른 시도는 피해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공공기관 이전도 통합시도는 2배로 주고, 우선권까지 준다고 합니다. 이전대상기관 350개 중에 50개씩 우선적으로 골라가면 다른 지역은 쭉정이만 남게 됩니다. 

이건 최악의 불균형입니다.

5극만 있고 3특은 대한민국 아닙니까? 3특은 잡아놓은 물고기입니까? 3특 지원대책을 수립해 주십시오. 강원·전북·제주·세종특별법도 처리해야 합니다. 

저는 4개 특별시도 협의회장으로서, 삭발후 국회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합니다. 국민여러분께서도 힘을 모아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