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특정 조건 자율주행 안전 규제 기준 마련 계획

- 미국과 중국이 유엔 규정을 채택할지 불확실

2026-02-05     최도현 기자

유엔이 자율주행 차량(automated driving of vehicles)에 대한 ‘안전 규제 기준’(safety regulation standards)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요미우리 신문이 자신들이 입수한 규정 초안을 바탕으로 5일 보도했다.

이 규정은 특정 조건 아래에서 시스템이 ‘모든 주행 조작’(all driving operations)을 수행하는 ‘레벨 4’ 자율주행 단계를 상정할 예정이다. 규정은 자율주행 시스템(ADS=Automated Driving System)이 숙련된 운전자와 동일한 수준의 안전성을 갖추도록 요구하고, 자동차 제조업체에 ‘주행 상황을 기록하는 장치’(devices that record the running conditions)를 차량에 장착하도록 의무화한다는 방침이다.

이 규정이 실현된다면, 지방 도로를 포함한 모든 도로에 적용되는 최초의 포괄적인 국제 안전 기준이 될 것이다. 유엔은 오는 6월까지 이 규정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엔이 계획한 기준은 한국이나 일본의 공통 기준이 될 것이다. 유엔 규정이 자율주행차의 양산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있다.

유엔유럽경제위원회(UNECE) 산하 전문가 패널인 세계자동차규제조화포럼(WP.29)은 안전 규제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UNECE는 전 세계 차량 규제를 기술 혁신을 반영해 안전·환경·무역을 개선하도록 조화시키는 국제 협의체이다.

해당 규정 초안은 1월 제네바에서 열린 관련 회의에서 발표되었으며, 주요 내용은 대체로 승인되었다.

WP.29는 차량의 구조 및 부품에 관한 많은 국제 표준을 정리했다. 고속도로에서 자율주행에 관한 규정은 있지만, 일반 도로에서 자율주행을 포함한 시스템에 대한 포괄적인 규정은 아직 마련되지 않다.

차량에 설치될 자율주행 시스템(ADS)과 관련하여, 초안은 “일반적으로 이 규정은 ADS가 혼합 교통 상황에서 숙련되고 주의 깊은 인간 운전자와 최소한 동등한 수준의 안전을 제공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As a general concept, this regulation requires the ADS to deliver a level of safety in mixed traffic at least equivalent to that of a competent and careful human driver.)

이 규정은 자동차 제조업체에 엄격한 수치적 목표를 부과하지는 않지만, 시스템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손해의 위험 수준이 시뮬레이션 계산과 실제 주행 조건에서의 테스트를 통해 충분히 낮다는 것을 입증하도록 요구한다.

이 규정은 또 자동차 제조업체가 자율주행 중 속도, 주변 사람이나 물체와의 거리, 카메라 이미지 등과 같은 데이터를 기록하고 저장하는 장치를 설치하도록 의무화할 것이다.

운전 중 심각한 사고가 발생하거나 통신 장애와 같은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자동차 제조업체 및 관련 회사는 이를 신속하게 당국에 보고하도록 했다.

유엔 규정을 채택하는 국가들은 상호 인정 체계를 갖추게 되어, 자율주행 시스템(ADS)이 장착된 차량은 수출 후 ‘추가 검사 없이’ 판매될 수 있다. 한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일본, 호주 등 약 60개국이 이 체계에 참여하고 있다.

세부적인 규정이 마련되면,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유엔 규정을 채택하는 다른 국가에도 자율주행차를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수출 시 대량 생산에 필요한 심사를 통과해야 할 것이다.

한편, 자율주행 기술을 다른 나라들보다 먼저 개발한 ‘미국과 중국이 유엔 규정을 채택할지는 불확실’하다. 두 나라가 서로 다른 규제 기준을 설정할 경우, 한국 자동차 제조업체는 해당 국가로 차량을 수출하기 위해 미국과 중국의 기준에 부합하는 안전 조치 또는 기타 기능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자율주행은 운전자의 역할에 따라 5단계로 분류된다. 4단계에서는 주행 구역 및 주행 속도와 같은 특정 조건이 충족될 경우, 시스템이 차량 인식, 판단 및 제어에 필요한 모든 동작을 수행한다.

한국 정부는 2027년 자율주행 차량 ‘레벨 4’(운전자 개입 없이 일부 자율주행)의 상용화를 선언했다. 미국이나, 중국 등에 상당한 격차를 보이며 뒤처져 있는 자율주행 차량 수준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레벨 5는 ‘운전자가 없는 완전 자율주행’ 수준을 말한다.

일본의 경우, 2023년에는 후쿠이현 에이헤이지에서 일본 최초로 ‘4단계 교통 시스템’을 활용한 교통 서비스가 허가되었으며, 이후 전국 각지에서 실용화를 위한 시험 및 시도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