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쿠바 국가비상사태’ 선포…중국과 손잡은 쿠바 정조준
러시아·중국·테러단체 연계 지목…쿠바 지원국 대미 수출품에 추가 종가세 가능 쿠바 직접 제재 아닌 세컨더리 관세…통상과 안보 결합 신호탄
도널드 J.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군사·정보 협력을 강화해 온 쿠바 공산정권을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특별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국가비상사태를 전격 선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서명한 행정명령으로 쿠바 공산정권을 미국 국가 안보와 외교 정책에 대한 “비정상적이고 특별한 위협(unusual and extraordinary threat)”으로 규정하고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번 조치는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 국가비상사태법(NEA), 미합중국법전 제 3편 제 301조를 법적 근거로 발동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에서 "미국은 쿠바 공산 정권의 "약탈적이고 악의적인 행위에 대해 무관용(Zero Tolerance) 원칙을 적용할 것”이라며 쿠바 국민의 자유 민주주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행정명령은 쿠바 정부가 다음과 같은 행위를 통해 미국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쿠바는 러시아, 중국(PRC), 이란 등 미국의 적대국과 군사·정보 협력 관계를 유지하며, 미국에 적대적인 국가 및 행위자들과 결탁하고 있다고 지적됐다. 또한, 하마스(Hamas), 헤즈볼라(Hezbollah) 등 초국가적 테러 조직에 안전한 활동환경을 제공해 서반구의 안정을 해치고 있다고 명시됐다.
군사·정보 측면에서도 쿠바는 러시아의 최대 해외 신호정보(SIGINT) 시설을 유치해 미국의 국가 기밀 탈취를 시도하고 있으며, 중국과도 심층적인 정보·국방 협력을 지속하며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비판받았다.
아울러 쿠바는 미주 지역에서 제재 회피, 정보·안보 지원을 통해 지역 안정을 저해한다고 지적됐다.
인권 문제와 관련해서는 정치적 반대파 탄압, 고문, 언론의 자유 부정, 시민활동 억압 등 조직적인 인권 침해가 지속되고 있으며, 이주와 폭력을 통해 지역 불안을 조장하고 있다고 규정했다.
행정명령은 쿠바가 공산주의 이념과 체제를 서반구 전역으로 확산하려 하고 있다고도 명시했다.
미국 행정부는 이러한 행위들이 국가안보와 외교정책, 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중대한 위협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번 행정명령의 핵심은 쿠바에 석유를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제공하는 제3국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체계 도입이다. 쿠바를 직접 제재하는 데서 나아가, 쿠바와 에너지 거래를 지속하는 국가를 상대로 한 사실상 2차 제재 성격을 띤다.
부과 방식은 상무부 장관이 특정 국가의 쿠바 석유 공급 여부를 조사·확인하면, 국무부 장관이 재무부·상무부·국토안보부·미국무역대표부(USTR) 등과 협의해 해당 국가의 대미 수출품에 대해 추가 종가관세(ad valorem duty) 부과 여부와 범위를 대통령에게 추천하는 구조다. 최종 관세 부과 여부와 세율은 대통령이 결정한다.
이번 행정명령은 2026년 1월 30일 오전 12:01(미 동부 표준시)부터 즉시 발효됐다.
명령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가 중국과 깊은 정보·국방 협력(deep intelligence and defense cooperation with the PRC)을 구축하고 있다”고 명시하며, 쿠바가 중국의 첩보·군사 활동을 위한 안전한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쿠바 내 시설을 통해 중국이 미국의 민감한 정보를 탈취하거나 서반구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가 미국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는 점을 강조됐다.
쿠바-중국 관계는 단순한 이념 동맹을 넘어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발전해 왔다. 1960년대부터 사회주의 공통 기반으로 시작된 이 관계는 최근 쿠바의 심각한 에너지 위기(베네수엘라 석유 공급 중단 후) 속에서 더욱 강화됐다.
중국은 이달 시진핑 주석 승인으로 8천만 달러 규모의 긴급 재정 지원과 쌀 6만 톤, 쿠바 전력망의 2/3를 충당할 수 있는 2,000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55개소)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쿠바의 전력망 붕괴를 막고 있다.
중국 기업 페트로차이나(CNPC), 시노펙(Sinopec) 등 중국 국영 기업들은 쿠바 국영 석유회사(CUPET)와 협력해 심해 석유 탐사 및 에너지 현대화 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단순한 원조가 아니라 미국의 '앞마당'인 카리브해 지역에서의 중국의 교두보를 확보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쿠바는 중국의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력 지지하며 라틴아메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돕고 있다.
행정명령은 쿠바가 하마스·헤즈볼라 등 테러 단체에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고, 러시아의 최대 해외 신호정보 시설을 유치하고 있으며, 중국과 깊은 정보·국방 협력을 구축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중국 외교부는 즉각 반발하며 “쿠바 주권 수호를 굳건히 지지한다”고 밝혔고, 미국의 조치를 “괴롭힘(bullying)”으로 규정했다.
마두로 체포 직후인 1월 5일, 트럼프 대통령은 에어포스원 기내 인터뷰 등에서 "쿠바는 이제 에너지와 자금을 줄 베네수엘라를 잃었다. 쿠바는 곧 무너질 것(ready to fall)"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쿠바의 상황을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권투 선수'에 비유하며, 미국이 직접 군사 개입을 하지 않아도 경제적 고립만으로 정권이 붕괴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 서명 약 2주 전에도 "이제 쿠바로 들어가는 석유도 돈도 없다. 제로다! 너무 늦기 전에 그들이 '미국과' 거래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 "쿠바는 수년간 베네수엘라로부터 막대한 석유와 돈을 받아 연명해 왔다. 그 대가로 지난 두 명의 베네수엘라 독재자들에게 '보안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이제는 아니다!"라고 SNS에 게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