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ICE 이용 민주당 주에 압력 행사” : WP

2026-01-28     김상욱 대기자

도널드 J.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는 수개월 동안 미네소타주 민주당 지도부에게 운전면허증 번호와 사회보장번호 일부를 포함한 주 유권자에 대한 상세 정보를 제출하도록 강요해 왔다. 그러나 주 정부 관계자들은 거부 의사를 밝으며, 이에 팸 본디(Pam Bondi) 법무장관은 연방 정부가 미니애폴리스 거리에 이민 단속 요원을 대거 배치한 것을 언급하며, 같은 요구를 반복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28일 보도했다.

지난 24일 날짜로 작성된 법무장관의 편지는 주 정부에 ‘유권자 정보 공유, 공공 지원 데이터 제출, 그리고 연방 정부의 이민 단속 협조’를 촉구하는 내용이라고 한다. 이 편지는 국경 경비대가 미니애폴리스에서 중환자실 간호사 알렉스 프레티를 총격 살해한 바로 그날 발송되었다.

팸 본디의 접근 방식은 미네소타를 비롯한 여러 주의 민주당원들이 행정부가 자신들을 협박하고, 압박하여 더 많은 권력을 행정부에 넘겨주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비난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법무장관은 다른 수십 개 주에서도 유사한 데이터를 얻어내려고 시도하고 있다.

미네소타주 법무장관 키스 엘리슨(Keith Ellison, 민주당)은 “주 정부는 권한을 갖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는 ‘내가 대통령으로 있는 동안에는 그런 권한은 없다. 우리는 너희를 차로 밀어버릴 것이다. 너희 국민을 죽일 것이다. 너희에게 최루탄을 쏠 것이다. 너희 도시를 침략할 것이다. 모두를 공포에 떨게 할 것이다. 시민들을 죽일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No you don’t, not while I’m president. We’ll run you over. We’ll kill your people. We’ll shoot pepper balls at you. We’ll invade your city. We’ll terrorize everyone. We’ll kill citizens.)고 강력히 비판했다.

국토안보부(DHS)는 지난달 역대 최대 규모의 단속 작전 “메트로 서지 작전”(Operation Metro Surge)을 개시한 이후, 수천 명의 ICE 요원을 미네소타에 파견했다. 알렉스 프레티(남자 간호사)의 사망은 또 다른 요원이 ‘르네 굿’을 차량에서 사살한 지 2주 반 만에 발생했다. 두 희생자 모두 37세였다.

연방 정부는 이민법을 집행할 광범위한 권한을 가지고 있으며, 연방 판사는 26일 미네소타 주가 이민 단속 요원들의 주둔을 막기 위해 제기한 소송에서 미네소타주의 주장에 대해 거듭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하며 이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헌법이 투표 정책에 대한 주요 책임을 주 정부에 부여하고 있기 때문에, 선거와 관련해서는 연방 정부의 권한이 훨씬 제한적이다.

팸 본디가 팀 월즈(Tim Walz) 미네소타 주지사(민주당)에게 보낸 서한은 “이민 단속을 이용해 주 유권자 명부를 확보하려는 시도”로 보였다. 미네소타주 관계자들은 이러한 요구를 거부하며, 본디가 법무부가 보유할 권리가 없는 민감한 유권자 정보를 넘겨주도록 강요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미네소타주 법무장관 엘리슨은 “이 사건은 이민 문제도, 사기 문제도 아니었다. 강압과 협박에 관한 문제였다”고 말했다. 연방 법무부는 최근 월즈 주지사를 비롯한 관련자들이 이민 단속을 방해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소셜미디어에 월즈 주지사와 통화했으며 두 사람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믿는다는 글을 올려 이전과는 다른 태도를 보였다. 그는 곧 다시 통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백악관 대변인 애비게일 잭슨(Abigail Jackson)은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거리에서 최악의 범죄자들을 제거하기 위해 지역 지도자들과 협력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연방 법무부는 이에 대해 공식적인 논평을 거부했다.

조지타운 대학교 스티븐 I. 블라덱(Stephen I. Vladeck) 법학 교수는 “미네소타주 공무원들이 연방 정부의 이민 급증을 막기 위해 제기한 소송은 ‘새로운 시대를 위해 고안된’ 연방 정부 권력의 한계에 관한 법률 이론을 시험하는 것”이라며, “기존의 법률 체계는 행정부의 무분별한 불법 행위를 용인하도록 설계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청문회를 앞두고 재닛 밀스(Janet Mills) 메인 주지사(민주당)는 “특히 이민 단속 요원들이 메인주에 대거 유입된 상황에서 이 사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직 주 법무장관 출신인 밀스 주지사는 “공화당이 헌법 수정 제10조에 명시된 주권에 대한 역사적 지지입장을 고려할 때 위선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면서 “공화당원들은 언제나 수정 헌법 제10조를 좋아했다. 그런데 갑자기 반대하는 입장이 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캔자스주 법무장관 크리스 코바흐(Kris Kobach, 공화당)는 자신은 “오랫동안 주권 옹호와 수정 헌법 제10조 지지입장을 고수해 왔다”면서 “그러나 그는 이민 문제에 대한 연방 정부의 권한은 명확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팸 본디가 미네소타주에 이민 당국과의 협력 방식을 바꾸라고 촉구한 것은 ‘정책 권고’(policy recommendation)였다고 말했다. 그는 본디가 그 요청을 주에 배치된 이민 당국 요원들의 증원과 연관 지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강압적인 상황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코바흐는 연방 정부가 공공 지원 프로그램에 자금을 지원하기 때문에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데이터에 접근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권자 명부 요청이 미네소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있을 수 있지만, 연방 정부가 해당 데이터에 접근할 권리가 있으며, 불법 유권자를 찾아내는데 그 데이터를 사용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유권자 명부와 이민 단속 간의 연관성을 둘러싼 논쟁이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뜨겁게 달아올랐다. 일한 오마르(Ilhan Omar) 하원의원(민주당, 미네소타주)은 온라인에서 본디의 서한이 이민 단속 요원들의 증원은 ”애초부터 선거 조작(rigging elections : 부정선거)을 위한 것이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주들은 지난 한 해 동안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수십 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 롭 본타(Rob Bonta, 민주당)는 소송이 권력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연방 정부를 견제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의회의 견제 기능이 완전히 사라졌다“며 ”공화당이 주도하는 의회는 완전히 무기력해서 트럼프 행정부가 시키면 뭐든 뛰어들 준비가 되어 있고, 심지어 얼마나 높이 뛰어야 하는지도 묻고 있다“고 말했다.

(연방) 법무부가 미네소타주의 유권자 명부를 요구한 것은, 법무부가 수개월 동안 여러 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여 유권자들의 생년월일, 운전면허증 번호, ​​사회보장번호 일부 등 개인 정보를 확보하려 한 데 따른 것이다.

법무부는 유권자 명부를 확보하기 위해 총 24개 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대부분의 사건에서 법원은 아직 판결을 내리지 않았다. 이달 초 한 연방 판사는 법무부가 해당 정보에 접근할 권리가 없다는 이유로 캘리포니아주를 상대로 제기된 소송을 기각했다. 이 판결은 다른 법원들이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볼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방 법무부 관계자들은 주 정부가 명단을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해당 명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일부 주 정부로부터 받은 데이터를 이민 단속을 담당하는 국토안보부와 공유해 왔다.

헌법에 따라 ‘선거 관리’는 연방 정부가 아닌 주 정부의 책임이다. 캘리포니아 중부 지방법원의 데이비드 오. 카터(David O. Carter) 판사는 법무부의 캘리포니아 유권자 명부 확보 시도를 기각한 최근 판결에서 ”의회는 행정부에 모든 미국인의 개인 정보를 집중 관리 할 권한을 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카터 판사는 법무부가 명단을 입수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유권자들이 자신의 정보가 부적절하거나 불법적인 목적으로 사용될 것을 우려하여 투표율이 감소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판결문에 적었다.

미네소타주 유권자 명부를 관리하는 스티브 사이먼(Steve Simon) 국무장관(민주당)은 팸 본디의 최근 요구를 거부하며, 대부분의 주들이 비슷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미네소타주만 독보적으로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 이 정보를 요청받은 대다수 주들이 우리와 비슷한 이유로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강조했다.

메인주 국무장관 셰나 벨로우스(Shenna Bellows, 민주당)는 ”법무부가 메인주 유권자 명부를 요구하는 것에 맞서 싸워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본디의 편지가 분명히 보여주는 것은 ICE가 미네소타와 메인을 침공한 것은 이민 문제가 아니라 ‘폭력을 행사’하고 ‘혼란을 조장’하여 우리 주와 ‘선거를 통제’하려는 시도였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유권자 명부를 둘러싼 소송에 개입한 민주당 유권자들을 대리하는 변호사 우조마 은콴타(Uzoma Nkwonta)는 행정부가 주별 유권자 명부를 수집하면, 이를 이용해 사람들의 투표권을 문제 삼을 수 있다면서, ”이것이 바로 선거를 훔치는 방법“이라며, ”이 명단을 입수해 투표를 방해하거나,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사후에 제출하는 것이 바로 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