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순위 신화' 함지훈, 현대모비스의 전설로 18년 만에 은퇴한다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의 프랜차이즈 스타 함지훈이 2025-2026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한다. 현대모비스 구단은 지난 27일 함지훈의 현역 은퇴 결정을 공식 발표하며, 시즌 종료 후 그의 등번호 12번을 팀 역사상 네 번째 영구 결번으로 예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프로농구 전체로는 13번째 영구 결번이다.
함지훈의 은퇴 투어는 3월 6일 서울 SK와의 원정경기부터 시작되며, 공식 은퇴식은 4월 8일 창원 LG와의 홈경기로 예정되어 있다. 이 투어는 함지훈이 스스로 선례를 만들기보다는 구단과 후배 선수들을 위한 결정이었다. 은퇴 소식을 알린 바로 그날 현대모비스는 고양 소노전에서 45점 차 대패를 당했고, 함지훈은 5분 23초간 뛰며 1어시스트에 그쳤다. 양동근 감독은 경기 직후 "선수단에 은퇴 소식이 영향을 준 것 같다"며 고개를 숙였다.
1984년생인 함지훈은 어린 시절 체격과 신장이 평균 이하였지만, 체중 감량과 기량 발전으로 청소년 대표를 거쳐 경복고와 중앙대를 졸업했다. 함지훈은 2007년 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0순위로 현대모비스에 지명되며 프로에 입문했다. 당시 대학시절 197cm 맨발 신장을 가진 '언더사이즈 빅맨'이었던 탓에 전문가들은 그의 성공을 확신하지 못했다.
2007년은 프로농구에서 손꼽히는 황금세대 드래프트였다. 함지훈을 비롯해 김태술, 양희종, 이동준, 박상오, 신명호 등 여러 선수가 주전과 올스타급으로 자리잡았다. 이중에서도 낮은 순번이었던 함지훈은 영리한 농구 센스와 고유의 피벗 플레이로 프로 무대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데뷔 시즌엔 신인왕을 놓쳤지만 2년차엔 식스맨상을, 3년차엔 현대모비스의 통합우승을 이끄는 등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 MVP를 동시 수상했다.
상무 복무 후 복귀해서는 양동근 등과 함께 최강 전력을 구축한 현대모비스의 '왕조' 중심에 섰다. 2012-2013시즌부터 2014-2015시즌까지 KBL 유일의 챔피언결정전 3연패 달성, 2018-2019시즌 우승 등 총 다섯 차례 정상에 올랐다. 28일 기준 정규리그 통산 839경기에서 9.9점, 4.7리바운드, 3.5어시스트를 기록했고, 누적 8338득점은 구단 최다다. 빅맨임에도 타고난 내구성과 여유 있는 성격, 기본기에 힘입어 42세까지 장수했다. 팀 던컨에 비견되는 플레이스타일로 '함던컨'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함지훈은 최근 식스맨으로 출전시간이 줄었지만, 여전히 후배들을 이끄는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냈다. 2025-2026시즌 34경기에서는 평균 12분 6초 동안 3.7점, 2.3리바운드, 1.7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올 시즌 13승 22패로 8위에 머물러 있으며, 플레이오프 진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양동근 감독은 "함지훈이 늘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고, 함지훈은 "늘 팀에 필요한 선수가 목표였다"며 "한결같음"을 자신의 농구 인생으로 요약했다. 18년간 묵묵히 팀을 지킨 함지훈의 여정은 후배들에게 큰 귀감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