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수원특례시 2025년, 돌봄과 민원에서 답을 찾다...'행정은 결과가 아니라 방식이다'

기자말 한마디 "복지는 숫자로 증명되지만, 신뢰는 과정으로 쌓인다"

2026-01-20     김병철 기자
김병철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행정의 성과는 종종 숫자로 요약된다. 몇 명이 서비스를 이용했는지, 예산은 얼마가 집행됐는지, 처리율은 어느 수준인지가 성과 판단의 기준처럼 제시된다. 그러나 시민이 체감하는 행정은 숫자 자체보다, 그 숫자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운영 방식에서 형성된다. 수원특례시가 2025년 한 해 동안 운영한 돌봄 정책과 민원 관리 방식은, 행정의 관리 및 설계 측면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수원특례시는 2025년 ‘수원새빛돌봄(누구나)’ 사업을 통해 시민 5193명에게 총 12만 588건의 돌봄서비스를 제공했다. 이 사업에 집행된 예산은 28억 4800만 원이다. 단순한 지원 실적을 넘어, 돌봄을 일회성 도움에 그치지 않고 일상 속에서 반복적으로 연결되는 공공 서비스로 설계했다는 점이 이 수치에 담겨 있다. 한 명의 시민이 여러 차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구조는, 돌봄을 위기 대응이 아닌 생활 기반 행정으로 다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수원새빛돌봄(누구나)은 마을공동체를 중심으로 돌봄이 필요한 이웃을 발굴하고, 생활에 밀착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원형 통합돌봄사업이다. 정책의 핵심은 접근성에 있다. 수원특례시는 2025년부터 소득 기준과 연령 제한을 완화해, 돌봄이 필요하다면 누구나 제도에 접근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복지 제도가 종종 대상자 선정 단계에서 걸러지는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제도 설계 방향 자체를 바꾼 선택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이용 지표에서도 분명하게 나타났다. 새빛돌봄서비스 신청자는 2024년 대비 142% 증가했고, 서비스 이용 건수는 353% 늘었다. 이는 단순한 사업 확대라기보다, 그동안 제도 밖에 머물러 있던 돌봄 수요가 행정 체계 안으로 들어온 결과로 해석된다. 필요는 있었지만 연결되지 못했던 시민들이 실제 이용자로 전환됐다는 점에서 정책 효과를 읽을 수 있다.

서비스 구성 역시 생활 전반을 포괄한다. 생활돌봄, 동행돌봄, 주거안전, 식사지원, 일시보호, 재활돌봄, 심리상담, 방문의료 등 8대 기본형 서비스를 중심으로, 시민 수요를 반영한 주민제안형·시민참여형 서비스가 함께 운영됐다. 돌봄을 특정 계층이나 특정 상황에 한정하지 않고, 일상의 다양한 필요를 행정 서비스로 흡수하려는 구조다.

2025년 기준 8대 기본형 서비스는 5004명에게 12만 30건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주민제안형 사업인 ‘초등 저학년 등하교 동행돌봄 서비스’는 19명에게 478건의 서비스를 제공했고, 시민참여형 사업인 ‘임신부 돌봄공동체 조성·가사지원 서비스’는 임신부 170명에게 지원됐다. 규모보다 주목할 부분은 방식이다. 행정이 일방적으로 정한 틀에 시민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시민 제안과 참여를 정책 구성 요소로 받아들였다는 점에서다.

이러한 운영 성과는 외부 평가에서도 일정 부분 확인됐다. 수원특례시는 2025년 기초지방정부 우수정책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했고, 경기도 누구나돌봄 시군 평가에서는 대상을 받았다. 사회보장제도 신설·변경 사전협의 우수사례에서도 최우수 평가를 받았다. 수상의 의미는 결과 그 자체보다, 제도의 취지와 운영 과정이 정책 평가 기준으로 인정받았다는 데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수원새빛돌봄(누구나)은 도움이 필요하지만 제도 밖에 있던 시민들도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한 정책”이라며 “시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촘촘한 돌봄체계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수원시가 발표한 2026년 운영계획에 따르면, 동 단위 돌봄 연계를 강화하고, 주민 참여를 확대해 지역 중심 통합돌봄 모델을 고도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수원시의 2025년 성과 지표는 성격에 따라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수원새빛돌봄(누구나)의 5193명·12만 588건은 돌봄서비스 이용자 수와 제공 횟수를 의미한다. 반면 ‘2025 새빛만남’을 통해 접수된 시민 건의사항은 총 468건이며, 이 가운데 411건은 처리 완료됐거나 현재 추진 중으로 분류됐다. 두 수치는 비교 대상이 아니다. 하나는 생활 서비스 제공 실적이고, 다른 하나는 시민 건의에 대한 관리 현황이다. 다만 공통점은 분명하다. 행정이 접수에서 멈추지 않고, 서비스는 반복 가능한 체계로, 건의는 단계별 관리 과제로 이어지도록 운영했다는 점이다.

이 연장선에서 열린 ‘2025 새빛만남 건의사항 추진 상황 보고회’는 수원특례시 민원 행정의 방향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이 보고회는 단순히 처리 건수를 나열하는 자리가 아니라, 접수된 민원이 행정 체계 안에서 어떻게 분류되고 관리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새빛만남을 통해 접수된 468건의 시민 건의는 성격과 난이도가 제각각이다. 즉시 조치가 가능한 생활 민원이 있는가 하면, 예산 반영과 설계 검토, 법령 해석, 관계기관 협의가 필요한 중장기 과제도 포함돼 있다. 수원특례시는 이를 동일한 기준으로 재단하지 않고, 처리 가능 여부와 추진 시점을 구분해 관리하고 설명하는 방식을 택했다.

민원을 결과 중심으로만 바라볼 경우, 행정은 ‘완료’라는 단일 지표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반면 관리 대상으로 인식할 경우, 민원은 행정 의사결정의 입력값이 된다. 이번 보고회에서 확인된 운영 방식은 후자에 가깝다. 가능한 사안은 신속히 조치하고, 시간이 필요한 과제는 단계별 계획으로 설명하는 구조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처리 시점에 대한 안내다. 시민이 느끼는 불신은 결과의 부정성보다 과정의 불투명성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수원특례시는 처리 가능 여부와 함께, 언제 어떤 단계로 진행되는지를 설명하는 데 무게를 뒀다. 이는 행정의 책임 범위를 스스로 넓히는 선택이기도 하다.

또 하나 주목되는 대목은 민원을 단발성 사건이 아니라 누적 데이터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새빛만남’과 ‘폭싹 속았수다! 시민의 민원함’ 등 다양한 창구를 통해 접수된 사안을 유형별로 분류·분석하겠다는 방향은, 민원을 정책 개선의 참고 자료로 활용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반복되는 민원은 행정 시스템의 취약 지점을 드러내는 신호이기도 하다.

물론 이러한 관리 방식이 곧바로 행정 혁신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지속성이다. 다만 민원을 점검 대상으로 끌어올리고, 관리 체계 안에서 설명하려는 시도 자체는 행정 운영 방식의 변화를 보여준다.

수원특례시는 인구 규모와 행정 수요가 큰 도시다. 민원이 많다는 것은 부담이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행정 품질을 점검할 수 있는 자료가 풍부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를 관리 대상으로 인식할 경우, 민원은 행정을 개선하는 자원이 된다.

수원새빛돌봄(누구나)과 새빛만남 민원 관리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되는 지점은 분명하다. 행정을 결과가 아닌 과정의 문제로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돌봄은 일상 속에서 반복 가능한 서비스로 설계됐고, 민원은 접수 이후의 관리 과정이 강조됐다. 

행정은 완벽할 수 없다. 그러나 관리될 수는 있다. 2025년 수원특례시의 돌봄과 민원 관리 운영 방식은, 향후 행정 평가 관정에서 참고 사례로 검토될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이 2026년에도 지속되고 확장되는지는, 향후 행정 과정에서 차분히 확인해볼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