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의 그린란드 통제 반대 유럽 8개국에 10%의 관세 부과
도널드 J.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그린란드에 대한 미국의 통제에 반대하는 유럽 8개국의 상품에 대해 2월부터 10%의 수입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유럽 내 미국의 파트너십에 잠재적으로 위험한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AP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골프 클럽에서 소셜 미디어 게시물을 통해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독일, 영국, 네덜란드, 핀란드’ 8 개국이 관세 부과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그린란드를 “완전히 매입”(the Complete and Total purchase of Greenland)하는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6월 1일부터 관세율이 25%까지 인상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화당 소속인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지렛대로 삼아 덴마크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과 그린란드 문제에 대한 협상을 강행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린란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인 덴마크의 자치령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지역을 미국의 국가 안보에 매우 중요하다고 간주하고 있다.
트럼프는 트루스 소셜에서 “미국은 우리가 그들을 위해 해준 모든 일에도 불구하고 그토록 많은 위험을 감수한 덴마크 등 이들 국가들과 즉시 협상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관세 위협은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의 오랜 나토 동맹국들 사이에 심각한 균열을 초래할 수 있으며, 1949년 창설되어 유럽과 북미에 집단적 안보를 제공해 온 동맹 관계에 더욱 부담을 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과 적국을 가리지 않고 무역 제재를 통해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려 여러 차례 시도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투자 약속을 받아내는 반면, 중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에서는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할 예정이며, 그곳에서 불과 2주 남짓 후부터 시행될 관세 부과를 예고했던 유럽 정상들과 마주칠 가능성이 높다.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외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가 이번 주 워싱턴에서 미국 고위 관리들과의 "건설적인 회담"을 고려할 때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위원장과 안토니오 코스타 유럽연합 이사회 의장은 공동 성명을 통해 관세가 “대서양 관계를 훼손하고 위험한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유럽은 주권을 수호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유럽 외교관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무역 측면에서 단일 경제권이기 때문에 백악관이 어떻게 관세를 부과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즉각 제기되고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법에 따라 어떻게 행동할 수 있을지도 불분명하지만, 현재 미국 대법원의 심리를 받고 있는 비상 경제 권한을 인용할 가능성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부과가 유럽 국가들이 그린란드에 상징적인 수준의 병력을 배치한 것에 대한 보복 조치”라고 밝혔다. 그는 그린란드에 병력이 배치되는 것은 미국의 “골든 돔” 미사일 방어 시스템에 필수적이라고 주장해 왔으며, 러시아와 중국이 그린란드를 점령하려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1951년 방위 협정에 따라 이미 그린란드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덴마크 외무장관은 1945년 이후 그린란드에 주둔하던 미군 병력이 17개 기지와 시설에 수천 명에서 섬 북서쪽 외딴 피투픽 우주기지에 200명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 기지는 미국과 나토의 미사일 경보, 미사일 방어 및 우주 감시 작전을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