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역 반정부 시위 장기화…트럼프 “시위대 살해 말라”
경제난에서 촉발된 시위 전국 확산…미국, 탄압 시 강경 대응 경고
이란 전역에서 반정부 시위가 2025년 12월 28일 시작된 이후 13일째 이어지고 있다. 2026년 1월 10일 기준, 시위는 수도 테헤란을 비롯해 마슈하드, 시라즈, 카라지, 콤, 타브리즈, 하메단 등 약 50개 도시로 확산됐으며, 전체 27개 주 가운데 다수 지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 인권단체와 현지 네트워크 보고에 따르면 현재까지 최소 51명이 사망했으며, 이 가운데 어린이는 9명으로 집계됐다. 부상자는 수백 명에 이르고, 체포자는 2,000명 이상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다른 인권단체 및 국제 언론 보고에서는 사망자를 28명, 45명, 62명 등으로 각각 집계하고 있어 정확한 피해 규모는 확인 중이다.
이란 보안군은 시위 진압 과정에서 실탄과 최루탄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1월 8일부터 전국적인 인터넷 및 통신 차단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시위대는 일부 지역에서 정부 건물에 불을 지르고 “독재자 타도”, “알리 하메네이 타도”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소셜미디어 X에는 여러 도시에서 보안군이 시위대 앞에서 후퇴하거나 현장을 이탈하는 장면을 담은 공개 영상들이 다수 공유되고 있다.
시위의 발단은 2025년 12월 28일 테헤란 그랜드 바자르 상인들의 파업과 거리 시위였다. 직접적인 계기는 이란 리알화 가치의 급격한 하락이다. 당시 환율은 미 달러당 130만~140만 리알 수준까지 떨어졌으며, 이에 따라 공식 인플레이션율은 40%를 넘었고 일부 보고에서는 50% 이상으로 집계됐다. 생필품 가격 급등에 항의한 상인과 소상공인들의 시위는 곧 대학생, 노동자, 일반 시민으로 확산됐고, 전국 31개 주로 번졌다. 초기에는 경제적 불만이 중심이었으나, 시위는 빠르게 정권 비판과 퇴진 요구로 전환됐다.
이번 시위는 2022년 마흐사 아미니 사망 이후 발생한 대규모 시위 이후 가장 광범위한 항의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당시 시위가 여성 인권과 히잡 강제 문제를 중심으로 전개된 것과 달리, 이번 시위는 전통적으로 정권의 지지 기반으로 여겨졌던 바자르 상인들이 파업과 시위를 주도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또한 여러 도시에서 보안군이 시위대를 즉각 제압하지 못하고 후퇴하는 장면이 공개 영상으로 확인되면서, 과거 대규모 시위와는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잇따라 공개 발언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당국을 향해 시위대를 살해하지 말라고 경고하며, 이란 시위 참가자들을 “용감한 사람들(brave people)”이라고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권이 평화적인 시위대를 폭력적으로 살해한다면, 그것은 그들의 관행일지 모르지만 미국은 그들을 구출하러 갈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위 과정에서 폭력과 사망이 계속될 경우 이란 정권에 대해 “매우 강하게(very strongly) 대응할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 탄압이 지속될 경우 이란 정권이 “지옥 같은 대가(hell to pay)”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란 시위자들이 안전하기를 바란다”며 “지금 그곳은 매우 위험한 곳”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