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상 최대 영업이익 달성…메모리 반도체 쏠림 현상 지속

2026-01-09     손윤희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에 20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국내 기업이 한 분기 동안 거둔 실적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4분기 매출은 93조원으로 나타났으며, 연간 매출 역시 332조7700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실적 발표와 함께 코스피도 신기록 랠리를 이어갔다. 이날 코스피는 또다시 사상 최고점을 경신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이 같은 실적은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구조적 한계가 제기되고 있다.

올해 4분기 삼성전자 실적 개선의 주된 이유는 반도체사업부인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좋은 성과를 낸 데 있다. 증권업계는 이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DS부문 영업이익이 약 16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익의 대부분은 메모리사업에서 발생했다. 공급 부족 현상 속에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범용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고성능 HBM 공급이 빅테크 기업 중심으로 확대한 것이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반면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등 비메모리 부문은 적자폭이 줄어드는 데 그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9일 기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825조1975억원, SK하이닉스는 552조5538억원에 달했다. 이들 두 기업의 시가총액은 코스피 전체(3756조7108억원)의 약 37%를 차지한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는 실적 발표 전 기대감에 연속 상승세를 보여왔으나, 8일에는 단기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1.59% 하락 마감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11거래일 연속 주가가 오르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지속되고 있다. 코스피 상승 국면에서 두 종목으로의 자금 집중 현상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반도체 업황의 호조로 인해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는 모습이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이 100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예상까지 등장했다. 코스피 역시 5000선 돌파를 기대한다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주식시장과 국내 1, 2위 기업이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만 과도하게 기대는 구조는 경제 전반의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보고서에서 반도체 수출 증가의 상당 부분이 가격 급등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생산 증가율은 둔화한 가운데, 높은 수출 비중으로 인해 환율 변동과 D램 등 범용 메모리 가격에 따라 한국 산업 전체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분야의 성장, 그리고 반도체 부문 집중도 완화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 기업과 정부가 협력해 산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반도체 편중 구조에서 비롯되는 위험을 줄여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