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5대 거래소, 금융위 지분제한 도입에 강제 매각 우려…헌법소원 검토 움직임

2026-01-09     손윤희 기자

 

국내 주요 가상자산거래소 5곳이 금융위원회의 소유분산 기준 신설 추진에 대해 긴급 논의를 진행했다. 최근 금융 당국이 ‘디지털자산기본법 주요쟁점 조율방안’에 15~20% 범위 내로 거래소 최대주주 지분을 제한하는 방안을 포함하면서 업계 전체가 강제 매각 가능성을 두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9일 확인된 업계 논의 결과, 현재 업비트(송치형 회장 25.52%), 빗썸(빗썸홀딩스 73.56%), 코인원(차명훈 의장 53.44%), 코빗(엔엑스씨 60.5%), 고팍스(바이낸스 67.45%) 등 국내 모든 원화거래소 주요 주주들이 모두 20%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내용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곳이 없다.

금융위원회는 창업자 등 소수 주주가 거래 플랫폼에 지나치게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지적에 따라,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에 적용되는 15% 의결권 지분 제한을 디지털 자산거래소에도 적용하고자 하고 있다. 미국 사례에서 코인베이스가 기업공개와 투자 유치 과정을 거치며 자연스럽게 기관 투자자 중심의 지분 구조로 전환한 점도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다수의 벤처 생태계 관계자가 해당 기준이 구조적으로 강제 매각을 초래함은 물론 창업 의욕 저하 등 벤처 생태계 전체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행 기준이 법제화되면, 두나무의 최대주주인 송치형 의장 사례처럼 대규모 보유 지분을 상당 부분 처분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금융위원회가 소급적용 여부를 검토 중이나, 설령 기존 사업자에 적용하지 않더라도 가상자산사업자(VASP) 라이선스 갱신 시점에는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VASP 라이선스는 3년마다 갱신해야 하므로, 거래소들은 궁극적으로 지분 요건 충족이라는 동일한 과제를 안게 된다는 지적이 업계에서 제기됐다.

법조계에서는 소유분산 기준이 가상자산 거래소에도 도입될 경우, 기존 시장 질서 및 사유재산권 침해 논란과 결부되어 헌법소원, 법률 위헌 심판 등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음을 내다보고 있다.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는 설립 전부터 해당 요건이 인가 조건이었으나, 가상자산거래소는 민간 주도의 성장 경로를 밟아온 만큼 동일하게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동시에, 정책적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은 인정될 수 있으나, 기존 사업자에 대한 최소침해 원칙 및 비례성 확보가 관건이라는 전망도 있다.

해당 지분 규정이 실제로 도입되면 유예 기간 설정, 비율 조정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당장 업계는 거래소 지분 분산을 강제하지 않더라도 시장 내에서 투자 유치와 기업공개 등을 거치며 자연스러운 구조 변화가 가능하다고 언급하고 있다. 한편, 국회에서도 관련 내용이 이미 논의된 바 있으며, 여당의 반대로 실제 입법화에는 난항이 예상된다는 고위 관계자 설명이 있다. 그러나 금융위가 정부안에 지배구조 개편 필요성을 꾸준히 강조하고 있어 향후 제도 도입 여부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