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6에서 피지컬 AI 주목…자동차·로봇·반도체주 강세 지속

2026-01-08     손윤희 기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 CES 2026의 개막을 계기로 피지컬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기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증시는 연초부터 자동차, 로봇, AI 반도체 중심 관련 종목들이 빠르게 조명받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시적인 단기 급등으로 일부 종목에서 차익 실현 매물이 나와 숨 고르기를 하는 흐름도 나타났으나, CES 현장에서 진행 중인 신기술 공개와 사업 전략 발표가 계속되며 업종 전반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은 CES 현장에서 자율주행, 로봇, AI를 통합한 상용화 로드맵을 제시해 시장의 기대감을 자극했다. 8일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CES 개막 이후 이틀(오후 2시 기준) 동안 현대차는 약 12%, 현대모비스는 8.6%를 넘게 상승했다. 현대차그룹 내 IT·소프트웨어 계열사 현대오토에버는 같은 기간 27.7%의 급등세를 기록하며 주가 변동성이 가장 컸다. 현대차는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최신 모델을 선보이고, 로봇의 제조 현장 실제 적용 전략을 내놓았다. 이는 로봇을 자동차 생산 공정에 투입해 작업 효율과 안전성을 동시에 높이고자 하는 목표로 해석된다. 현대오토에버는 로봇 제어와 제조 IT를 융합한 AI 로보틱스 확대 전략을 공개했으며,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부품 양산 경험을 토대로 휴머노이드 로봇용 액추에이터, 센서 등 핵심 부품 분야에서 경쟁력 확보 방침을 밝혔다.

로봇 테마는 대형주를 넘어 부품주 및 코스닥 상장 종목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과 로봇 플랫폼 협업 가능성, 산업용 로봇 및 자동화 사업 모멘텀을 보유한 기업들이 단기적으로 큰 폭의 주가 상승을 기록했다. HL만도는 1.6%, 감속기 업체 에스피지는 2.4% 올랐고, 휴머노이드 로봇의 핵심 부품주인 에스비비테크는 19.5% 급등했다. 모터 및 액추에이터 업체 삼현도 역시 15.5% 상승했으며, 정밀 금속부품을 공급하는 한국피아이엠은 14%의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관절, 감속기, 모터 등 부품 집약적 성격을 지녀 완성 로봇 상용화 기대가 커질수록 부품 밸류체인 전반에 낙수 효과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AI 반도체 분야 역시 CES 핵심 키워드로 부각됐다. SK하이닉스는 행사를 통해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신제품을 선보이며 기술력을 강조했다. AI 서버용 GPU와 함께 전시된 HBM 및 저전력 메모리 솔루션은 피지컬 AI 구현을 위한 핵심 인프라로 주목받았다. 이에 CES 개막 이후 SK하이닉스 주가는 6.47% 상승했다. 업계 전반에서는 AI 반도체, 로봇, 자율주행 분야가 각각의 개별 테마가 아닌 하나의 산업 축으로 융합되고 있다는 시각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피지컬 AI 상용화에는 고성능 반도체와 로봇 하드웨어, 소프트웨어가 모두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현상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번 CES를 기점으로 국내 로봇 산업이 단순한 신제품 전시 단계에서 벗어나 실제 사업 전략과 밸류체인 구축이 본격화되는 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과 피지컬 AI가 기술 시연 수준을 넘어 산업 현장 도입이 구체화되고 있다는 점이 중장기 투자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CES 이후에는 전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낸 기술을 가진 중견 및 중소기업으로도 시장의 관심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피지컬 AI, 로봇, 자동차, 바이오 분야는 이미 미래 산업으로 제시된 영역이므로, 앞으로 투자 관점에서도 계속 유효할 것"이라며 "코스닥 역시 이 흐름에 포함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