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R, 전력수요 증가로 증시의 차세대 테마로 부각
미국 정부의 친원전 정책과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소형모듈원자로(SMR)가 글로벌 증시에서 새로운 주도 섹터로 떠오르고 있다. 뉴욕 증시에서는 올해 들어 SMR 및 원자력 발전 관련 종목들의 강세가 뚜렷해졌고, 이러한 분위기는 국내 주식시장에도 반영되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SMR 대표기업으로 꼽히는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가는 지난해 1만8350원에서 현재 8만3800원까지 1년 만에 약 357% 급등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대형 원전과 SMR 모두를 아우르는 핵심 업체로 분류된다. 이와 함께 한국전력과 포스코인터내셔널 등도 글로벌 원전 프로젝트 확대에 따라 수혜가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SMR 테마주에 대한 투자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배경에는 반도체에 이어 증시 주도 테마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AI 반도체가 올해 증시 강세장의 첫 동력이라면, 앞으로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담당할 SMR이 그 다음 주자가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산업 전반과 대규모 데이터센터 등에서 전력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탄소 배출이 적고 효율성도 뛰어난 원전 기반 발전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평가다.
SMR 분야에서는 건설사들의 성장성에도 이목이 쏠린다. 최근 일부 건설회사들은 SMR을 신성장동력으로 명확히 설정하고, 관련 사업에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DL이앤씨의 경우 주택사업 기반에 더해 미국 SMR 개발사와의 시공 협력 가능성이 장기적인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건설에 대해서도 국내 원전 기업인 두산에너빌리티 대비 주가가 할인되어 있는데, 올해 상반기 예정된 불가리아 SMR 착공과 맞물려 이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글로벌 시장 역시 SMR 산업을 둘러싼 투자 자금 유입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주요 SMR 개발업체들의 대규모 투자 유치와 더불어 빅테크 기업이 전략적 파트너로 사업에 참여하면서 산업의 신뢰도도 높아지고 있다. 또한 한미 원자력 협정이 타결될 경우, 국내 관련 기업들의 성장 기회와 더불어 테마주 전반의 기대감이 확대될 수 있다는 예측도 제기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SMR은 아직 상용화 초기 단계로 단기 주가 변동성이 불가피하지만, AI 확산에 따라 전력 인프라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된 만큼 중장기 성장 가능성은 뚜렷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반도체가 AI 산업의 핵심 부품이었다면 SMR은 그 반도체를 가동시키는 전력의 해법으로, 앞으로 증시의 주요 테마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