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그린란드 그리고 ‘연쇄적 영향’에 둔감한 지도자
최근 들어 도널드 J.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국가 안보를 위해서는 반드시 그린란드가 필요하다”며, 그의 최측근은 ‘무력을 동원해서도 그린란드를 획득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하고,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무력 사용 운운”은 있지 않다고 밝히면서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화석연료를 사랑하는 트럼프와 그 행정부는 기후변화는 ‘사기극’에 불과하다며 기존의 ‘석유, 가스 등 화석연료 사용을 극적으로 확산시키며, 화석연료 부자들, 기득권층의 몸집을 더 키워주는데 열중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2026회계연도 예산이 대폭 삭감 대상인 기관인 미국 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2024년 10월부터 2025년 9월까지 북극 지역 전체의 기온은 현대 기록 관측 이래 125년 만에 가장 높았다.
NOAA의 데이터는 물론 기타 자료를 종합해 보면, 북극과 그린란드의 상황은 전 세계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할 정도의 딜레마에 빠뜨리고 있다. 기후 과학자들은 북극과 그린란드 지역은 붕괴 직전에 놓여 있다고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트럼프는 빙하가 녹아 미국 플로리다의 해수면이 상승, 미국인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느냐는 문제에는 아예 눈을 감고 있다. 그린란드의 지정학적 이점을 활용한 국가 안보 지키기. 대규모 매장된 것으로 알려진 희토류(REM)의 경제적 가치에만 눈독을 들이고 있다.
기후변화의 위협에 대한 과학적 보고서들도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순수하게 과학적 관점보다는 경제적 이득에 눈이 먼 과학자들과 그렇지 않은 과학자들이 만들어낸 보고서의 내용을 극과 극을 달린다.
2025년 7월 23일에 발표한 미국 에너지부가 발표한 “비판적 검토 보고서”(A Critical Review Report)는 “기후변화, 지구 온난화, 해수면 상승, 이산화탄소와 같은 과도한 온실가스 배출”에 대해서 완전히 도외시했다. 트럼프 정부의 이 보고서는 비정부기구들의 강력한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에너지부는 눈 하나 깜빡거리지 않는다.
런던대학교 유니버시티 칼리지(University College London)의 지구물리학 및 기후 재해 명예 교수인 빌 맥과이어(Bill McGuire)는 가장 솔직한 과학자 가운데 한 명으로 “있는 그대로 말하는 것”(tell it like it is)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의 북극과 그린란드에 대한 발언은 끔직하다.
빌 맥과이어 교수는 2025년 12월 16일 X(엑스. 옛. 트위터)에 게시한 글을 보자.
“극지방 온난화 증폭 현상으로 그린란드 빙상의 붕괴가 거의 확실해지면서, 결국 약 7m 해저 지각 상승이 불가피해질 것이며, 미국 플로리다의 상당 부분과 전 세계 해양 도시들이 큰 위기에 처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또 다른 기후 과학자, 잭 라베(Zack Labe)는 “북극 온난화로 인한 ’연쇄적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해안 도시들은 해수면 상승에 대비하지 못하고 있으며, 북극 어업은 완전히 바뀌어 해산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북극은 멀리 떨어진 곳이지만, 그곳의 변화는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고 각성을 촉구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연쇄적인 영향‘(cascading impacts)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는 무고한 사람들이 험준한 북극에서 일어나길 원치 않는 현상이다. ’연쇄적 영향‘이란 시작 사건이 일련의 후속 사건을 촉발하고, 그 피해가 시작 사건보다 훨씬 더 커지는 연쇄 반응을 말한다. "연쇄적 영향"은 여러 가지 이유로 북극에서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뉴스이다. 우선, 이는 자기실현적 예언(a self-fulfilling prophecy)이 되어가고 있다.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북극에 엄청난 양의 얼어붙은 메탄(CH4)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메탄이 녹아서 대기 중으로 방출되면 지구 온난화를 마치 '내일이 없는 것처럼' 가속화시킨다. 대기 중 열을 가두는 데 있어 이산화탄소(CO2)보다 훨씬 효과적인 것이 바로 메탄이다.
나아가 그린란드는 북극 온난화 증폭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세계 최대의 빙하 중 하나이기 때문에 미국의 플로리다 주민들에게 큰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뉴욕시와 같은 세계 주요 해안 대도시와 플로리다와 같은 저지대 해안 주들은 북극 온난화 증폭으로 인해 그린란드 빙하가 녹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게 되며, 해수면 상승이 바로 그 예이다. 라베 박사에 따르면, 플로리다 해수면 상승 바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취리히 대학교의 연구 결과가 사이언스데일리(Science Daily)에 게재되면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제목은 ”숨겨진 거대한 파도가 그린란드 빙하를 급속도로 녹이고 있다“이다. ”빙산이 떨어져 나가면서 숨겨진 파동력이 발생하여, 그린란드 빙하의 융해를 가속화하고, 빙상을 붕괴 직전으로 몰아넣고 있는데, 지구 생태계 전체는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이러한 빙상에 의존하고 있다. 기온이 너무 높아지면 붕괴될 수 있는 매우 취약한 시스템이라는 게 워싱턴 대학의 환경 과학자 도미닉 그라프(Dominik Gräff)의 경고이다.
또 다른 경고가 있다. MIT 기후 포털의 경고이다. 인류의 미래에 엄청난 위험이 닥쳐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해수면이 얼마나 상승할지 정확히 예측하기는 여전히 어렵다. 확실히 아는 것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강력하고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이 수 미터의 해수면 상승을 막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MIT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의 정도와 시기가 기후 과학에서 가장 큰 미스터리 중 하나임을 인정한다. 아무도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해안 지역 사회가 다가올 변화에 대비할 수 있도록 ’조기 경보 신호‘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해수면이 너무 빠르게 상승하면 고지대로 이주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5년 파리 기후 협약에서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기로 한 자발적 약속 대부분이 지켜지지 않은 것은 참으로 안타까우면서도 우스꽝스러운 일이며, 화석연료 사용이 줄어들지 않고 계속되는 상황에서 세계에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미국이 파리 협약에서 완전히 탈퇴하여 석유, 가스, 석탄, 그리고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의 세계 최대 옹호국이 되었다는 점이다.
인사이드 클라이미트 뉴스(Inside Climate News)는 지난해 8월3일 기사는 “여러 우파 국가들이 기후변화 완화 정책을 완화하거나 아예 포기할 수 있는 명분을 얻게 되었다. 예를 들어, 기후변화 대응의 선두 주자였던 스웨덴이 유럽연합(EU)의 추세에 발맞춰 환경 관련 약속에서 후퇴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힘 있는 트럼프와 같은 한 사람의 지도자가 화석연료 옹호자가 되면서 전 세계의 기후 위기를 대처하는 데 걸림돌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국민은 올바른 정신을 가진 현명한 정치지도자를 원하지만, 그렇지 못한 지도자를 뽑기도 한다. 여하튼 국민은 정부의 올바른 방침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정부의 보고서가 경제적 가치를 중심으로 작성된 “쓰레기통에 던져져야 할 보고서”를 믿으라고 한다면, 그 국민들은 난감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결과는 비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