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경기 광주시의회가 말한 ‘정책효능감’…2026년은 결과로 답해야 할 해다
"광주시의회가 제시한 성과가 실제 행정 변화로 이어졌는지" 후속 보도에서 점검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2026년을 광주시의회는 ‘정책효능감 극대화’와 ‘의정 혁신’을 핵심 기조로 제시했다. 활발한 의정활동과 실천하는 청렴을 통해 전국 1등 기초의회를 구현하겠다는 포부도 덧붙였다. 선언만 놓고 보면 분명한 방향성이다. 그러나 지방의회의 성과는 구호나 계획이 아니라, 행정이 실제로 어떻게 달라졌는지로 평가받는다. 2026년은 바로 그 지점에서 광주시의회가 평가대에 오르는 해다.
경기 광주시의회는 2025년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청렴노력도 부문 1등급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최고 등급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제도 정비와 내부 관리 노력에 대한 평가는 의미가 있다. 다만 ‘노력도’라는 항목이 곧바로 시민이 체감하는 청렴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시민이 느끼는 청렴은 규정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처리됐는지, 책임이 어디까지 드러났는지, 재발을 막는 장치가 작동했는지에서 갈린다. 청렴 성과를 말하려면 제도 마련 이후의 실제 사례와 후속 조치에 대한 설명이 함께 제시돼야 한다.
의정활동 실적도 같은 기준에서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광주시의회는 2025년 한 해 동안 조례안 115건, 예산·결산안 10건, 건의·결의안 8건, 동의·승인안 21건, 기타 안건을 포함해 총 236건의 안건을 처리했다고 밝혔다. 숫자만 놓고 보면 적지 않은 성과다. 그러나 정책효능감은 단순한 처리 건수로 설명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그 결정들이 실제 행정과 시민 생활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다. 제정된 조례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예산 심사 과정에서 의회의 문제 제기가 집행 과정에 반영됐는지에 대한 점검이 뒤따르지 않으면 성과는 숫자에 머문다.
제9대 의회 전체 활동으로 제시된 시정질문 55건, 자유발언 61건, 조례·규칙안 발의 201건 역시 마찬가지다. 질문과 발언이 많았다는 사실 자체보다, 그 이후 행정의 태도와 정책 수정 여부가 중요하다. 질문이 일회성으로 끝났는지, 아니면 정책 방향을 바꾸는 계기가 됐는지에 따라 의정활동의 무게는 달라진다.
행정사무감사 성과로 제시된 조치·권고 483건도 숫자만으로는 평가하기 어렵다. 감사는 지방의회의 핵심 권한이지만, 지적 건수가 많다고 해서 자동으로 성과가 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행 여부와 이후 변화다. 지적된 사안 가운데 실제로 개선된 것은 무엇인지, 이행되지 않은 사항은 무엇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지, 동일한 문제가 반복 지적되고 있는지는 없는지에 대한 정보가 함께 공개돼야 감사의 의미가 살아난다. 그렇지 않다면 행정사무감사는 매년 반복되는 절차적 행사로 남을 수밖에 없다.
의회사무국 정원 확대와 팀 신설 논의 역시 같은 맥락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의정활동이 확대되고 정책 환경이 복잡해질수록 지원 체계 강화 필요성은 커진다. 다만 조직 강화는 그 자체로 성과가 될 수 없다. 인력이 늘어났다면 어떤 분야의 정책 분석이 강화됐는지, 행정 감시의 깊이가 달라졌는지, 의정활동의 질이 실제로 향상됐는지로 평가받아야 한다. 조직 확대 논의가 반복되는 만큼, 그 효과를 어떻게 측정하고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광주시의회가 제시한 2026년 정책 방향, 도시개발과 복지가 양립하는 구조, 교통난 해소를 위한 제도 개선, 규제 완화와 주민 의견 수렴, 저소득층 탈빈곤을 위한 정책 발굴은 모두 중요하다. 그러나 정책 방향 제시는 출발점일 뿐이다. 의회가 정책효능감을 말하려면, 여러 과제 가운데 무엇을 우선순위로 두었는지, 재정과 행정 여건 속에서 어떤 선택을 했고 어떤 사안을 유보했는지에 대한 판단 과정이 드러나야 한다. 선택의 근거가 공개되지 않으면 정책은 선언으로 남는다.
예산 2조원 시대를 맞은 상황에서 의회의 책임은 더욱 무거워졌다. 예산 규모가 커질수록 정책 실패의 비용은 시민에게 돌아간다. 이 시점에서 의회에 요구되는 역할은 상징적인 메시지보다 점검과 검증이다. 성과가 미흡한 사업에 대해 어떤 문제 제기가 있었는지, 반복적으로 지연되는 정책에 대해 어떤 대응을 했는지, 정책 집행 과정에서 나타난 한계를 어떻게 드러냈는지가 의정 성과의 기준이 된다.
“단 한 명의 시민도 놓치지 않겠다”는 말은 선언으로는 충분히 익숙하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 문장이 실제 정책과 행정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에 대한 증명이다. 2026년은 광주시의회가 ‘잘한 일’을 나열하는 기관인지, 아니면 결과로 평가받는 기관인지가 분명해지는 해다. 정책효능감은 말이 아니라 변화로만 남는다.
기자수첩은 "광주시의회가 제시한 성과가 실제 행정 변화로 이어졌는지" 후속 보도에서 점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