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회담] 셀카와 미소 : “한·중 새로운 국면” 모색
이재명 한국 대통령은 5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양국 관계의 “새로운 단계”(new phase)를 촉구했다고 영국의 BBC가 6일 보도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나흘간의 중국 방문 일정에서 ‘지역 안보’와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베이징의 비공식적인 금지 조치 해제를 주요 의제로 삼고 있다. 이 대통령은 6일 리창(李强, Li Qiang) 중국 총리와 자오러지(趙樂際, Zhao Leji)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만난다.
이재명 대통령의 이번 중국 국빈 방문은 2019년 이후 한국 정상의 첫 중국 방문이다. 한중 양국 관계는 이 대통령의 전임자인 윤석열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중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이면서 악화됐다.
BBC뉴스는 “시진핑 주석은 중국과 일본 간의 외교적 갈등 속에서 한국과의 관계 강화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한국은 일본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안보 동맹국이지만, 무역 면에서는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대통령이 베이징과 도쿄 사이에서 ‘외교적 갈등’(diplomatic row)을 해소하기 위해 고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번 방문은 시진핑 주석이 지역 경제 정상회의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던 지난해 11월 이후 두 정상의 두 번째 만남이다.
5일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방문이 한중 관계의 전면적인 복원을 위한 ‘중대한 기회’(a crucial opportunity)라고 밝혔다. 그는 “한중 관계 발전의 새로운 장을 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양국 정부 관계자와 기업들은 기술, 무역, 환경 분야에서 일련의 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이 지난해 선물한 샤오미 휴대전화를 이용해 시진핑 주석과 셀카를 찍기도 했다. “화질이 확실히 좋죠?” 이 대통령은 사진들과 함께 X에 이렇게 글을 올렸다고 BBC가 소개했다.
이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이 대통령을 위한 연회에서 시진핑 주석은 “국제 정세가 더욱 불안정하고 복잡해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한국 지도자에게 격려의 뜻을 전했다. 이번 만찬은 미국이 주말에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한 직후에 열렸다.
시진핑 주석은 이 대통령에게 “역사의 올바른 편에 굳건히 서서, 올바른 전략적 선택을 하라”고 촉구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시 주석은 이어 “(한·중) 두 나라가 일본 군국주의에 저항했던 공통된 역사를 언급하며, 중국과 한국이 이제 ‘제2차 세계 대전 승전의 성과를 수호하고,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손을 맞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용인대학교 중국학과 박승찬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시진핑 주석이 이 대통령과의 만남을 간절히 원하는 것은 그가 지역 동맹을 찾는 데 있어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중국은 빙빙 돌려 말할지 모르지만, 그들의 요구는 분명하다. 중국 편에 서서 일본을 비난하라.”는 뜻을 암시한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4일간의 중국 방문 기간 동안 상하이에서 일본의 한국 독립을 위해 싸운 활동가들을 기리는 추모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달 일본을 방문,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를 만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지도자는 의회에서 중국이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자치 섬인 대만을 공격할 경우, 도쿄가 자위력을 동원해 대응할 수 있다고 시사 해 베이징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한편,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한반도 안보 문제”도 논의의 일부였다. 이 대통령은 북한과 외교적 관계를 맺으려 노력해 왔지만, 지금까지는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그는 북한의 김정은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데 중국의 협력이 필요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은 경제적으로나 외교적으로 평양의 가장 큰 지원국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5일 “한반도 평화를 위한 실행 가능한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중국과 협력하겠다고 다짐했다.
4일일 서울 군 당국은 평양이 동해안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5일 북한 관영 통신은 최근 상황 전개에 따른 억지력 평가를 위해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발사를 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미국의 마두로 정권 전복 시도를 암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북한 문제에 대해 중국에 얼마나 압력을 가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9월 베이징과 평양 간의 “전통적인 우호 관계"” 강화하겠다고 공언한 적이 있다.
서울과 베이징은 자연스러운 동맹 관계가 아니다. 미군은 북한의 공격에 대비해 수십 년간 한국에 주둔해 왔으며, 지난해 양측은 ‘핵 추진 잠수함 건조’ 협력에 합의했다. 이번 발표는 중국으로부터 경고를 불러일으켰다.
서울 측은 또 중국이 양국 해역 사이(서해)에 해양 구조물을 건설하는 것을 막으려 노력해 왔다. 베이징은 해당 구조물이 양식 설비라고 주장하지만, 서울에서는 안보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양국 정상은 5일 이 문제에 대해 “건설적인 대화를 계속하기로 합의했다”고 한국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이 대통령의 또 다른 주요 관심사는 중국이 10년 넘게 비공식적으로 시행해 온 한국 음악과 드라마에 대한 제한 조치(한한령)이다. K팝과 K드라마는 중국 미디어 플랫폼에서 아예 이용할 수 없거나 접근하기 어렵다.
중국은 한국 예술가에 대한 입국 금지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은 없지만, 이는 한국이 2016년 미국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THAAD, 사드)을 배치한 것에 대한 항의로 해석되고 있다. 중국은 이를 역내 군사 작전에 대한 위협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있어 거대한 시장이며, 한국 엔터테인먼트는 이미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 대통령은 4일 한중 경제 포럼에서 미용 제품, 식품, 영화 및 음악을 포함한 문화 콘텐츠 분야에서 양국 간 심도 있는 협력을 촉구했다. 4일, 한국 청와대 대변인은 양국 정상이 문화 교류를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한국 드라마나 K팝에 대한 구체적인 약속은 언급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4일 베이징에서 거주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이번 방문이 “한중 관계의 공백을 메우고 정상화하며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