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평택시의회 ‘질문’은 있었지만 ‘추적’은 남았다
결의·촉구 이후 이행 점검 체계, 2026년 의정의 기준이 돼야 한다 기자 수첩은 "성장은 속도를 내는데, 의회의 점검은 종종 기록에 머문다. 2026년엔 말보다 자료, 발의보다 완결이 남는 의회"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2025년은 평택이라는 도시가 행정·산업·생활 전반에서 동시에 변곡점을 통과한 해였다.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 교통 인프라 확장, 주거지 재편과 생활권 변화가 병행되며 정책 결정 하나하나가 시민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런 환경에서 지방의회의 역할은 단순한 절차 관리가 아니라, 정책의 타당성과 집행 결과를 끝까지 확인하는 기능으로 확장돼야 했다. 이러한 기대 속에서 한 해를 마무리하며 바라본 '평택시의회'의 모습은 성과와 한계를 동시에 안고 있다.
의회는 2025년 동안 정례회와 임시회를 통해 다수의 조례안과 예산안을 처리했고, 집행부를 상대로 한 질의와 보고도 이어갔다. 형식적 기준만 놓고 보면 의정 활동이 위축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의회의 역할은 ‘얼마나 많은 안건을 처리했는가’가 아니라 ‘그 결정이 어떤 변화를 만들어냈는가’로 평가된다. 이 기준에서 보면 평택시의회의 의정 활동은 여전히 결과 중심보다는 과정 중심에 머물러 있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가장 먼저 짚어야 할 지점은 행정사무감사다. 행정사무감사는 지방의회가 가진 대표적인 견제 수단이며, 집행부 행정을 교정하기 위해 설계된 제도다. 2025년 행정사무감사에서도 각 상임위원회는 다양한 지적과 개선 요구를 제시했다. 다만 그 이후의 과정은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다. 지적 사항이 실제로 어떻게 조치됐는지, 조치 기한이 설정돼 있었는지, 이행 여부를 점검하는 정기 보고가 이어졌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상임위별로 행정사무감사 지적사항을 연중 관리하는 체계가 제도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점검이 필요하다. 관리 체계가 분명하지 않다면, 감사는 제도적 통제 수단이라기보다 일회성 절차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예산 심의 과정에서도 유사한 구조가 반복됐다. 예산은 의회가 행사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권한이다. 그러나 그 힘은 금액의 증액이나 삭감 자체에서 나오지 않는다. 해당 사업이 왜 필요한지, 어떤 방식으로 추진되는지, 성공 여부를 무엇으로 판단할 것인지가 분명할 때 비로소 예산 심의는 정책 선택의 검증 기능을 수행한다.
2025년 주요 사업 예산 심의 과정에서 사업별 성과지표가 충분히 제시됐는지, 대안 사업과의 비교 검토가 이뤄졌는지, 사업 지연이나 실패 가능성에 대한 사전 검토가 있었는지는 핵심 점검 대상이다. 성과지표가 없는 예산은 사후 평가가 어렵고, 평가가 어려운 예산은 책임 소재를 흐리게 만든다.
조례 제정 역시 같은 질문을 피하기 어렵다. 조례는 지방자치의 핵심 수단이지만, 제정 자체가 목적일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시행 이후 실제로 효과가 있었는지, 현장에서 작동했는지다. 최근 3년간 제정·개정된 조례 가운데 시행 후 효과 분석이 체계적으로 이뤄진 사례, 실효성 점검 안건이 상정된 사례, 유명무실하다는 판단 아래 개정이나 폐지 논의로 이어진 사례가 얼마나 되는지는 의회의 자기 점검 수준을 가늠하는 지표다. 조례가 늘어나는 것과 정책 성과가 축적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민생 현안에 대한 대응에서도 구조적 한계가 드러났다. 교통 혼잡, 생활 SOC 확충, 환경 민원, 복지 서비스 접근성 문제는 시민이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체감하는 사안이다. 이러한 문제는 단발성 질의나 일회성 보고로 해결되기 어렵다. 현장 확인, 데이터 분석, 예산 연계, 집행 과정 점검, 사후 평가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돼야 한다. 즉 상임위원회가 해당 현안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주체로 기능해야 한다. 2025년 평택시의회에서 동일 사안에 대한 반복 질의와 재점검, 현장 방문 이후의 후속 보고가 충분히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다뤘다는 기록과 관리했다는 증거는 구분돼야 한다.
이 같은 문제를 특정 의원 개인의 역량이나 의지 문제로 환원하기는 어렵다. 핵심은 의회가 스스로 설계한 운영 구조다. 정책 심의 과정에서 반드시 요구되는 사전 검토 자료의 기준, 핵심 사업에 대한 성과지표 설정 여부, 행정사무감사 지적사항을 관리하는 공식 대장, 이행 여부를 점검하는 정례 보고 체계 등이 제도적으로 마련돼 있다면 의정 활동은 개인기에 의존하지 않는다. 반대로 이런 장치가 약할 경우, 의정은 의원 개인의 성실성에 따라 편차가 커지고 성과가 축적되기 어렵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의회사무처'의 역할 역시 점검 대상이 된다. 지방의회 운영상 행정사무감사 지적사항의 이행관리, 상임위별 후속 점검 일정 관리, 주요 사업 관련 자료의 표준화된 요구, 심의 이후 점검 자료의 체계적 축적은 모두 사무처의 실무 지원 영역에 해당한다. 이러한 관리 체계가 상시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여부는, 의정 활동의 결과 관리 수준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2025년 평택시의회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속도’와 ‘관리’다. 도시는 빠르게 변화했지만, 의회의 점검과 추적 시스템은 그 속도를 충분히 따라잡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질의와 논의는 지속적으로 이뤄졌으나, 그 결과가 정책 이행 과정까지 충분히 추적·관리됐는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결의와 촉구가 제시된 사례는 다수였지만, 이후 이행 여부를 체계적으로 확인하는 절차가 얼마나 작동했는지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
감시 기능은 문제 제기에 그치지 않고, 조치 결과를 확인하는 단계까지 이어질 때 비로소 완결된다. 이러한 점에서 2026년에는 의정 활동의 초점이 발의와 논의 자체보다, 결정 이후의 이행 관리와 검증 과정에 더 놓일 필요가 있다. 성장 단계에 있는 평택시에 요구되는 의회 역시, 조례와 예산이 실제 생활 변화로 이어지는 과정을 끝까지 점검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할 것이다.
기자수첩 결론은 단순하다. 의회는 충분히 질문했는가, 그리고 끝까지 확인했는가. 2026년의 평택시의회가 해야 할 일은 “더 열심히”가 아니다. 더 정확히, 더 끝까지다. 결의문을 줄이고 점검표를 늘려야 한다. 질의를 늘리기보다 추적 질의를 늘려야 한다. ‘처리’보다 ‘완결’로 평가받는 의회를 만들어야 한다. 시민은 이제 안다. 의회가 진짜로 일을 했는지는 말이 아니라 자료의 밀도로 드러난다는 것을. 2026년에도 “질문했다”에서 멈춘다면, 의회는 감시기관이 아니라 절차를 완성하는 기관으로 기억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