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적 리스크 속 원달러 환율 변동성 확대…미국 고용지표와 위안화 강세 주목

2026-01-05     손윤희 기자

 

이달 5일부터 9일까지 원달러 환율이 '상고하저' 양상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베네수엘라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감이 원화의 약세를 자극하는 가운데, 미국 내 주요 고용지표 발표 이후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하 기대가 커지며 중반 이후 원화가 강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5일 서울 외환시장은 전 거래일 오후 3시 30분 기준 종가보다 1.9원 오른 달러당 1443.7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지난해 연말 정부의 환율 관리로 1439.0원에 마감했던 원달러 환율이 2024년 들어 다시 1440원을 돌파해 첫날 1441.8원에 마감했으며, 이후로도 1440원대 중반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외환시장 핵심 변수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공습하면서 수도 카라카스 등 주요 거점을 타격했고,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부부가 미국으로 압송됐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지난해 국제유가는 공급초과로 약 20% 하락했으며,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지난달 16일 55.27달러로 2021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갔다.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베네수엘라발 지정학 이벤트로 유가가 5~10%가량 오를 수 있고 단기 급등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공급 차질이 현실화되지 않는다면 상승세는 일시적일 것이라는 견해도 내놓았다.

이러한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 미국의 주요 고용지표 발표가 이번주 외환시장 흐름을 좌우할 전망이다. 7일에는 ADP의 민간고용, 8일에는 11월 구인·이직 보고서(JOLTS), 9일에는 12월 비농업고용통계 발표가 연이어 예정되어 있다. 시장 컨센서스에 따르면 12월 신규 민간고용은 4만7000명으로 전월(-3만2000명)에서 크게 반등할 것으로 보이나, 비농업 신규고용은 5만7000명으로 전월(6만4000명) 대비 줄고 실업률은 4.5%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선 11월 고용보고서는 셧다운 장기화에 따른 데이터 왜곡 우려가 있었던 만큼, 이번 발표가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할 주요 지표로 평가된다. 현재 시장에선 3월 금리인하 재개 가능성이 크게 점쳐진다. 또한 5일과 7일에는 ISM 제조업과 서비스업 PMI, 9일에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등 연이어 주요 수치가 대기 중이다. PMI 중 제조업지수는 48.3, 서비스업은 52.2,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53.5로 각각 전월 대비 소폭 개선 및 악화가 혼재할 것으로 시장은 내다봤다.

주요국 환율 변동도 눈여겨야 한다. 지난 3일 역외시장에서 달러인덱스는 97.9pt까지 하락했다가 현재 98.2pt로 반등했으나, 일본 엔화는 달러당 157엔을 넘는 약세를 기록했고, 유로/달러 환율도 1.170달러까지 하락했다. 한편 달러/위안 환율은 7위안 아래로 떨어지는 등 위안화가 강세를 되찾았다. 이는 달러 약세와 중국 경기 개선 기대감, 그리고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강세 억제를 시도할 가능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로 풀이된다.

요약하면 베네수엘라 사태로 인한 단기 변동성은 원화 약세에 영향을 주나, 중기적으로 제한적일 전망이다. 시장의 이목은 미국 고용지표로 옮겨질 가능성이 크며, 수치가 예상에 못 미칠 경우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 원달러 환율 예상 밴드는 1425~1455원대로 관측된다. 신한은행 연구원은 연말 물량 소화 이후 환율이 다시 상승하는 분위기라고 평가했으며, 베네수엘라 지정학 리스크와 더불어,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이 한국의 외교적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동시에 KB국민은행 연구원은 고용지표가 부진할 경우 달러 약세가 심화되고 환율이 1420원대로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IM증권 연구원 역시 베네수엘라 사태의 유가 영향이 크지 않지만, 지정학 리스크가 단기적 변동성 확대 요인이라고 봤다. 연준의 추가 금리조정 변수가 남아있는 가운데, 위안화 강세와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되고 있어 이 또한 외환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