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중 정상회담, 관계 정상화에 공동 의지” 보여줘
- 이 대통령, ‘하나의 중국 원칙 재확인’ - 실용 외교 : 안미경중(安美經中)에서 안미중경미중(安美中經美中)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3박 4일간의 중국 국빈 방문길에 오르며, 이날 부인 김혜경 여사와 함께 서울공항을 통해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항 예정인 가운데, 중국 관영 인민일보 계열 영어신문 ‘글로벌 타임스’(GT)는 이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약국의 관계 정상화에 대한 공동 의지를 보여주는 일”이라고 보도했다.
GT는 “이번 방문에 앞서 이재명 대통령의 양국 관계에 대한 발언과 대만 문제에 대한 ‘하나의 중국 원칙 존중 재확인’은 한국과 중국 양국에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면서, “양국 전문가들은 연이은 정상회담과 고위급 교류가 양국 관계 복원 및 발전에 대한 공동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번 방문을 통해 양국 관계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의 초청으로 2026년 1월 4일부터 7일까지 중국을 국빈 방문할 예정이다.
방문에 앞서 지난 2일 방송된 ‘청와대 지도자 대화 프로그램’(program Leaders Talk at Cheong Wa Dae)에 출연해 약 20분간 인터뷰를 갖고, 첫 중국 방문에 대한 기대, 무역 발전 및 양국 관계에 대한 견해, 한국 정부의 대만 문제 입장, 그리고 실용 외교 전략에 대해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청와대 복귀 이후 언론 매체와의 첫 공식 인터뷰라며,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한국 정부가 한중 관계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전달하고 싶다고 밝혔다고 방송(중국 중앙 TV, CCTV) 통역은 전했다.
대만 문제에 대한 이재명 정부의 입장과 하나의 중국 원칙 수호 계획에 대한 질문에 “이 대통령은 한중 수교 당시 합의된 원칙이 양국 관계를 이끄는 핵심 원칙이며, 그 유효성은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동북아시아와 양안 관계(중국-대만 관계)를 비롯한 주변 사안에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한중 관계의 근간이 되는 기본 입장은 수교 당시 정립된 원칙적이고 근본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정부의 ‘하나의 중국’ 재확인은 안정적이고 건전한 한중 관계를 중시하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상만 경남대학교 극동연구소 교수는 3일 글로벌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본질적으로 이번 성명은 수교 당시 다져진 근본적인 정치적 합의로의 회귀를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상만 교수는 “대만 해협의 복잡성이 고조되고, 주요 강대국 간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이번 성명은 위험을 관리하고 기대감을 안정시키려는 움직임으로, 양국 관계 수립의 본래 취지와 기존 합의 회복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분석했다.
랴오닝 사회과학원 한반도 전문가인 루차오(Lü Chao) 교수는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언론 단독 인터뷰, 특히 대만 문제에 대한 발언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번 인터뷰는 (이재명의) 새 정부가 한중 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만 관련 발언은 양국 관계 회복, 특히 중국의 핵심 이익과 관련된 부분에서 중국과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는 이전 윤석열 정부의 ‘도발적인 수사’(provocative rhetoric)와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며, 다가오는 한중 정상회담에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루차오 교수는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만 문제 관련 인터뷰 내용이 3일 ‘중국과 한국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중국 소셜 미디어(SNS)에서는 3일 오후 기준 시나 웨이보(Sina Weibo)에서 해시태그 #이재명의 대만관련 발언이 인기 검색어 상위 3위 안에 들었으며, 보도 시점 현재 해당 해시태그 페이지는 370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고 GT는 전했다.
신문은 “한국 언론 또한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언론 인터뷰 내용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고 전하면서, 한국 방송사 SBS는 “이재명 대통령: '하나의 중국 입장을 존중하는 것이 오해와 갈등을 해소할 것'”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공영 방송 KBS는 “이재명 대통령 내일 중국 방문… 청와대, '하나의 중국 입장을 존중한다'”라는 제목의 보도를 내보냈다고 소개하면서 한국 내에서도 이 대통령 발언의 중요성이 부각됐다고 전했다.
또 글로벌 타임스는 “(한국의) YTN은 이재명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2017년 이후 한국 정상의 첫 국빈 방문이라고 보도했다”고 전하면서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산업, 기후·환경 협력, 교통 등 10여 개 분야에서 양해각서가 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GT는 “이재명 대통령은 중국 방문을 마친 후, 일본과 정상회담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중국과 일본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YTN에 따르면, 한국이 건설적인 가교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보도했다고 소개했다.
황재호 국제전략협력연구소 소장 겸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는 3일 글로벌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중국 국가주석의 최근 한국 방문 이후 불과 두 달 만에 이루어졌으며, 외교 일정이 빡빡한 시기에 진행된 만큼 고위급 회담의 의미가 더욱 크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일본 방문에 앞서 중국을 방문한 것은 한국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황 교수는 “이번 방문이 새해를 맞아 양국이 관계 정상화와 각국의 국익에 부합하는 협력을 추진하려는 공동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말은 듣고 행동은 관찰한다”(listening to one's words and observing one's actions)는 중국 속담을 언급했다. 사자성어로 언즉시행(言則實行)의 의미로 해석되며,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한다는 뜻으로, 말만 앞세우지 않고 실제로 행동하는 태도를 강조”한 말이다.
CCTV와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의 ‘실용 외교’(pragmatic diplomacy)에 대한 견해를 밝히며, “안보 분야에서 미국과의 협력은 양국 동맹 관계를 고려할 때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는 한국과 중국 간의 관계가 대립이나 갈등으로 치닫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결과는 한국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이 대통령은 강조했다.
신문은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이 가능한 한 최대한 중국과 공존과 협력을 추구하고, 상호 이익이 되는 윈윈 협력 분야를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루차오 교수는 “이재명 대통령의 이번 방문(9년 만의 한국 대통령 국빈 방문)이 국내외 압력을 헤쳐나가고, 한중 관계를 안정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분석하면서 “이 대통령이 한미 동맹을 외교 정책의 초석으로 삼으면서도 대규모 경제 사절단을 중국에 파견한 것은 ‘미국과는 안보, 중국과는 경제’라는 이른바 안미경중(安美經中)이라는 실용적인 접근 방식을 위한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해석된다. 즉 ‘안미중경미중’(安美中經美中), ‘미국과 중국, 안보와 경제에 모두 중요하다’는 의미로 확대 가능하다는 실용성과 효용성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루차오 교수는 미국이 핵추진 잠수함 문제나 지역 안보와 같은 민감한 사안에서 한중 관계에 중요한 외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여전히 존재하는 이견들을 고려할 때, 양측 모두 ‘이견을 관리’하고 ‘소통을 강화’하며 안보 마찰이 양국 관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