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가상자산 거래 과세 본격화…내년 한국도 과세체계 도입
영국이 1일(현지시간)부터 가상자산 투자자의 계정 정보를 세무조사 당국에 자동으로 제출하도록 의무화하면서, 가상자산 과세 투명성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번 조치는 영국 국세청(HMRC) 주도로 미납 과세 징수를 정교하게 하고자 마련됐으며, 계정 정보를 신고하지 않는 투자자들에게는 별도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와 같은 규제는 영국 금융감독당국이 내부자 거래 방지 등을 포함한 산업 전반의 관리 체계 강화 논의 속에서 도입됐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의 일환으로 설계됐다.
CARF는 가상자산 거래로 인한 조세 회피 및 불투명성을 줄이기 위해 각국이 매년 관련 정보를 교환하는 국제 공조 체계이다. 2022년 OECD에서 공식 승인된 이 제도에는 한국도 2023년부터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기획재정부가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열린 제17차 OECD 글로벌포럼에서 48개국과 함께 ‘암호화자산 보고체계 다자간 정보교환협정’(CARF MCAA)에 서명해, 한국 세무당국이 협정국의 가상자산사업자를 통해 국내 거주자의 거래 정보를 획득할 수 있게 됐다. 영국의 경우 가상자산 거래소는 법정화폐와 암호화폐의 교환을 중개하는 주요 창구로, 앞으로 모든 이용자 거래 내역을 최신화해 자동으로 보고해야 하며, 이를 준수하지 않을 시 제재와 과징금이 내려질 전망이다.
영국 국세청은 납부하지 않은 가상자산 투자자가 수천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며, 향후 5년 동안 최소 3억파운드(약 5829억원)의 추가 세수 확보를 예상하고 있다.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의 시세가 큰 변동을 보이는 가운데, 저점 매수 후 고점 매도 투자자들은 모두 과세 대상이나, 규제 미비로 징수에 애를 먹어왔다. 회계법인 BDO의 돈 레지스터 조세 분쟁 해결 파트너는 새 규정 도입 시 고액 투자자들의 미신고 소득 은닉이 한층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2024~2025 회계연도에 수익을 올린 투자자들에게 오는 31일까지 세금 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설명했으며, 가상자산 전용 신고 항목이 신설되고 자발적 미납 신고 제도도 마련된 상황이다.
한편 한국은 아직 가상자산 과세가 시행되지 않은 상태이다. 그러나 2024년 통과된 소득세법 개정에 따라 내년 1월 1일부터 양도·대여 수익에 기타소득으로서 분리과세가 적용될 예정이다. 연간 가상자산 소득은 250만원까지 기본공제를 적용한 후, 이를 넘으면 기타소득세 20%와 지방소득세(소득세의 10%)까지 포함한 최대 22%의 세율을 부담하게 된다. 이미 보유 중인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2026년 12월 31일의 시가와 실제 취득가액 중 높은 금액을 기준으로 과세하며, 가상자산 상호 교환거래도 과세 대상이 된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테더 등 주요 가상자산을 기준으로 소득 산정이 이뤄진다.
이와 같이 영국이 이번 제도를 공식 가동하면서, 내년 제도 시행을 앞둔 한국도 가상자산 거래 투명성 강화와 징수 체계의 실효성이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