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중국이 위험한 진짜 이유?

흔들리는 중국, 내부 불만보다 무서운 ‘주변국 이탈’

2025-12-31     이동훈 칼럼니스트
경주

중국은 독특한 사회주의 국가라 웬만한 경제난이나 내부 불만을 잠재울 수 있다. 지금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위기 상황이지만, 그것으로 나라가 무너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중국의 진짜 위기는 ‘거대 고립(巨大 孤立)’이다. 세계적으로 거세지는 반중국 정서만이 문제가 아니다. 가장 심각한 것은 중국이 동북아시아에서 완전 고립의 길로 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일본, 타이완, 북한 등 동북아 모든 국가가 등을 돌린 이 상황을 우리는 예의주시해야 한다.

역사상 어떤 나라도 주변국들과 모두 등을 지고 오래 생존한 경우는 없다. 특히 중국처럼 주변국들과 끊이지 않고 군사적, 정치적 갈등을 일으키거나 의도적으로 추구하는 나라로서는 고립무원에 빠져드는 점을 가장 우려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우려는 어떤 돌파구도 찾지 못하고 있다. 북한 외에는 이보다 더 나은 관계로 진전될 개연성이 아주 희박하기 때문이다.

지금 중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일까? 만약 한국에서 다시 정권 교체가 이루어져 우파 정권이 전격적으로 타이완과 손을 잡는다면 이는 중국으로서는 견디기 어렵다. 한국의 방공 시스템과 대함 미사일, KF21 전투기 등 무기들이 타이완에 판매된다면 중국의 통일은 물 건너가고 말 것이다. 이는 다카이치 일본 총리 발언으로 더욱 첨예해진 일본-타이완 공조 관계보다 중국에 훨씬 더 위협적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중국이 죽자고 싸우고 있는 미국, 일본, 타이완이 세계 반도체를 장악하고 있는 메이저 국가들이란 사실이다. 여기에다 남은 하나의 반도체 강국인 한국을 괴롭히는 중이다. 우리는 이 대목에서 중국이 과연 전략적인 판단을 하는 국가인가에 심각한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반도체가 없으면 첨단산업과 군사 무기는 고철 덩어리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본질적인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은 왜 역사와 외교의 상식인 주변국과의 공조 관계를 스스로 무너뜨려 왔을까? 과도한 중화 우월주의가 큰 원인이다. 게다가 국민에게 지속적으로 학습시켜 온 중화주의 이념을 하루아침에 포기하거나 수정할 수 없다. 그 이념의 주축을 맡아 온 엔진과도 같은 중국의 성장 경제가 멈추고, 국민의 주머니가 가벼워지기 시작하면서 국가 지도부에겐 ‘아차!’하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늦었다. 아니,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이나 세계제국 건설의 발걸음은 너무 성급했다. 그렇다고 이미 내친 발을 빼기조차 어렵다. 설령 내일이라도 미국과의 갈등을 수습할 수는 있다 하더라도 과거의 경제적 영화를 되찾거나 힘을 회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특히 한국 뿐아니라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아프리카에서는 매일같이 반중 데모가 일어나고, 곳곳에서 시진핑 사진이 불타고 있다. 중국은 이런 난국을 수습할 여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오히려 전 세계를 상대로 전개해 온 초한전(超限戰)의 검은 마수가 하나씩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동아시아 역사상 가장 민감한 격변의 시기가 오고 있다. 중국 도련선(島鏈線, island chain) 안에 든 군사 강국, 반도체 강국 한국의 행보가 역사를 바꿀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