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 2025년 마무리...‘잘했다’보다 중요한 건, 방향이 틀리지 않았다

성과보다 구조, 속도보다 전환을 택한 한 해 ‘지금’보다 ‘다음 단계’ 향한 행정

2025-12-26     송은경 기자
송은경

[뉴스타운/송은경 기자] 2025년을 마무리하며 바라본 안산시의 행정은 화려한 성과를 전면에 내세운 한 해라기보다, 도시의 체질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내부에서부터 던진 시간에 가까웠다.

속도는 빠르지 않았다. 시민이 즉각 체감할 변화도 제한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향은 맞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이유는, 정책의 지향점이 분명히 ‘다음 단계’를 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 안산시 행정의 특징은 ‘구호의 절제’였다. 선언적 메시지보다 구조적 전환에 무게를 두려는 흔적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단기 성과를 강조하기보다는 중장기 도시 전략, 특히 산업·교통·도시 운영 전반에서 미래 전환을 전제로 한 설계가 정책 문서와 사업 구성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이는 결과가 당장 숫자로 보이지 않더라도, 도시 행정의 기준점을 바꾸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가장 상징적인 변화는 미래 산업과 도시 기능을 연결하려는 시도다.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 지정, 캠퍼스 기반 로봇 실증, 산업단지와 대학·연구 인프라 간 연계는 단발성 이벤트로 소비되기 쉬운 정책 영역이다. 그러나 올해 안산의 접근은 비교적 신중했다. ‘실험→검증→확산’이라는 단계적 구조를 전제로, 기술 도입 자체보다 도시 적용 가능성을 따지는 데 방점이 찍혔다. 아직 시민 일상에서 체감할 수준은 아니지만, 행정의 시선이 ‘지금 당장 보여줄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적용’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였다.

교통과 도시 인프라 정책에서도 같은 기조가 읽힌다. 철도·도로망 정비, 주요 거점 중심의 생활권 재편, 보행·안전 중심의 도시 관리 방향은 급격한 변화를 택하지 않았다. 대신 누적 개선과 관리의 일상화를 선택했다. 이는 눈에 띄는 성과를 만들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방식이지만, 도시 운영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대규모 개발보다 기존 인프라를 어떻게 유지·보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행정 전반에 스며들었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행정 운영 방식에서도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됐다. 정책 추진 과정에서의 실증 사업 확대, 관계기관 협의 구조의 강화, 데이터 기반 행정에 대한 내부 요구 증가는 행정 방식 자체를 바꾸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모든 사업이 매끄럽게 진행됐다고 보긴 어렵지만, 적어도 정책 추진의 근거와 이유를 설명하려는 태도는 이전보다 분명해졌다. 이는 행정의 신뢰를 쌓는 데 있어 결코 가볍지 않은 변화다.

물론 과제는 분명히 남아 있다. 일부 사업은 시민에게 충분히 설명되지 못했고, 성과 관리와 정보 공개 체계 역시 더 체계화될 필요가 있다. “방향은 맞지만 체감은 약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도시 행정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장기 레이스에 가깝다. 중요한 것은 이미 선택한 방향을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점검과 보완을 거쳐 축적해 나갈 수 있는가다.

2025년의 안산시는 그 질문에 일정 부분 답을 내놓은 해였다. 완성보다는 기초, 결과보다는 전환, 성과보다는 가능성을 택했다. 이는 박수받기 쉬운 선택은 아니지만, 도시의 미래를 생각할 때는 오히려 필요한 결단일 수 있다.

다가올 2026년, 안산시에 요구되는 것은 새로운 구호가 아니라 지속성이다. 올해 뿌린 정책의 씨앗이 실제 도시 변화로 이어지려면, 책임 있는 점검과 축적이 뒤따라야 한다. 방향은 이미 정해졌다. 이제 남은 일은 그 방향으로 꾸준히, 그리고 흔들림 없이 나아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