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관세 쇼크·해킹 대란…경제 격변의 을사년 10대 주요 이슈

2025-12-25     손윤희 기자

 

을사년 한 해가 저물어가면서, 국내 경제는 미국의 관세정책, 지속적인 고환율, 대형 해킹사고 등과 같은 대내외 변동성에 직면했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부과는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감소 우려를 불러일으켰으나, 정부가 3500억 달러 대미 투자와 관세 인하 조건을 제시하며 타협을 이끌어냈다. 반도체 분야에서의 협상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미국 내 일부 지방정부와 중소기업이 관세 정책에 법적 이의를 제기함에 따라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

이재명 정부는 인수위 없이 출범해 '국민주권정부'를 내세우면서, 주요 권력기관 개편과 내란 청산 특검을 추진했다. 예산 기능을 분리한 기획예산처 신설, 검찰 기능 분리,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과학기술부총리 도입 등이 대표적이다. 산업재해를 국가적 재난으로 간주해 예방과 처벌, 현장 중심 점검 강화에 나섰고, 실용적이고 유능한 정부를 지향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디지털 인프라 전반에서 해킹 사고가 빈발했다. SK텔레콤과 KT 등 통신사, 금융업계, 유통, 가상자산 플랫폼 업비트, 쿠팡 등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및 해킹피해가 이어졌다. 정부는 재발 방지를 위해 기업의 보안 관리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해킹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며 사회적 신뢰 기반이 흔들리는 한 해였다.

코스피는 6월 20일 30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10월에는 4000선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닥 역시 12월 시가총액 500조원을 처음 넘어섰으며, 이는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과 국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촉진한 결과이다. 증시 호황은 정책 변화와 함께 투자 심리 개선, 외국인 매수세 확대 등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환율 측면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480원 넘게 상승하면서 고환율이 국내 경제의 뉴노멀로 자리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원화 약세가 수출 증가로 곧장 이어지지 않으며, 국내 산업구조상 원재료 수입 부담이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내수 의존도가 높은 중소·중견기업에 상대적으로 부정적 여파가 크고, 고환율이 수출 확대 효과보다는 비용 증가라는 구조적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 정책은 강력한 대출 규제와 투기과열지구 확대를 통해 집값 안정에 집중했다. 정부의 수도권 135만 가구 공급 대책에도 불구, 서울 강남3구와 용산구 등 핵심 지역 쏠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강남권 거래가 증가하는 반면, 서울 전체 아파트 거래량은 전년 동월 대비 하락하며 시장의 양극화가 확인됐다.

금융권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금리 인하·분할상환 등 4대 금융지원책을 시행했다. 4대 금융지주가 5년간 400조원의 생산적·포용 금융 추진 의지를 밝히는 등 금융권의 사회적 책임과 자산 건전성 간 균형을 맞추려는 기조가 뚜렷했다. 카드사, 보험업계 역시 수수료 환급, 보험료 인하 등 상생지원을 확대했다.

AI 반도체 공급 확대 등 산업계 지형 변화도 올해 두드러졌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HBM 공급과 AI 반도체 생산 확대에 주력하며, 엔비디아는 물론 구글 등의 자체 칩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는 일각에서 '탈 엔비디아' 흐름이 활성화되는 계기로 작용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도 AI 전환에 힘을 보태는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의 AI 반도체 생태계 강화가 본격화됐다.

상법·세법 개정으로 주주 충실 의무가 확대됐고, 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주주 의결권 제한,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제도 개선이 추진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 추진 시 기존 주식의 1년 유예기간을 검토하며 제도 적응을 유도했다. 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기업 지배구조 혁신을 위한 조치다.

올 한 해 유통산업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구조조정 압박을 받았다. 홈플러스가 연말까지 인수자를 찾지 못해 불확실성이 커졌고, 대형 편의점·마트도 수익악화로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쿠팡 개인정보 유출, 면세점 위기 등도 산업 전반의 구조 변화를 촉진했다. 이처럼 을사년은 경제 각 부문에서 구조적 변동과 불확실성이 공존하며, 각종 제도개선과 산업 재편이 동시에 진행된 시기로 기록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