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서남부 광역철도, 현실화를 향한 재도전...시흥시, 이번에는 다를 수 있을까

노선 통합·이중 축 전략으로 민자 적격성 통과에 도전 시흥 ‘은계 거점’ 구상…인천·부천·광명·서울 연결망 기대

2025-12-23     송은경 기자
송은경

[뉴스타운/송은경 기자] 시흥시가 ‘수도권 서남부 광역철도 민간투자사업’ 재추진을 공식화했다.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시는 제2경인선·신구로선·신천신림선을 단일 체계로 통합한 광역철도 구상을 제시하며, 민간투자 방식으로 한국개발연구원(KDI) 적격성조사를 다시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중단과 철회를 거듭했던 대형 철도사업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셈이다.

이 사업의 전사는 길다. 2018년 추진이 시작돼 2019년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으로 선정되고, 2021년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되기까지 순항했다. 그러나 핵심 전제였던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이 2023년 무산되면서 제2경인선 노선 변경이 불가피해졌고, 이는 곧 사업 전반의 중단으로 이어졌다. 이후 민자 전환을 시도했으나, 2025년 1월 KDI 적격성조사에서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판단이 나오며 또 한 번 제동이 걸렸다.

그럼에도 시흥시는 다시 출발선에 섰다. 이번 재추진의 핵심 키워드는 ‘은계지구’와 ‘이중 축 분기 구조’다. 인천 청학에서 시작해 시흥 은계에서 두 갈래로 갈라지는 노선은, 한 축은 부천 옥길·범박을 거쳐 서울 구로·목동으로, 다른 한 축은 광명 하안을 지나 금천·신림으로 연결된다. 서울의 특정 거점으로 수요가 집중되는 기존 방식을 벗어나, 목적지에 따라 접근 경로를 분산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분명 구조적으로는 진일보한 설계다. 수도권 서남부는 인천·경기 서남부·서울 서남권을 포괄하는 광역 생활권임에도 철도 인프라가 부족해 출퇴근 시간대 도로 혼잡이 일상화돼 있다. 은계 분기형 노선은 이러한 병목을 완화하고, 시흥을 광역 교통망의 중심 결절점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적 의도가 읽힌다. 서울 접근성 개선이라는 시민 체감 효과도 분명한 명분이다.

그러나 질문은 남는다. ‘무엇이 달라졌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이다. 불과 몇 달 전, 같은 민자 방식에서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받아든 사업이다. 노선 통합과 분기 구조가 수요를 얼마나 실질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지, 운영 효율 개선이 재무성 평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구체적 수치는 아직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 민자사업의 성패는 결국 숫자다.

또 하나의 관건은 리스크 관리다. 차량기지 문제, 노선 변경에 따른 인허가, 지자체 간 이해관계 조정, 환경영향평가와 보상 문제 등은 이전에도 사업을 멈춰 세운 요인들이다. 이번 재추진 과정에서 이러한 구조적 장애물에 대한 해법이 얼마나 선제적으로 준비돼 있는지, 아직은 확인이 필요하다. 일정 역시 2030년 착공, 2036년 완공이라는 목표가 제시됐지만, 행정 절차와 협의 과정을 감안하면 낙관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재도전이 갖는 의미를 가볍게 볼 수는 없다. 수도권 서남부 광역교통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며, 국가철도망 계획에 반영된 사업을 현실화하려는 시도의 연속성은 정책적으로 평가할 대목이다. 중요한 것은 ‘발표’가 아니라 ‘통과’다. KDI 적격성조사라는 관문을 넘지 못한다면, 이번 구상 역시 또 하나의 계획으로 기록될 뿐이다.

시흥시가 말하는 ‘시민의 일상을 바꾸는 핵심 인프라’가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이번에는 숫자와 근거로 답해야 한다. 은계지구를 중심으로 한 이중 축 철도망이 정말로 수도권 서남부의 교통 지형을 바꿀 수 있는지, 그 답은 곧 시작될 적격성조사 결과가 말해줄 것이다. 기자의 시선은 그 과정과 결과를 끝까지 따라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