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국, 자유 무역 협정(FTA) 체결
- 무역의 98%는 관세 없이 유지
한국과 영국은 무역 협정을 최종 체결했으며, 영국 정부는 이 협정이 수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영국 경제에 수십억 파운드의 수익을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고 BBC가 16일 보도했다.
제약, 자동차 제조, 주류 및 금융 서비스를 포함한 영국 산업은 대부분의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현재의 무관세 무역 연장으로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협정은 영국 노동당 정부가 유럽연합(EU), 미국, 인도와 체결한 네 번째 국제 협정으로, 지금까지 영국 경제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 협정은 없었다.
음악, 화장품, 음식 등 한국 문화는 최근 몇 년 동안 영국에서 훨씬 더 인기를 얻고 있다.
크리스 브라이언트(Chris Bryant) 영국 무역부 장관은 15일 밤 여한구 한국의 통상교섭본부장과 함께 런던에 있는 삼성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이번 계약을 발표했다고 BBC가 전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무역의 98%는 관세 없이 유지될 것이며, 이는 EU가 한국과 맺고 있는 조건과 동일하고, 영국이 브렉시트(Brexit) 이후 일시적으로 유지했던 조건과도 같다.
영국과 한국 간의 기존 무역 협정은 2026년 1월에 만료될 예정이었지만, 새로운 협정으로 20억 파운드(약 3조 9,326억 원) 규모의 영국 수출품이 관세 인상으로부터 보호받게 됐다. 키어 스타머(Keir Starmer) 총리는 이번 계약이 “영국 기업에 엄청난 승리”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협정으로 양국 간 무역이 더욱 쉬워짐에 따라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며,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이 전국적으로 체감될 것”이라고 말했고, 브라이언트 장관은 이번 합의가 “변화를 위한 계획의 일환으로 경제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핵심 산업을 확고히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무역산업부(Department for Business and Trade)에 따르면, 한국은 영국의 25번째로 큰 교역 상대국이다. 올해 6월 말까지 12개월 동안 한국은 영국의 전체 교역량에서 0.8%를 차지했다. 같은 12개월 동안 공식 통계에 따르면, 영국의 한국 수출은 16.4% 감소했고, 한국의 영국 수출은 10.8% 감소했다.
여한구 본부장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영국의 경제는 ‘상호 보완적’이라고 말하며, 양국 간 무역 감소가 양국 관계가 예전만큼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이어 그는 “이번 새로운 협정이 제품 원산지 관련 규정을 기업 친화적으로 만들고, 새로운 디지털 및 투자 보호 장치를 마련하는 등 비관세 장벽을 줄이는 데 더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이러한 틀을 통해 두 경제가 더욱 긴밀히 협력함으로써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여 본부장은 “영국이 한국과 유럽 간 무역에서 관문 역할을 할 수 있고, 한국은 영국 기업들이 아시아로 진출하는 관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한국과의 무역 협정은 브렉시트 이후 체결된 일련의 무역 협정 중 가장 최근의 것이지만, 독립적인 예산 예측 기관인 OBR은 지금까지 이러한 주요 파트너 국가들과의 협정이 2030년까지 영국 경제에 뚜렷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해 왔다.
영국 정부는 올해 체결된 여러 무역 협정이 일자리 창출과 중소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를 통해 영국 경제를 성장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자체 평가에 따르면 인도와의 계약으로 인해 GDP가 0.11%에서 0.14% 정도만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그 계약은 영국 노동자들의 임금을 깎아내릴 가능성이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인도는 영국의 10번째로 큰 무역 파트너이며, 영국 무역의 2.5%를 차지한다.
한편, 벤틀리 모터스(Bentley Motors), 재규어 랜드로버(JLR), 기네스 소유주인 디아지오(Diageo)를 포함한 영국 기업들은 한국과의 이번 계약 소식을 환영했다.
벤틀리 모터스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인 프랑크-슈테펜 발리저(Frank-Steffen Walliser)는 한국이 벤틀리뿐만 아니라 더 넓은 고급 자동차 시장에 있어서도 핵심적인 시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시장에 대한 즉각적인 지속적인 접근과 긍정적인 장기 무역 협정 체결은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원활한 국제 무역은 영국 자동차 산업의 성장에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디아지오의 임시 최고경영자인 닉 장기아니(Nik Jhangiani)는 “이번 조치가 한국 소비자들의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스카치 위스키 협회의 국제 담당 임시 이사인 에밀리 위버 로즈(Emily Weaver Roads)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 위스키 가치 기준으로 가장 큰 지역 시장”이라며, “대한민국에서 무역 장벽이 완화됨에 따라 스카치 위스키, 특히 싱글 몰트(single malts) 위스키가 중요한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환영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