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내년 S&P500 전망치 극과 극…오펜하이머 8100·스티펠 6500 제시

2025-12-16     손윤희 기자

 

내년 미국 증시에 대한 월가 주요 투자은행들의 전망이 극단적으로 엇갈리고 있다. 오펜하이머와 스티펠은 2년 연속으로 상반된 S&P500지수 목표치를 내놓으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25년을 앞두고 오펜하이머는 내년 말 S&P500지수가 8100에 이를 것으로 내다본 반면, 스티펠은 6500까지 떨어질 가능성을 경고했다. 지난 12일 S&P500은 6827.41에 마감해 양측 예상치가 현재 지수 대비 크게 대비되는 상황이다.

오펜하이머는 내년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1~2회 인하할 것으로 전망하며, 두 자릿수 증시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정보기술(IT) 분야를 넘어 인공지능(AI)이 미국 증시 전반의 성장 동인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실었다. 존 스톨츠퍼스 오펜하이머 수석투자전략가는 “AI가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며, 기술이 기업과 소비자 삶 전반에 깊게 침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펜하이머가 제시한 8100 포인트는 현재로서는 월가 예상치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이에 반해 스티펠은 비관적 시나리오에 무게를 두고 S&P500이 내년 말 6500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배리 배니스터 스티펠 수석주식전략가는 “미국 개인 소비가 GDP의 68%를 차지하지만, 만약 소비가 심각하게 위축된다면 AI 관련 투자 역시 경기 침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언급했다. 스티펠의 예상치는 현재 월가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만 스티펠은 이와 별도로, 그동안 소외됐던 비기술주 및 경기민감업종의 실적 개선이 본격화된다면 S&P500이 7500까지도 상승할 수 있는 여지를 덧붙였다. 배니스터 전략가는 시장에서 상승 가능성과 하락 위험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두 기관은 지난해 역시 S&P500 향방을 놓고 대조적인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오펜하이머가 올해 말 S&P500이 7100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 반면, 스티펠은 5500까지 떨어질 것으로 봤다. 실제로 연초 5800선에서 시작한 S&P500은 상반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 정책 여파로 4월 한때 4835.05까지 하락하며 스티펠의 스태그플레이션 시나리오가 재조명받기도 했다. 오펜하이머 역시 이 시기 목표치를 5950으로 낮췄다. 그러나 이후 시장에 V자 반등이 나타나면서 오펜하이머는 기존 고점 전망을 복원한 반면, 스티펠은 계속해서 하락 가능성을 고수했다.

하반기 미국 증시에 AI 거품론 등 불안 요소가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S&P500 지수는 연초 대비 16% 상승하며 3년 연속 두 자릿수 오름세를 기록하기 직전에 있다. 스티펠 측은 올해 예측이 베어 트랩에 빠졌음을 인정하고, 올해는 낙관 시나리오도 병행 제시하고 있다. 다만 S&P500이 4년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여전하다. 1926년 이후 단 세 차례(1942~1945년, 1949~1952년, 1995~1999년)만이 4년 이상 연속으로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사례로 꼽힌다. 내년 증시 전망과 관련해 웰스파고(7800), 골드만삭스(7600) 등은 비교적 긍정적인 예측을 내며 낙관적 분위기도 일부 존재하지만, 바클레이스(7300)와 뱅크오브아메리카(7100) 등은 상승률 둔화를 예상하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