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500원 돌파 우려 속 아시아 통화 약세와 일본 금리인상 변수 주목

2025-12-15     손윤희 기자

 

원·달러 환율이 2025년 12월 15일 1,470원대를 상회하며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단기적으로 1,500원 돌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환율은 10월 말 이후 약 6주 동안 1,450~1,480원 구간에서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왔으며, 이는 단기적인 충격이 아닌 구조적 고환율 국면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과거에는 1,500원 이상 환율이 외환위기(1997년)와 글로벌 금융위기 때 짧게 출현한 전례가 있지만, 이번에는 심리적 저항선 1,500원이 강하게 작동할지 주목받고 있다.

최근 환율 상승은 원화만의 약세가 아닌, 아시아 주요 3개국 통화인 원화, 엔화, 대만 달러 모두가 최근 6개월간 7% 안팎 하락세를 기록한 데서 비롯됐다. 이는 미국과 아시아 국가 간 금리 격차 확대와 미중 무역 긴장, 대규모 대외 투자 확대 등 복합적 요인에 따른 현상으로 분석된다. 특히 개인투자자의 해외 주식 순매수, 국민연금 등 대형 기금의 연례 해외 자산 투자, 기업의 해외 지급결제 및 환헤지 수요 등 수급 측면이 환율 상승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환율 상승에 따라 11월 기준 국내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2.6% 상승하면서 2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고, 이는 국제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고환율 영향이 크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품목별로는 컴퓨터와 전자기기(8%), 농수산품(3.4%), 금속 원자재(3%) 등 주요 수입 품목에서 가격이 크게 올라 향후 소비자물가에도 상승 압력이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수입물가 상승은 통상 1~3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로 전이되기 때문에, 내년 초 가계부채와 소비여력 위축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향후 환율 방향은 미국과 일본의 금리 정책에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이번주 예정된 미국 경제지표 발표와 함께, 일본은행(BOJ)이 30년 만에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인상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번지고 있다. 만일 BOJ가 금리를 0.25%p 올려 0.75%로 인상한다면, 달러 약세 및 원·달러 환율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내년에도 국민연금 등 기관의 해외 투자 기조와 주요국 간 투자·무역 정책 변화에 따라 환율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과 아시아 통화국 간 금리 차 축소, 한국 경제성장률 상향, 경상수지 개선 등 펀더멘털 요인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경우 하반기에는 환율이 1,400원대 초반이나 1,300원대 후반까지 안정화될 가능성도 제시된다.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의 해외 주식 투자 확대가 단기간에 꺾이기 어려운 구조이며, 국내 투자 활성화를 위한 세제 인센티브와 세계 채권지수(WGBI), MSCI 선진국지수 편입 등 자본시장 개방 노력이 환율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한다. 당분간 변동성 확대와 고환율 구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하반기에는 점진적 하향 안정화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