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과잉투자' 경계 확산, 미국 기술주 일제 급락…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5.1% 하락
12일(현지시간) 미국 주식시장에서 주요 기술주가 'AI 투자 거품'에 대한 우려로 일제히 하락세를 기록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 대비 245.96포인트(0.51%) 하락한 48,458.05에 장을 마감했고, S&P 500지수 역시 73.59포인트(1.07%) 내린 6,827.41로 거래를 마쳤다. 특히 대형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69% 급락하여 23,195.17로 내려앉았다.
이날 시장에서는 AI 반도체 및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이상 과열 논란이 다시 부상했다. 전날에는 오라클이 10.83% 폭락하며 AI 과투자에 대한 의구심을 촉발했으나, 이날에는 브로드컴이 주가 하락의 중심에 섰다. 브로드컴의 호크 탄 최고경영자는 실적 발표 이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1분기 비(非) AI 매출 수준이 전년 동기와 비슷하다"고 언급했고, "AI 매출이 빠르게 성장하더라도 비AI 사업에 비해 총이익률이 낮다"고 평가했다. 이 발언은 AI 중심의 수익구조의 한계를 드러내며 투자자 불안을 키웠다. 더욱이 브로드컴 측은 2026회계연도 AI 매출 예상치 제공을 보류했고, 주가는 11.43%나 급락했다.
오라클은 2026 회계연도 자본지출을 기존 전망보다 150억달러 늘린 500억달러로 설정했다고 전일 밝혔는데, 이는 차입을 통한 AI 과잉 투자 우려를 부추기며 해당일에도 4.47% 추가 하락을 맞았다. 오라클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2009년 이후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엔비디아 역시 전날에 이어 이날도 3.37% 추가 하락을 보였고, 트럼프 정부가 엔비디아의 AI 칩 H200 대중국 수출을 허용했으나, 중국 정부가 이를 거부했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이러한 AI 관련 주요 주가의 급락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5.10% 떨어뜨리는 계기가 됐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에서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은 각각 시가총액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해당 지수는 국내 증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어 향후 한국 주식시장에도 부정적 여파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날 반도체업종 전반의 하락세도 두드러졌다. TSMC, ASML, AMD,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인텔 등 주요 업체들의 주가 역시 4% 내외의 하락폭으로 마감했다. 반면, 시가총액 1조달러 이상의 빅테크 중에서 AI 투자에 보수적으로 접근해온 애플은 강보합세를 보였다. 테슬라는 이날 2.70% 오르면서 대조적인 모습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