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청, 12월 ‘이달의 재외동포’로 故 오기문 전 재일대한부인회장 선정

2025-12-15     이정애 기자

재외동포청(청장 김경협)은 2025년 12월 ‘이달의 재외동포’로 재일동포 사회 발전과 사할린 동포 지원에 헌신한 故 오기문(1911~2014) 전 재일대한부인회장을 선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오 회장은 재일민단 및 재일대한부인회 창립에 기여하고, 강제이주 사할린 동포들을 위한 양로원을 설립하는 등 평생을 소외된 동포들을 위해 바쳐온 인물로 평가된다.

1911년 경북 고령에서 태어난 그는 18세에 일본으로 건너간 뒤 남편과의 사별 후 삯바느질로 생계를 유지했다. 성실한 삶은 일본 주요 언론에 ‘본받아야 할 조선의 모범 부인’으로 소개되며 알려지기 시작했고, 경제적 기반이 마련되자 그가 오랫동안 꿈꿔온 사회운동에 나설 수 있었다.

오 회장은 억울하게 체포된 재일동포들을 돕는 데 앞장서 ‘여번호사’라고 불렸으며, 1946년 박열 선생과 함께 재일신조선건설동맹 결성을 주도하고 200만엔을 기금으로 지원했다. 이를 기반으로 ‘재일본대한민국민단’이 조직되었고, 그는 초대 부녀부장을 맡았다.

이어 1947년 허정숙 여사 등과 함께 재일본대한부인회 도쿄 본부를 창립하고, 1949년에는 조직을 전국 규모로 확대하며 재일동포 여성들의 결속과 권익 신장을 이끌었다.

조국을 향한 봉사도 이어졌다. 6·25전쟁 발발 직후 일본 도쿄에서 모금 활동과 구호품 마련에 앞장섰고, 전쟁고아·노인 지원은 물론 일본 병원에 후송된 연합군 병사들을 위한 위문 활동에도 참여했다.

그의 가장 큰 업적 중 하나는 사할린 강제이주 피해 동포들을 위한 보금자리 마련이다. 일본 패망 이후에도 귀국하지 못한 무의탁 노인들의 처지를 외면할 수 없었던 그는 사비 10억 원을 들여 1987년 고향 전남 고령에 (사)대조구국원을 설립하고, 1993년 대창양로원을 개원했다. 이곳에서는 지금까지 145명의 사할린 영주귀국 노인이 여생을 보냈으며, 현재도 7명의 사할린 귀국 동포를 포함해 44명의 노인들이 생활하고 있다.

정부는 오 회장의 공로를 인정해 1978년 국민훈장 동백장, 1996년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여한 바 있다.

김경협 재외동포청장은 “오기문 회장은 평생을 조국과 동포를 위해 헌신한 분”이라며 “그 숭고한 발자취가 후대에도 길이 기억될 수 있도록 ‘12월의 재외동포’로 선정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