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H200 칩 중국 수출 허용” 중국, 미국 제칠 날개 달까?
- 시진핑의 고민, 중국 기술 독립 기회 ? 계속 미국 의존 ? - 고대역폭메모리(HBM) 강국인 한국에는 일단 호재
지난 7일 미국의 엠비디아(Nvidia)의 CEO인 젠슨 황은 미국의 매체인 포츈(Fortune)과의 인터뷰에서 “AI 인프라 분야에서는 중국이 미국에 비해 우위에 있다”면서 “미국에서는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려면 3년이 걸리는데, 중국은 병원 하나 짓는데 1주일이면 된다며, 중국의 인공지능(AI) 굴기를 높게 평가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엔비디아의 칩 H200의 중국 수출을 허용해 중국의 인공지능 발전에 득이 될지 해가 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엔비디아의 AI 칩인 ‘H200’에 대한 대중(臺中) 수출을 허용한다“고 밝히면서 ”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미국이 강력한 국가 안보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 조건으로 엔비디아가 중국 및 다른 국가의 승인된 고객에게 H200 제품을 출하하는 것을 허용할 것이라고 통보했다“면서 ”시진핑 주석은 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반응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H200 판매액의) 25%는 미국에 지불될 것이며, 이 정책은 미국의 일자리를 지원하고, 미국의 제조업을 강화하며, 미국 납세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다만 엔비디아의 최첨단 AI 칩인 ‘블랙웰’(Blackwell)과 곧 출시 예정인 인공지능(AI) 추론에 특화되어 있는 최신형 ‘루빈’(Rubin CPX)은 이번 합의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H200은 최신 ‘블랙웰’ 기반 GPU(그래픽처리장치)보다는 뒤처지지만, 현재 중국 수출이 승인된 저사양 칩 ‘H20’을 비교해 보면, 압도적인 성능 격차를 보여, 범용 칩을 묶음으로 사용해 가며 고성능 칩의 효과에 유사한 성능을 보이는 중국으로서는 많은 어려움을 겪지 않고도 꽤 좋은 성능의 AI를 개발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무부가 세부 사항을 마무리 중이며, 이와 같은 방식의 접근은 AMD, 인텔, 그리고 다른 위대한 미국 기업들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의 이 같은 조치는 중국과 적대적으로 삼아 지배하려는 것이 아니라 세력균형을 위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는 것이다.
미국은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22년 최첨단 AI 칩을 중국에 수출할 수 없도록 하는 수출 통제 규제를 도입했으며, 트럼프 2기 행정부도 이를 이어, 엔비디아의 ‘블랙웰’이 중국의 손에 들어갈 경우, AI 분야에서 미국의 우위가 흔들릴 수 있다고 판단해 수출을 제한해 왔었다.
하지만 젠슨 황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CEO)는 ”어느 정도 성능을 낮춘 블랙웰 수정 버전“을 통해 중국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 왔고, 트럼프가 이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트럼프의 ‘H200’의 중국 수출을 허용 결정은 전 세계 반도체 업계와 AI 업계의 판도를 뒤흔들 것으로 예상된다.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미국 오픈AI의 챗지피티(chatGPT)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성능을 보인 ‘딥시크(DeepSeek)’가 등장하면서 세계를 놀라게 한 중국의 인공지능 실력이 미국에 바짝 다가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딥시크의 출현을 일부에서는 ‘스푸트니크의 순간’(Sputnik Moment) 혹은 ‘스푸트니크 충격’(Sputnik Shock)이라고까지 할 정도로 중국의 수준이 대단했다.
기술굴기(技术崛起)를 주창하면서 정진(精進)해오고 있는 중국은 자국 AI 산업 발전과 반도체 독립 사이를 저울질, 대응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강국인 한국에는 일단 호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미국의 빅테크들(오픈AI, 구글, 메타 등)은 ‘중국의 AI의 전속력 추격’에 긴장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그동안 미국의 강력한 대(對)중국 반도체 제재를 배경으로 ‘중국의 AI 경쟁사들과 격차를 안정적으로’ 벌려왔으나, 딥시크 충격 이후, 이들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몰리게 됐다. 물론 아직까지는 미국의 수준이 중국보다 경쟁력이 높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 기업들이 GPU ‘H200’을 확보하게 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는 평가이다.
H200은 최신 아키텍처인 ‘블랙웰’을 장착한 B200보다는 이른바 한 수 아래로 알려져 있지만, ‘AI 훈련과 추론’에는 여전히 ‘강력한 성능’을 보이고 있어, 중국으로서는 박수치며 환영할 만하다.
AFP 통신은 싱크탱크 ”진보연구소“(IFP=Institute For Progress)의 알렉스 스탭은 ”이번 결정을 ‘엄청난 자살골’이라고 평가, H200이 기존에 수출이 허용된 H20보다 6배 더 강력하다고 지적했다. 이 지적은 중국의 알리바바와 바이두 등 거대 AI 기업이 엔비디아의 고성능 칩을 활용, 미국 기업을 위협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민간 기업 자율에 맡겨지는 민주주의 국가와는 달리 최고지도자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사회주의 중국의 권위주의 특성으로 보아 “엔비디아의 최첨단 칩을 확보하면, 더 빨리 AI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는 생각은 ‘상식적인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상황이 이와 같이 전환되자, 한국의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에는 호재(好材)가 아닐 수 없다. 이 두 회사 등 고대역폭메모리(HBM=High Bandwidth Memory)를 개발하는 기업이 있는 한국에는 호재로 평가된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엔비디아의 최고 사양 모델이었던 H200은 141GB(기가바이트) 용량의 HBM3e(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를 탑재한 이른바 ”메모리 먹는 하마“로 알려져 있다. 그 메모리 칩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수출길을 활짝 열어 줄 것으로 전망되며, 안정적인 수요처가 바로 중국 기업들이 될 것이며, 수요의 급증은 삼성전의 엔비디아 HBM공급망 진입에도 좋은 신호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