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웅 음모론’을 옹호하는 이유
조진웅 사태는 처음부터 이상했다. 나는 결국 ‘조진웅 음모론’을 옹호할 수밖에 없다.
배우 조진웅의 범죄 전력을 감싸는 진보 진영의 행태가 도를 넘었다. 애초에 조진웅이 비난받은 이유는 그가 과거 소년원을 다녀왔다는 사실 그 자체가 아니었다. 그는 강력범죄에 대한 참회 없이 국민을 대표해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하고, 마치 진짜 광복군이라도 된 양 자신의 처지에 맞지 않은 이미지 정치에 스스로 과몰입했기 때문이다.
급기야 “소년원 근처에 안 댕겨본 청춘이 어디 있냐?”라는 류근 시인의 말을 듣고, 나는 ‘음모’를 확신했다. 악질적인 강도·강간범을 감싸기 위해 지식인인 시인이 이런 말을 한다고? 이 무슨 소년원 원장이라도 하기 힘든 말을 좌파라는 이유로 시인이 한다고? 맨정신은 아니다.
김현지, 장경태, 김남국 등 연일 터져 나오는 좌파의 버거운 이슈들을 덮기 위해 조진웅을 제물로 삼았다는 음모론. 여기까지는 음모보다는 공작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그 제물이 난도질당하면 일찍 이슈가 끝날까 봐 좌파 정치인, 지식인들까지 나서서 조진웅을 호위하고 있다는 게 음모론의 본령이다. 덮고 보자는 게 아니라 갖은 반론으로 논란을 키워 오래 끌고 가자는 음모?
이처럼 한 연예인을 구출하기 위해 진영 전체가 매달리는 꼴을 나는 본 일이 없다. 단지 그가 독립군 이미지를 가져서? 조진웅이 뭐라고? 대통령 부부랑 영화를 봐서? 그렇다. 모두 이유가 되지 않는다. 특히 글깨나 읽었다는 대학교수나 시인이 말도 되지 않는 논리로 배우 하나를 감싸느라고 자기 얼굴에 먹칠을 해?
류근 시인의 ‘조진웅 변론’을 뜯어 보면 가관이다. 자신 주변엔 대부분 소년원을 다녀왔거나 갈뻔했던 사람들이 아주 흔하다는 얘기가 된다. 설령 그게 사실이라 하더라도 모든 국민에게 상정한다는 게 지식인의 태도는 아닐 것이다. 시인의 지인들로서는 아주 불쾌한 일일 것이다. 시인의 이 논리는 자신이 소년원 출신이 아닌 한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이쯤 되면 음모론을 제기하는 게 전혀 무리가 아니다. 왜냐하면 시인은 일반 국민보다 더 도덕적이진 않지만, 적어도 더 생각이 깊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저런 말 같지 않은 변론을 할 때 국민은 미심쩍은 생각을 하게 된다. 이 대목에서 음모론 정도는 헐한 대가이다.
또 음모론은 모든 국민을 잠재적인 범죄자 취급한 시인에 대한 반론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