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한국 입국카드에 ‘중국(대만)으로 표기는 비우호적’비난
한국이 대만을 방문하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등록 양식(online registration form)에 대만을 ‘중국(대만)-China(Taiwan)’으로 지정한 사실이 최근 밝혀져, 대만 당국이 한국에 ‘비우호적’(unfriendly)이라며 시정할 것을 요구했다고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가 5일 보도했다.
이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에 대한 발언을 두고, 베이징과 도쿄가 외교적 논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신문이 전했다.
대만은 "비우호적"이라는 명칭에 항의했으며, 지난 3일 대만 외교부는 “한국을 여행한 대만인들의 여러 보고를 인용, 서울이 ‘사실상 틀린 것 같다’”며 바로잡을 것을 촉구했다.
한국의 전자 입국 신고서(e-arrival card) 웹사이트에서는 드롭다운 메뉴의 “이전 출발지(previous departure place)와 다음 목적지”(next destination) 기재 칸 모두에 대만이 “중국(대만)”으로 돼 있다.
대만 외교부는 웹사이트를 통해 “대만은 실망하고 불만을 품고 있으며” 이 문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거듭 표명했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 정부에 즉각적인 시정을 촉구하는 진정을 제기했지만, 긍정적인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성명서는 “비우호적인 목록”(unfriendly listing)으로 인해 대만 여행객들에게 ‘불필요한 혼란’과 불편이 초래되었으며, 대만 내 “여론을 상하게 했다”(hurt public sentiment)고 밝혔다.
베이징은 대만을 중국의 일부로 보고 필요시 무력으로 통일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미국과 조약 동맹국인 일본을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는 대만을 독립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워싱턴은 무력으로 대만을 점령하려는 어떠한 시도에도 반대하며, 대만에 무기를 공급하는 데 여전히 전념하고 있는 등 모순된 행동들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 외교부는 5일 대만 중앙통신(Central News Agency)에 한국 정부가 여러 요소를 고려하고, 관련 당국과 협의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국 정부는 대만과 지속적이고 비공식적인 실질적 협력을 증진한다는 일관된 입장을 고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논란은 11월 7일 일본 총리 다카이치 사나에가 한 발언으로 촉발된 중·일 외교 갈등 속에서 발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의회에서 중국 인민해방군(PLA)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존립 위기 사태’로 여기고, 도쿄가 군사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이 민감한 문제에 대해 ‘한계선’(Red Line)을 넘어선 것으로 간주한다.
베이징은 일본산 해산물 수입 중단, 여행 및 학업 경고 발령 등 일련의 보복 조치와 날카로운 비판으로 대응했으며, 유엔에서도 이 문제를 거듭 제기했다.
한편, 이재명 한국 대통령은 지난 4일 “서울이 ‘가능한 한’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중재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어느 한쪽 편을 들면 분쟁이 심화될 뿐”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종이 입국신고서를 점진적으로 대체하기 위해 지난 2월에 전자 입국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연말까지 단계적으로 종이 입국신고서를 폐지할 계획이다. 여행객은 도착 72시간 전까지 전자 입국신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중국과의 긴장으로 인해 일본의 관광 산업이 타격을 입었다. 베이징의 여행 경고로 인해 항공편이 대거 취소되고 호텔과 투어 예약도 줄었다.
공식 일본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본토는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가장 큰 원천 중 하나로, 올해 첫 9개월 동안 748만 명이 중국을 방문했다.
대체 여행지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은 러시아를 포함한 한국, 태국, 유럽에 점점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사태와 관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일 중국 시민의 상당수가 최대 30일 동안 러시아에 무비자로 체류할 수 있도록 하는 법령에 서명했다. 이는 지난 9월부터 시행된 베이징의 움직임을 반영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