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트럼프 내각 회의 하이라이트 : 낙서에 졸음, 철자 오류 등

2025-12-03     김상욱 대기자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2025년도 마지막 각료회의의 분위기를 AP통신이 생생하게 전했다.

2일 백악관 내각 회의가 두 시간을 훌쩍 넘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눈을 깜빡이다가 감았다. 예산 담당관은 솜털 구름을 그리느라 바빴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운 좋게도 회의 초반에 발언할 수 있었지만, 그의 명찰에 적힌 직함의 철자가 틀렸다고 AP통신이 3일 비중 있게 보도했다.

AP는 평소 각료회의에서는 ’졸리고 때로는 엉성하기까지 했던 이 모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갖 뉴스를 쏟아내며 막을 내렸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말리아인들이 미국에 들어오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선언했고, 헤그세스는 9월 카리브해에서 마약 운반선으로 추정되는 선박에 대한 후속 공습을 옹호하며 전운(戰雲 : fog of war)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6년까지 그의 내각이 모이는 마지막 회의라며 회의를 시작했다. 백악관에 복귀한 이후 최고 고문들과의 마라톤 회의에서 칭찬을 쏟아내는 것은 트럼프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지만, 이번 회의에서는 때때로 휴가가 필요한 것처럼 느껴졌다고 AP는 트럼프의 건강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몇 달 동안 발표했던 주요 정책들을 재탕하는 장황한 개회사를 했다. 또한 2020년 대선 승리에 대한 거짓말로 돌아가며 오래된 불만을 반복했다.

대통령은 각 내각 구성원에게 발언 기회를 주며 "빨리 시작하겠다."라고 선언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내각 구성원들은 긴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

헤그세스 전쟁부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가 자신의 기관명을 전쟁부로 변경한 것을 먼저 칭찬했다. 의회의 승인 없이는 공식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헤그세스 앞에 걸린 명패에는 그를 ’전쟁부 장관‘(ssecretary of war)이라고 적혀 있었는데, 거기에 "S"를 두 개 적어 온라인에서 엄청난 조롱을 받았다.

그 후, 각 관계자가 돌아가며 발언하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을 비추는 TV 카메라는 그가 정신을 차리려고 애쓰는 모습을 비추었다. 대통령은 의자에 기대앉아 가끔 눈을 내리깔고, 가끔은 눈을 완전히 감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졸린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은 최근 뉴욕타임스(NYT)가 79세의 나이에 자신의 일정과 체력을 조사한 기사를 비판한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회동 초반에도 NYT 기사를 다시 한번 비난했고, 심지어 3인칭 시점으로 화제를 바꿔 “트럼프는 영리하다”(Trump is sharp)고 모든 관계자를 안심시키려 애썼다.

예산 책임자인 러셀 보우트(Russell Vought)는 백악관 편지지(White House letterhead)에 목가적인 풍경을 스케치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또 다른 징후가 나타났다.

보우트는 소나무로 둘러싸인 산과 그 위에 우호적인 구름이 드리워진 풍경을 그렸는데, 이는 공영 방송의 거장 밥 로스(Bob Ross)가 그의 고요한 풍경화에 즐겨 사용했던 풍경화이다. 그는 또 산 아래에 화살표를 그렸는데, 화살표가 가리키는 곳이 어디인지는 명확하지 않았다고 AP통신은 각료회의의 각자도생(?) 분위기를 상세하게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긴축을 유지하라는 경고를 무시한 것처럼, 일부 내각 구성원들도 경제성 문제에 대한 발표에서 대통령의 의견에 반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회사에서 민주당이 제기한 물가 상승 우려를 ’사기극‘(con job)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그의 행정부 주요 인사들은 전국적인 물가 인하를 위해 실제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자세히 설명했다. 트럼프는 현장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시장과는 동떨어진 말을 한다.

농무부 장관 브룩 롤린스(Brooke Rollins)는 농부들이 겪는 경제적 압박에 대해 언급했고, 재무부 장관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는 저렴한 주택 가격을 "위기"라고 불렀으며, 주택 및 도시 개발부 장관 스콧 터너(Scott Turner)는 수십만 명의 미국인이 처음 주택을 구매하게 된 것은 행정부가 저렴한 주택 가격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마지막 발언자는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 국무장관이었는데, 그는 몇 분간 발언한 후 이렇게 인정했다. “내가 꼴찌라는 걸 알고 있어서 빨리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다룰 내용이 많다.”

2일 각료회의는 모두 합쳐 두 시간 넘게 진행됐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각료 회의 기록인 8월 마라톤 회의 기록인 무려 3시간 17분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조차도 최근 회담이 길어지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우리는 여기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 것으로 회의를 마무리했지만, 농담조로 “다음에 다른 질문을 하시겠습니까?”라고 질문한 후에야 회의를 마무리했다. 그는 또 각료 회의 소리를 녹음하기 위해 붐 마이크를 든 기자를 가리키며 장난스럽게 “당신은 얼마나 강하신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두 시간이나 그걸 참아왔군. 대통령이 말을 이어가며 내각 구성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럴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이다. 정말 자랑스럽다.”고 각료들은 대통령을 추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