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이 시력을 위협한다… 놓치기 쉬운 눈 합병증 신호들

망막병증부터 백내장까지, 혈당이 만든 눈 속 변화

2025-10-24     조상민 기자

국내 성인 7명 중 1명이 당뇨병을 앓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의 'Diabetes Fact Sheet in Korea 2024'에 따르면, 만 30세 이상 성인의 당뇨병 유병률은 약 14.8 %, 65세 이상에서는 약 28 %로 보고됐다. 이는 세 명 중 한 명에 가까운 수치다. 그러나 여전히 눈 건강 관리에 대한 인식은 낮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내 연구 결과에 따르면, 40세 이상 당뇨병 환자 중 최근 1년 내 안저검사를 받은 비율은 30 % 미만에 불과하다. 당뇨병이 미세혈관에 손상을 일으켜 시력을 위협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수치다.

미국 건강정보 매체 웹엠디(WebMD)에 실린 아이린 레이먼드 러시(Ilene Raymond Rush)의 칼럼(2022)은 이런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1984년 제2형 당뇨병 진단을 받은 그는 수십 년간 혈당을 철저히 관리해 왔지만, 어느 날부터 신호등 주변에 후광이 생기고 밤 운전이 힘들어졌다. 진단 결과는 백내장이었고, 이후 높은 안압으로 녹내장 초기 진단까지 받았다. 혈당이 안정적이더라도 당뇨병으로 인한 미세혈관 변화는 눈 속에서 서서히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러시는 “혈당 수치가 완벽하다고 해서 합병증이 완전히 비켜가는 것은 아니다”라며 “조기 검진이야말로 시력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당뇨병은 눈의 미세혈관을 손상시켜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당뇨병성 망막병증으로, 망막의 혈관이 약해져 출혈이나 부종이 생기며 시야가 흐려지거나 ‘떠다니는 점’이 보일 수 있다. 또한 황반부가 붓는 황반부종, 안압 상승으로 시신경이 손상되는 녹내장, 고혈당으로 수정체 단백질이 변성돼 생기는 백내장 등도 당뇨병 환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눈 질환이다.

국내 전문가들은 정기적인 안과검진을 강조한다. 대한당뇨병학회는 2형 당뇨병 환자는 진단 즉시, 1형 환자는 진단 5년 이내 첫 안과검사를 받고 이후에는 연 1회 이상 검진을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혈당뿐 아니라 혈압과 콜레스테롤을 함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며, 흡연은 혈류를 악화시키고 자외선은 백내장 진행을 빠르게 하므로 반드시 피해야 한다. 시야가 흐려지거나 빛 주변에 후광이 생기는 등 작은 변화라도 느껴진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러시는 백내장 수술로 시력을 회복했지만 “눈의 변화는 결코 사소하지 않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다고 말한다. 국내에서도 매년 수만 명의 당뇨병 환자가 시력 저하나 실명 위험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당뇨병 환자에게 시력은 ‘지켜야 할 생명선’이다. 혈당을 조절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눈을 정기적으로 검진받는 습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