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커크의 죽음과 한국의 'MAGA' 보수파의 관계 : WP

- 빌드업 코리아의 설립과 한국 젊은층의 활동 - 미국의 ‘터닝포인트 유에스에이’를 벤치마킹한 ‘빌드업 코리아’ - 아메리카 페스타와 코리아 페스타는 쌍둥이

2025-10-04     김상욱 대기자

“한국에서 미국의 보수파 상징 젊은 찰리 커크를 기리는 행사는 한국 기독교 보수파와 미국 복음주의자들 사이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최근의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WP)는 3일 이같이 보수파의 한미 관계를 전하면서 “사망 4일 전, 보수 활동가 찰리 커크는 서울을 방문해 한국인들에게 ‘폭정에 맞서라’”고 촉구했다면서 “흥분한 군중은 마치 콘서트에 온 것처럼 스마트폰 플래시를 흔들며 (한국 보수팡 시위 참여자들이) “USA! USA!”를 외쳤다고 보도했다.

31세의 찰리 커크가 한국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은 9월 10일에 미국에서 살해된 사건은 그의 유산을 계승하겠다고 맹세하는 열렬한 종교적 극우주의자들의 모임을 일으켜 세웠다. 그들은 추모식을 열고 서울 곳곳에서 거리 시위를 벌이며 “우리는 찰리 커크다”라고 외쳤다.

* 한국의 복음주의 기독교 보수주의자 국제 네트워크

커크에 대한 그들의 지지는 한국 내 복음주의 기독교 보수주의자들의 광활하고 국제적인 네트워크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동안 동정적인 인물들 간의 더욱 깊어지는 유대감을 보여주는 최근의 사례라고 신문은 전했다. 평론가들은 이 네트워크를 모순적으로 “한국 MAGA”라고 부르는데, 이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의 약자이다.

그들은 중국 공산당(CCP)에 대한 반대, 기독교인에 대한 자유주의적 탄압, 그리고 난잡한 자유주의에 대한 반대 등의 견해로 연합되어 있다. 예를 들어, 한국 여성들이 아이를 갖거나 성관계를 갖는 것을 거부하는 극단적인 운동이 있다고 WP는 전했다.

인천에 있는 정치 참여형 복음주의 교회인 오버플로잉 교회(Overflowing Church)의 담임목사는 “커크의 죽음은 한국 보수층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이 사건은 보수 운동이 (한국) 국내에서 결집할 뿐만 아니라 미국과도 연합하여, 진정으로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과 미국 보수층 간의 유대는 1950년에서 1953년 한국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개신교도들은 북한의 공산주의 박해를 피해 피난을 떠났고, 미국 선교사들은 남한을 지원했다. 1960년대와 1970년대에는 한국인들이 국가조찬기도회(National Prayer Breakfast)와 같은 미국의 보수적인 전통을 수입했다. 한국인 전도사가 창설한 통일교(Unification Church)는 워터게이트 사건 당시 닉슨 행정부를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이제 한국의 복음주의자들의 거침없는 그룹은 트럼프가 취임하기 한 달 전인 2024년 12월3일 계엄령을 선포한 뒤 탄핵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으며, 윤 전 대통령은 현재 형사 재판을 앞두고 있다.

그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재명 신임 대통령이 이끄는 진보 성향 기득권층의 정치적 공격의 희생자라고 주장하며, 트럼프 지지자들의 “도둑질을 멈춰라”(Stop the Steal)라는 슬로건까지 차용했다. (stop the steal은 이재명이 부정선거를 통해 대통령이 됐다는 뜻임). 그들은 윤 전 대통령과의 연루로 저명한 보수 성향 목사들을 표적으로 삼은 최근의 단속과 체포 사건을 종교 탄압의 추가 증거로 삼았다.

영향력 있는 미국의 일부 공화당원들도 이러한 우려에 동의했다. 여기에는 찰리 커크( Charlie Kirk), 대통령의 아들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Donald Trump Jr.), 오랜 정치 고문인 스티븐 K. 배넌(Stephen K. Bannon), 대통령의 영적 고문인 폴라 화이트-케인(Paula White-Cain), 활동가 로라 루머(Laura Loomer), 보수 논평가인 (중국계) 고든 창(Gordon Chang)과 (한국계) 모스탄(Morse Tan)이 포함된다.

전 하원 의장이자 이 정부를 비판해 온 뉴트 깅리치(Newt Gingrich)는 이메일에서 “(한국의) 새 정부의 종교 자유에 대한 잔혹한 공격은 트럼프 행정부와 그 동맹 세력 전체에 충격을 주었다”면서, “공격을 받는 교회들의 범위는 보수 운동 전반에 경종을 울렸다.”고 말했다.

고든 창은 교회 수사에 대한 우려가 워싱턴에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교회는 “미국에서 화약고(a lightning rod)와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며, “교회를 겨냥한 감정적인 제3의 레일(즉, third rail : 금기시 되는 것)”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 이재명 대통령과의 회담 전 소셜 미디어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숙청이나 혁명처럼 보인다”(WHAT IS GOING ON IN SOUTH KOREA? Seems like a Purge or Revolution.)는 글을 올리며, 그들의 불만을 증폭시켰다.

한국의 대통령실은 이 조사가 독립적인 검찰이 처리하는 공정한 사법 절차의 일환이며, 이 정부가 시작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성명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기독교 신자이기도 하다”면서, “대통령이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와 표현의 자유를 깊이 존중한다”고 밝히고, “이러한 사법 절차를 종교적 박해나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으로 규정하는 것은 부정확하고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 아메리카 페스타 닮은 코리아 페스타

커크가 아시아를 처음 방문한 것은 바로 이런 불안한 분위기 속에서였다. 9월 5일과 6일, 커크는 대학 캠퍼스에서 젊은 보수주의자들을 결집하는 “터닝포인트 유에스에이”(Turning Point USA)를 모델로 한 그룹인 이른바 “빌드업 코리아”(Build Up Korea)의 연례 컨퍼런스에 참석했다.

그는 마치 록스타라도 된 듯 화려한 불꽃놀이와 번쩍이는 불빛으로 환영받았다. 마치 터닝포인트 USA의 “아메리카 페스트”(America Fest) 컨퍼런스를 그대로 옮겨온 듯했다. 무대 위에서 커크는 한국의 젊은 보수층에게 공산주의와 종교의 자유에 대한 공격에 맞서 일어설 것을 촉구하며, 한국의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자녀를 낳을 것을 촉구했다.

커크는 미국으로 돌아온 후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정말 신났어요.”(I was thrilled)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코리아 페스티벌이라고 부르고 싶었지만, 사실상 아메리카 페스티벌이나 다름없었다. 그 사람들은 미국을 정말 좋아하거든”이라고 말했다.

* 보수 활동가 한국 젊은 여성과 ‘빌드업 코리아’

이 행사는 30대 보수 활동가인 민아 김(Mina Kim)의 아이디어로 시작되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그녀의 유튜브 채널은 트럼프 지지 메시지로 한국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녀는 2022년 아메리카 페스트에 처음 참석했고, 이를 계기로 최근 몇 년간 정치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복음주의 단체들 가운데 하나인 ‘빌드업 코리아’를 설립하게 되었다. 빌드업 코리아는 20~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최근 몇 년간 생겨난 여러 단체 중 하나이다.

민아 김은 유튜브를 통해 찰리 커크를 만났는데, 커크 목사는 캘리포니아에 있는 맥코이(Rob McCoy) 목사의 교회에서 만났다고 밝혔다. 맥코이 목사는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전 보좌관 스티븐 K. 배넌의 딸인 모린 배넌(Maureen Bannon)과 함께 빌드업 코리아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녀는 기독교적 가치를 지향하는 기저귀 브랜드 에브리라이프(EveryLife)의 한국 지사 사장이기도 한다. 에브리라이프는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이사회에 있는 전자상거래 회사 퍼블릭스퀘어(PublicSquare)의 자회사이다. 올해 초 출범한 한국 지사는 국내 교회 및 기업들과 협력하여 한국인들의 출산 장려를 약속했다.

WP는 민아 김과 트럼프 주니어 모두 인터뷰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민아 김은 2023년에 빌드업 코리아를 설립했고, 작년에는 트럼프 주니어를 컨퍼런스 헤드라이너(conference headliner)로 확정했다. 올해 그녀는 커크를 서울로 데려왔고, 커크는 며칠 후 유타에서 총격을 당했을 때 다시 한번 감동적인 연설을 했다.

민아 김은 사망 후 유튜브에 “그는 한국을 품에 안고 하늘나라로 갔다”면서 “나는 그가 그곳에서 우리를 대신하여 하나님께 기도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커크 씨의 연설에 참석했던 부산 출신의 23세 대학생 김 씨는 이 미국인 활동가가 한국의 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커크 씨의 서거 이후, 그는 누가 그 공백을 메울지, 그리고 그것이 그의 나라에 어떤 의미를 가질지 궁금해했다.

그는 “커크의 한국 관련 메시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당히 명확하게 전달됐다고 생각한다”며, “직접적인 전달자가 없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계속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커크가 죽은 후, 빌드업 코리아와 비슷한 또 다른 단체인 ‘트루스 포럼’(Truth Forum)이 한국 전역의 20여 개 대학 캠퍼스에 커크의 포스터를 붙이고 그의 삶을 기리는 추모식을 열었다.

이 단체의 리더인 데이비드 은구 김(David Eunkoo Kim)은 “한국 보수 운동이 찰리 커크를 애도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필요한 일이다. 커크의 활동 또한 미국에서 유대-기독교적 세계관을 회복하는 데 기반을 두었기 때문”이라며, “그의 운동은 우리와 매우 유사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첫 임기 때보다 지금 그 움직임이 훨씬 더 거세졌다고 말한다. 당시 한국의 보수층은 정치적으로 훨씬 약했다. 미 터프츠대학교 플레처 스쿨의 한국학 학과장인 아람 허(Aram Hur)는 “양국의 보수층이 좌파에 맞서 도덕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종교를 점점 더 많이 활용하고 있다”며, “현재 한국 보수층의 정치적 이익은 미국 내 보수적 기독교 운동과 연계하여 그 틀에 맞춰 행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에 있는 싱크탱크 인사이트케이(Insight K)를 운영하는 정치 분석가 배종찬은 이는 “이미 관세 협상에서 미국과 역풍에 직면해 있는 이재명 정부에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한국 내 보수 세력이 트럼프 대통령과 이 정부 사이를 갈라놓을 수 있다. 이 정부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이 문제에 너무 깊이 빠지면 한미 관계가 악화될 수 있고, 이재명 정부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유튜브에서 우익 성향의 한국 논객들이 부상한 것이 주요한 역할을 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인플루언서들이 보수적인 한인들을 대표하는 한인 교회 및 정치 단체와도 관계를 맺으며 미국 내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고 말한다.

우익 단체들을 면밀히 추적하는 서강대학교 종교학과 서명삼(Suh Myung-sahm) 교수는 “이전에는 주요 (보수) 목소리는 인적·재정적 자원을 동원할 수 있는 목사와 보수 단체들이었다”면서 “이제는 유튜브 구독자들이 새로운 형태의 '인적 자본'으로 작용하면서 새로운 역학관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이어 “유튜브 덕분에 젊은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영향력을 얻고 이 운동의 핵심 인물이 될 수 있게 되었는데, 이는 연령에 따른 사회적 위계를 중시하는 사회에서는 흔치 않은 현상”이라고 말했다. 빌드업 코리아의 김 대표도 그러한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많은 한국 청년들이 찰리 커크의 메시지에 매료되어 보수주의가 확산되던 시기와 일치한다. 최근 몇 년 동안 성평등을 둘러싼 문화 전쟁이 이러한 변화를 가속화했다.

한국은 오랫동안 여성 인권에 대한 열악한 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선진국 중 가장 높은 성별 임금 격차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같은 연령대 여성보다 실업률이 높은 많은 젊은 남성들에게 페미니즘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이 신문의 진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