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떠난 해변, 지킴이의 눈은 여전히 바다를 향한다”

동해 한섬해변 지키는 여성 연안안전지킴이 두 세대… 사고 68% 감소 성과

2025-10-02     김종선 기자

여름철 피서객이 사라진 해변에도 안전을 지키는 발걸음은 멈추지 않는다.

동해 한섬해변에서는 해수욕장 폐장이 끝난 지금도 두 명의 여성 연안안전지킴이가 바다를 살피고 있다. 1964년생 함미영 씨와 1995년생 최예봄 씨는 대부분 중장년 남성으로 이뤄진 지킴이 가운데 드문 여성 조합이자, 장년과 청년 세대가 함께하는 특별한 사례다.

한섬해변은 공식 해수욕장이 아니지만,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스노클링과 갯바위 명소로 알려지면서 여전히 방문객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구조대와 상시 감시 인력이 없는 만큼 안전사고 위험은 상존한다.

함 씨는 과거 파도가 거센 날 어린이가 물에 빠질 뻔한 상황을 떠올리며 “계속해서 계도하고 지켜보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씨 역시 “좋아하는 바다에서 누군가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전했다.

지킴이들의 활동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동해 지역 연안 안전사고는 2023년 44건에서 올해 14건으로 줄어 68% 감소했다. 현재 동해해경은 한섬해변을 비롯해 하평·덕산 해변과 갈남항 방파제 등 주요 위험구역에 10명의 지킴이를 배치하고 있다.

이들은 매월 17일 하루 3시간씩 근무하며 구명조끼 착용 계도, 위험행위 제지, 구조장비 점검 등 예방 중심의 활동을 펼친다. 해양경찰이 상시 관리하기 어려운 현장에서 사실상 안전망 역할을 맡고 있는 셈이다.

특히 지역 주민으로서 바다 지형에 익숙한 점도 강점이다. 최 씨는 “같은 해변이라도 얕은 구간과 갑자기 깊어지는 지점을 잘 알기 때문에 위험을 설명할 때 설득력이 있다”고 말했다.

두 지킴이는 내년에도 다시 지원할 계획이다. “우리의 말 한마디, 관찰 한 번이 사고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이들의 말처럼, 한산해진 해변에서도 지킴이들의 조용한 순찰은 누군가의 무사 귀가를 보장하는 보이지 않는 울타리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