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사태’는 70년 참아온 美 보복
한미 양국은 아주 특별한 우방(友邦)이 맞지만, 늘 두 나라 외교는 긴장 관계와 신경전의 연속이었다.
이번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조지아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공장 근로자 체포 구금은 이 나라 건국 후 70여 년간 쌓여 온 미국의 불만이 여과 없이 터져 나온 상징적 사건으로 봐야 한다. 그 폭발의 트리거는 최근 두 나라 간 일련의 갈등 속에서 일어난 한국 특검의 오산 공군기지 압수수색으로 지목된다.
70여 년간 쌓여 온 두 나라의 특별한 애증과 갈등은 대체로 북한과 중국, 러시아 등 미국과 적대관계를 맺어 온 공산권 또는 독재 체제들과의 삼각관계로부터 일어났다. 북방의 영향이 한반도에 끊이지 않고 미치는 가운데 이를 컨트롤하기 위한 미국의 노력이 계속돼 왔다.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1976년), 한미 FTA 체결과 미국산 쇠고기 파동(2007년), 사드 사태(2016년) 등 일련의 사건들이 이 삼각관계 틀 안에서 이어졌다. 한국으로서는 이 삼각구도를 벗어나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점을 알 수 있고, 미국 역시 제한적으로 이를 인정해 왔다.
그러나 최근 한국에 대한 미국의 인식이 달라졌다. 그것은 비단 미국 내 중국발 부정선거와 펜타닐 등 여파만이 아니었다. 한국 안에서도 과거 좌파 정부와 비교하기 어려운 이재명 정부의 사회주의화 정책이 빛의 속도로 전개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인식으로서는 한국이 이미 걷잡을 수 없는 친중-친북 흐름에 들어섰다고 판단했을 개연성이 아주 높다.
지난달 25일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마주한 트럼프는 이미 한국을 강하게 담금질하기로 단단히 작정한 것이 틀림없다. 여기서 담금질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여전히 트럼프로서는 한국을 완전히 배제한 채 동아시아 안보 전략을 전개하는 게 어렵다는 판단과 ‘(망가진 한국을) 고쳐 쓰자!’라는 판단이 교차하고 있었을 것으로 추측하기 때문이다.
그 신호탄이 바로 ‘조지아 사태’라고 본다. 이 사태는 매우 미묘한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일견 애꿎은 미국 내 한국 투자기업과 종업원이 타깃이 된 점이다. 이는 트럼프와 이재명 양자 사이에 이 소프트-타깃이 ‘볼모’처럼 끼어 있다. 미국이 이 계산을 안 했을 리 만무하다.
트럼프의 계산은 무엇인가? 이재명 정부가 미국에 구금된 자국 근로자를 구출하는 데 어느 정도 진심인가를 보자는 속셈이 깔려 있다고 본다. 여기엔 오산 공군기지 압수수색에서 탈취해 간 정보들에 대해 별일 아닌 것처럼 해명한 이재명에 대한 보복 심리가 다분히 묻어난다. 미국은 오산의 레이더 정보들이 중국이나 북한으로 보내질 수 있다고 의심할 게 분명하다.
이 사태까지 오면 한미 두 나라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나게 되어 있다. 거기엔 두 갈래 갈림길이 있다. 다른 선택지는 없거나 무의미하다.
동맹(同盟)이냐, 자유 민주주의에 대한 모반(謀叛)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