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아시아 탄약 거점, 필리핀 수빅만에 건설

2025-09-08     김상욱 대기자

남중국해를 접하고 있는 필리핀 서부 수빅만에서 미국에 의한 탄약의 “제조·저장”의 거점 건설계획설이 나돌고 있다.

패권적인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을 억제하고 전선을 강화하는 목적이다. 필리핀 정부는 방위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환영하지만, 중국의 반발이 예상되어, 필리핀 국내에서도 거점이 공격 대상이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8일 보도했다.

이 같은 아시아 탄약 거점 건설에 관한 이야기는 미국 의회에서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월 22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의 백악관 회담에서 탄약 제조 거점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어떤 나라도 가지고 있지 않았을 정도의 탄약이 입수할 것”이라고 말했고. 마르코스 대통령도 “필리핀의 자립을 향한 지원”이라고 환영을 나타냈다.

탄약 거점 건설계획은 지난 6월 미국 하원 세출위원회 보고서에서 언급돼 분위기가 고조됐다. 보고서는 “인도 태평양 지역에 전선 탄약 제조 시설이 없는 것을 우려된다”고 강조, 미국 국방부 등에 실현 가능성 조사를 요구했다. 탄약 거점에서는 “탄약의 공동 생산, 필요한 관련 자재의 보관” 계획이 들어 있다.

* 탄약 거점 건설은 ‘중대한 전환점’ 될 듯

필리핀 수빅만에는 한때 아시아 최대 규모의 미군기지, 수빅 해군기지가 있었던 곳이다. 그러나 냉전 종결 후인 1991년 필리핀 상원이 미군 주둔 지속을 거부, 다음해인 1992년에 미군은 철수했다. 이후 수빅만은 ‘경제특구’로 발전한 반면, 남중국해 진출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중국은 ‘힘의 공백’을 치고 들어오는 형태로 ‘남중국해’에 진출했다는 사실이다.

2022년 6월 대통령으로 취임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친중 노선’을 ‘친미 노선’으로 전환. 미군이 필리핀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거점 수를 4곳 늘려 9곳으로 하는 등 대미 관계를 강화해 왔다. 다만 미군의 주둔은 순회에 그치고 있으며, 현지 매체 ‘필리핀 스타’는 “이번 제조 거점 건설은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수빅만 탄약거점 건설과 과련, 필리핀 당국은 방위산업의 발전과 고용 증가도 기대한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방위 장비품의 국산화와 방위산업 육성을 목적으로 하는 “자립 방위체제 법안”에 서명했으며, 이번 거점 건설도 이 법의 대처의 일환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길베르토 테오도로 필리핀 국방장관도 “약 200~300명의 고도의 기술자가 고용돼, 전자 기기와 같은 고도의 공업 제품의 제조를 지원해 주는 산업인 이른바 ‘지원산업(supporting industry)도 발전하게 된다며 환영했다.

* 중국의 반발과 공격 대상화 우려

만일 수빅만 탄약 거점이 실제로 건설되었을 경우, 필리핀 국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러 환경보호단체 등은 8월 “수빅이 무기와 전쟁을 위한 폐쇄 구역이 된다”고 지적하고 있으며, 어업단체도 7월 “중국과의 충돌 시 합법적인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성명을 내놓았다.

당연히 중국 측의 반발도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필리핀에서는 지난 4월 미국-필리핀 양국 군의 합동 군사 연습에 맞춰 지난해부터 2년 연속 미군 중거리 미사일 시스템 “타이폰”(Typhon)과 무인식 지대함 미사일 시스템 ‘네메시스(NMESIS)’가 배치됐다. 사실상 상설된 상태에서 중국은 시스템의 철수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필리핀 북부 바탄섬(Batan Island)에 네메시스를 실전 배치했다. 바탄은 대만 남단에서 남쪽으로 약 200㎞ 떨어져 있으며, 네메시스가 겨냥하는 대상은 대만과 바탄섬 사이 바시해협(Bashi Channel))을 오가는 군함들로, 바시해협은 남중국해와 태평양을 연결하는 전략 요충지이자,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거나 봉쇄를 시도할 때 반드시 통제해야 하는 곳이다.

수빅만의 그란데 섬(Grande Island)에서는 올해 3월 낚시꾼을 가장해 미국-필리핀 해군정보를 수집하고 있던 중국인 6명과 필리핀인 1명이 스파이 활동 혐의로 구속됐다. 제조 거점 건설이 본격화되면 당연히 이러한 활동의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긴장이 더욱 높아질 우려가 있다.